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령 측 "20~30년 함께한 군인들 거짓말 드러나 참혹"
특검, 소환조사에 앞서 인권위 관계자들 참고인으로 조사
[서울=뉴스핌] 김영은 기자 = 박정훈 해병대수사단장(대령)이 4일 오전 10시 이명현 특별검사팀(특검팀)의 소환조사에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했다.
박 대령은 이날 오전 9시 57분께 변호인과 함께 서울 서초구 서초한샘빌딩에 있는 특검팀 사무실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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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훈 해병대수사단장(대령)이 4일 이명현 특별검사팀의 소환조사에 여섯 번째 출석했다. 사진은 박 대령이 지난달 서울 서초구 한샘빌딩에 마련된 순직해병 특검 사무실에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는 모습. [사진=최지환 기자] |
박 대령의 변호인은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의 박 대령 긴급구제 등 기각에 대한 입장 있는지'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개인적인 의견으로 말씀드리면 인권위가 인권위로서 기능을 하지 않았던 부분에 대해서는 시스템적으로나 인적으로 한 번씩 되돌아봐야 되는 시점"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특검을 통해 (기각 과정 등에) 부당한 개입이나 부당한 결정이 이뤄졌는지, 잘못된 절차가 있었는지 확인을 해봐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변호인은 조사 상황에 대한 박 대령의 심경과 각오를 밝히기도 했다.
변호인은 "현재 타임라인을 맞춰가면서 여러 증거 등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라며 "그래서 박 대령이랑 어떻게 보면 20~30년 같이 동거동락했던 사람들의 거짓말이 하나씩 밝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개인적 생각으로 (박 대령은) 그 부분이 서글프면서 참혹한 감정을 느끼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하지만 이는 사적인 감정이고, 공인 및 군인의 입장으로서 거짓에 진실이 가려지지 않도록 군인으로서 조사에 최대한 성실하게 응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군 관계자를 상대로 "거짓으로 감추려고 했던 분들의 행동, 언행이 밝혀질 것이라 믿고, 지금이라도 그동안 군인으로 공로한 바를 생각해 진실을 밝히는 데 협조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특검팀의 박 대령 조사는 이번이 여섯 번째다. 박 대령은 해병대 수사단장으로 2023년 7월 채 상병 순직사건의 초동 수사를 이끌었던 당사자로, 대통령실 및 국방부의 수사외압 정황을 폭로한 바 있다.
60일간의 1차 수사 기간을 마친 채해병 특검팀은 이른바 'VIP 격노설'의 실체를 상당 부분 규명한 가운데, 이번 주 인권위의 박 대령 긴급구제 기각 관련 경위를 집중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2023년 8월 군인권센터는 박 대령 인권침해와 관련해 인권위에 진정·긴급구제 조치 신청을 냈지만, 인권위 군인권소위는 해당 신청을 기각했다.
당시 인권위 군인권소위 위원장을 맡은 김용원 인권위 상임위원 겸 군인권보호관은 현재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 피의자로 입건된 상태다.
특검팀은 박 대령에 앞서 박광우 전 인권위 군인권조사국장 직무대리, 박진 전 인권위 사무총장 등 사건 관계자를 참고인으로 소환해 조사한 만큼, 조사 결과를 기반으로 인권위 군인권소위의 기각 결정 과정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방침이다.
yek105@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