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시모바에 2-0... 메이저 4회 우승 모두 하드코트에서 일궈
[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아리나 사발렌카(1위·벨라루스)가 US오픈 정상에 오르며 '하드코트 여제'의 면모를 과시했다.
사발렌카는 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빌리 진 킹 국립테니스센터 아서 애시 스타디움에서 열린 US오픈 여자단식 결승에서 아만다 아니시모바(9위·미국)를 2-0(6-3 7-6<7-3>)으로 꺾고 타이틀을 방어했다. 지난해에 이어 대회 2연패, 개인 통산 네 번째 메이저 우승이다. 현역 선수 중 메이저 단식 우승 횟수는 비너스 윌리엄스(7회·미국), 이가 시비옹테크(6회·폴란드)에 이어 오사카 나오미(4회·일본)와 함께 공동 3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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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로이터=뉴스핌] 박상욱 기자= 사발렌카가 6일(현지시간) 열린 US오픈 테니스 여자 단식 우승 트로피를 안고 환하게 웃고 있다. 2025.9.6 psoq1337@newspim.com |
US오픈 여자단식에서 2년 연속 우승자가 나온 것은 2014년 세리나 윌리엄스(미국·은퇴) 이후 11년 만이다. 사발렌카는 2023·2024년 호주오픈, 2024·2025년 US오픈을 제패하며 4번의 메이저 우승을 모두 하드코트에서 기록했다. 1988년 호주오픈이 하드코트 대회로 바뀐 이후 3년 연속 호주오픈·US오픈 결승에 진출한 선수는 슈테피 그라프(독일), 마르티나 힝기스(스위스)에 이어 사발렌카가 세 번째다.
결승에서 아니시모바는 공격적인 플레이로 맞섰지만 범실이 발목을 잡았다. 1세트에서 위너 13개를 기록했지만 언포스드에러가 15개에 달했다. 반면 사발렌카는 3개의 위너와 4개의 범실로 실책을 최소화하며 주도권을 잡았다. 다소 다혈질인 사발렌카는 과거 힘으로 몰아부치다 자멸하던 모습은 사라지고 이날 수비와 완급 조절이 더해진 노련함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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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로이터=뉴스핌] 박상욱 기자= 사발렌카가 6일(현지시간) 열린 US오픈 테니스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힘차게 스트로크를 하고 있다. 2025.9.6 psoq1337@newspim.com |
2세트는 팽팽했다. 사발렌카가 먼저 브레이크에 성공했지만 곧바로 아니시모바가 브레이크 백으로 균형을 맞췄다. 승부는 타이브레이크로 이어졌고 벼랑에 몰린 아니시모바의 긴장했다. 스트로크가 흔들린 사이 사발렌카가 연속 미니브레이크를 따내며 순식간에 점수 차를 벌리며 승부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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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로이터=뉴스핌] 박상욱 기자= 아니시모바가 6일(현지시간) 열린 US오픈 테니스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패한 뒤 낙담하고 있다. 2025.9.6 psoq1337@newspim.com |
사발렌카는 경기 후 "지난 실패들이 오늘 우승으로 이어졌다"며 "내년에 다시 이 무대에 돌아와 미국 관중의 응원을 받고 싶다"고 말했다. 준우승에 머문 아니시모바에게 "나도 결승에서 패배를 겪었다. 언젠가 우승할 수 있을 것"이라고 위로했다.
1998년생인 사발렌카는 20대 초반만 해도 강력한 서브와 포핸드에 의존하는 전형적인 '파워 테니스'를 구사하는 선수였다. 하지만 불안정한 멘털이 약점이었다. 부친상, 전 남자친구의 극단적 선택 등 개인적인 아픔을 겪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는 안정적인 경기 운영을 보여주며 이가 시비옹테크(폴란드, 2위)와 투톱 체제를 이루고 있다.
psoq133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