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급여·근속 격차 완화, 지수 3년 연속 상승
현대차·SK이노베이션 등 첫 우수기업 선정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국내 500대 기업의 올해 다양성 지수는 57점으로 집계됐다. 3년 연속 개선세를 이어가며 여성임원 비중이 처음으로 8%를 넘어섰고, 여성 평균 급여도 남성의 70%를 돌파했다. 근속연수 격차 축소가 더해지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10일 리더스인덱스는 사단법인 위민인이노베이션(WIN)과 함께 '2025년 다양성 지수'를 발표했다. 평가는 국내 500대 기업 중 사업보고서를 제출한 376개사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남성 대비 여성의 고용, 근속, 급여, 임원, 등기임원, 고위임원 등 6개 항목을 합산했다. 올해는 여성 임원이 차지한 직무 범위를 반영한 '여성 직무 영향도'가 새로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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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리더스인덱스] |
평균 점수는 100점 만점에 57점으로, 지난해보다 1점 상승했다. 6개 항목 모두에서 개선세가 확인됐다. 그러나 일부는 남성 지표가 후퇴하며 격차가 줄어든 결과여서 질적 개선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평가다.
여성임원 비중은 처음으로 8%대를 기록했다. 지난해 여성임원은 1221명으로 전년보다 108명 늘어난 반면 남성임원은 1만3889명으로 196명 줄었다. 여성 비중은 8.8%로 집계됐다. 여전히 임원의 90% 이상이 남성이지만 7%대에 머물던 비율이 상승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
등기임원에서도 여성 비중이 확대됐다. 남성은 2344명, 여성은 344명으로 전년 대비 각각 1.5%, 16.6% 증가했다. 여성 비중은 12.8%로 1.5%포인트 상승했다. 다만 여성 사외이사 증가가 큰 영향을 줬다는 점에서 '착시효과'라는 분석도 나온다. 같은 기간 여성 사외이사는 50명 늘어난 반면 남성은 36명 증가에 그쳤다.
전무급 이상 고위임원에서도 변화가 있었다. 남성은 3510명으로 46명 늘었고 여성은 209명으로 25명 증가했다. 여성 비중은 6.0%로 0.7%포인트 올랐다. 절대 격차는 여전히 크다.
근속연수 항목은 남성 평균이 11.6년에서 11.4년으로 줄고 여성은 8.8년에서 8.9년으로 늘며 격차가 완화됐다. 여성 근속연수 비율은 77.9%로 2.1%포인트 상승했다.
급여 격차도 줄었다. 여성 평균 급여는 7880만원으로 남성(1억1110만원)의 71.0%에 도달했다. 다양성 지수 평가가 시작된 2020년 이후 처음으로 70%를 넘어섰다.
여성 고용 비중은 35.6%로 전년 대비 0.2%포인트 개선됐다. 하지만 남녀 모두 고용 규모가 줄어든 상황에서 나타난 결과여서 긍정 신호로만 해석되지는 않는다.
업종별로는 제약, 은행, 통신, 서비스, 생활용품 순으로 점수가 높았다. 반면 건설, 조선·기계·설비, 에너지, 자동차부품은 낮았다. 생활용품과 2차전지, IT전기전자 업종은 점수가 하락했지만, 식음료, 통신, 석유화학, 증권, 철강은 상승했다. 특히 석유화학과 철강 업종에서의 개선이 눈에 띈다.
올해 다양성 지수 우수기업으로는 10개사가 선정됐다. 생활용품 분야 매일유업과 영원무역, 건설 분야 삼성물산, 소재 분야 애경케미칼과 SK이노베이션, 제약 분야 유한양행, ICT·서비스 분야 크래프톤, 금융 분야 SC제일은행과 NH투자증권, 기계 분야 현대자동차가 이름을 올렸다.
영원무역과 크래프톤, SC제일은행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포함됐다. 특히 현대자동차와 SK이노베이션이 새롭게 이름을 올린 점이 주목된다. 현대자동차는 등기임원 항목에서, SK이노베이션은 근속연수와 급여 항목에서 개선세를 보였다.
올해 'WIN-어워드' 시상식은 9일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열린다. 위민인이노베이션과 리더스인덱스는 2020년부터 매년 다양성 지수를 평가해 우수기업을 선정하고 상을 수여하고 있다.
sy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