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에 대한 충성심으로 뭉쳐…관세 등 이견
외연확장 속 이념·인종적 다양성 커져 갈등 심화
[워싱턴=뉴스핌] 박정우 특파원 = 한미정상회담 직전 한국의 정치상황을 언급하며 '숙청, 혁명' 등 양국의 일부 극우인사들이 주로 써온 용어를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올렸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개 파벌에 둘러싸여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워싱턴 포스트(WP)는 정상회담 다음날인 26일(현지시간) '트럼프 월드'를 지탱하고 있는 여섯 파벌이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충성심으로 똘똘 뭉쳤지만 이민, 관세, 낙태 등 주요 사안에서 이견을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대선에서 전통적인 민주당 지지자를 흡수해 공화당의 외연을 확장한 트럼프 대통령이 동시에 이념적, 인종적 다양성을 끌어올려 내부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 월드'의 제1파벌은 핵심 지지층으로 꼽히는 마가(Make America Great Again,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포퓰리스트로 스티븐 배넌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 JD 밴스 부통령 등이 대표적 인물이다. 반이민, 고립주의 성향을 띄고 미국의 제조업 일자리 재창출을 신봉하며 트럼프의 관세정책을 옹호하는 노동자 계층이 다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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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8월 15일 미국 알래스카주 앵커리지에서 한 시위자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는 집회에서 "이곳은 극단적인 MAGA 국가다"라고 쓰인 깃발을 들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두번째 파벌은 전통적 공화당원으로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 존 튠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 글렌 영킨 버지니아 주지사가 대표 인사로 자유시장과 자유무역, 낮은 세금, 그리고 작은 정부를 지지한다. 이들은 정부지출 축소를 선호하지만 군사부문은 예외로 여겨 미국의 해외 군사개입에 더 우호적이고 마가 포퓰리스트 파벌 만큼 강경한 반이민 성향은 띄지 않는 특징을 보인다.
세번째 파벌은 작은 정부를 지향하는 보수주의자와 재정매파로 론 드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와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 랜드 폴 상원의원 등이 속한다. 이들은 재정적자 확대를 이유로 트럼프 대통령이 주도한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에 반대했다. 폴 의원이 미국의 대외 군사개입에 반대하는 반면 크루즈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 공습을 지지하는 등 특정 현안을 놓고 의견이 갈리고 있다.
네번째 파벌은 종교적 우파로 보수성향 법률단체인 '수전 앤서니 리스트'의 마조리 대넌펠서 회장과 제임스 랭크포드 상원의원,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 등이 대표적 인물이다. 이들은 2022년 '로 대 웨이드(Roe vs Wade)' 판결을 뒤집어 낙태권을 폐지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다섯번째 파벌은 기술(Tech) 우파로 최근 트럼프 대통령과 사이가 틀어진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핵심 인물이었고 벤처투자회사인 안드레센 호로위츠 공동 설립자 마크 안드레센, 데이비드 색스 백악관 인공지능·가상회폐 차르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인공지능, 암호화폐 관련 정책 결정에 영향력을 행사하려 하고 숙련된 이민자 유입에 찬성하는 입장이어서 마가 지지자들과 자주 충돌한다.
마지막으로 여섯번째 파벌은 전향한 민주당원들로 툴시 가바드 국가정보국장과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보건복지부 장관이 포함된다.
WP는 이처럼 다양한 색깔의 파벌들이 이민정책과 예산삭감, 우크라이나 원조 등 여러 사안에서 반복적인 갈등을 빚고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개인적 영향력과 공화당원 사이에서 높은 인기로 파벌 간 연합을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dczoom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