단기·중기물 입찰 대기 속 수익률 상승
달러 반등…유로존 금리도 동반 오름세
[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미국 국채금리가 25일(현지시간) 소폭 올랐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지난주 잭슨홀 연설에서 "9월 금리 인하 가능성이 크지만 확정된 것은 아니다"라고 밝히면서 시장은 여전히 인하 기대를 크게 반영하고 있다.
그러나 향후 발표될 경제지표 결과에 따라 인하 시점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경계감도 함께 높아졌다. 이번 주 단기·중기물 국채 발행을 앞두고 투자자들이 포지션을 조정한 것도 금리 상승 배경으로 꼽힌다.
뉴욕 채권시장에서 2년 만기 국채금리는 이날 3bp(1bp=0.01%포인트) 오른 3.73%를 기록했다. 벤치마크 10년물 금리도 1.0bp 오른 4.27%에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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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국채 10년물 금리 차트, 자료=야후 파이낸스, 2025.08.26 koinwon@newspim.com |
◆ 단기·중기물 입찰 대기 속 수익률 상승
TD증권의 얀 네브루지 미국 금리 전략가는 "9월 금리 인하가 기본 시나리오로 보이지만, 앞으로 발표될 지표가 예상보다 강하게 나오면 인하 시점이 다소 늦춰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9월 16~17일 열릴 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전에 나올 8월 주요 경제지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오는 29일에는 연준이 선호하는 물가 지표인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가 발표되고, 다음 주에는 비농업 부문 신규 고용 보고서가 예정돼 있다. 두 지표 모두 연준의 정책 결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핵심 변수로 꼽힌다.
또한 이번 주 재무부가 예정한 대규모 국채 발행도 금리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재무부는 2년물 690억 달러, 5년물 700억 달러, 7년물 440억 달러 규모를 순차적으로 발행한다. 공급 확대는 채권 가격을 낮추고 금리를 끌어올릴 수 있는 요인으로, 투자자들의 포지션 조정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페드워치 도구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 트레이더들은 9월 인하 가능성을 84%로 반영하고 있다.
◆ 미 달러화, 급락 후 반등…유로존 금리도 동반 상승
외환시장에서 미 달러화는 반등세를 보였다. 지난주 파월 의장의 발언 이후 9월 금리 인하 기대가 커지며 크게 떨어졌던 데서 반등한 것이다.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의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화지수는 전장 대비 0.49% 오른 98.32를 기록하며 7월 말 이후 가장 큰 일간 상승폭을 보였다. 유로/달러는 0.69% 내린 1.1634달러에 거래됐다. 유로화는 지난 22일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에 따른 달러화 약세 속에 1.1742달러까지 오르며 4주 만에 고점을 기록한 바 있다.
스톤엑스의 매트 웰러 글로벌 시장 조사 책임자는 "외환시장은 9월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여전히 높게 보지만, 이번주 PCE, 내주 비농업 고용 보고서, 8월 CPI가 모두 물가 압력과 고용 둔화를 동시에 시사한다면 연준이 동결을 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외환 트레이더들은 9월 금리 인하가 확정적이지 않다는 점을 깨닫고 있으며, 인하가 보류될 가능성에 대비해 포지션을 헤지하고 있다. 이로 인해 달러가 소폭이나마 광범위하게 반등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바클레이스, BNP파리바, 도이체방크 등 주요 투자은행들은 일제히 9월 25bp 금리 인하를 예상하고 있다. 다만 시장의 금리 인하 기대 확률은 전일 84.7%에서 84.3%로 소폭 낮아졌다.
유럽 시장에서도 독일 국채 금리가 상승했다. 독일 10년물 금리는 3.9bp 오른 2.758%를 기록하며 5개월 만의 고점(2.787%)에 근접했다. 이는 미국 연준 정책 경로가 유럽 채권시장에도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연준의 정책 경로 외에도, 투자자들은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파월과 연준 인사들을 공격하면서 불거진 연준 독립성 훼손 우려에도 주목하고 있다. 케빈 해셋 미국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CNBC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파월 교체 결정에는 수개월이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의 애널리스트들은 메모에서 "연준 개편 시도가 장기물에 잠재적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koinwo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