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개선방안 발표 돌연 취소…"국교위 불협화음은 사실아냐"
최교진 교육장관, 취임 첫주부터 고교학점제 해결 행보 지속
"서울대 10개 언제 만드나" 우려도…교육부 "조만간 계획 발표"
[서울=뉴스핌] 송주원 기자 = 최교진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취임 후 중등교육 현장의 가장 큰 현안인 고교학점제 혼란을 잠재우는 데 총력을 쏟고 있다. 그러나 개선 방안 발표를 하루 남기고 돌연 취소하는 등 불안한 일주일을 보냈다. 교육부는 학생들이 과목을 최종 선택해야 하는 11월 전까지 최대한 서둘러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22일 교육계에 따르면 최 장관은 지난 15일 취임 후 첫 현장방문으로 충남 금산군 금산여고를 찾았다. 그는 금산여고 수업을 참관한 뒤 교사와 학생, 충남교육청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고교학점제 안착 및 현장 어려움 해소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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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 참석한 최교진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사진=윤창빈 기자] |
16일에는 장관 취임 후 시도교육감들과 첫 대면하는 자리를 가졌는데, 이날 간담회에서도 고교학점제와 관련한 시도교육청의 의견을 청취했다.
오는 24일에는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교사노동조합연맹(교사노조) 등 3대 교원단체와 고교학점제 개선 방안을 주제로 간담회를 진행한다.
올해 고등학교 1학년부터 전면 시행 중인 고교학점제는 학생들이 자신의 진로와 적성에 따라 과목을 선택하고 이수 기준에 도달한 과목에 대해 학점을 취득·누적해 졸업하는 제도다.
첫 중등교사 출신 교육부 장관이라는 수식어에 걸맞게 학교현장과 시도교육청의 애로사항을 직접 들으며 고교학점제의 필요성을 역설하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최 장관은 지난 2일 인사청문회에서 고교학점제에 대해 "문재인 정부 시절부터 현장 의견을 최대한 수렴하면서 준비한 제도였기 때문에 취소할 일은 절대 아니다"라고 선을 그은 바 있다.
적극적인 행보와 달리 대책을 내놓기에는 녹록지 않은 분위기다. 최 장관은 애초 지난 1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고교학점제 개선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전날(18일) 오전 돌연 취소했다.
이를 두고 교육계 일각에서는 교육부 내부 의견 조율 실패 내지 국가교육위원회(국교위) 제동이 있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 장관의 방안에는 최소성취수준보장제도(최성보) 개편과 연계된 교사 업무 경감안이 담겼을 것으로 전망됐는데, 이를 추진하려면 국교위 소관인 '초·중등학교 교육과정 총론'까지 손봐야 한다.
국교위와의 갈등설까지 제기되자 교육부는 출입기자단 공지를 통해 "국교위와 교육부 간 불협화음이 있다는 보도는 사실과 다르다"라고 해명했다. 지난 19일 취임 후 첫 공개회의를 연 차정인 국교위원장 역시 "교육부에서 협의할 사항이 있다고 해 발표를 늦춘 것으로 알고 있다. 국교위도 (교육부에) 호응하고 협의하고 있는 중"이라며 일축했다.
그러나 출입기자단 공지일(15일) 기준 적어도 사흘 전에 잡아둔 장관의 첫 브리핑 일정을 하루 앞두고 취소했다는 점에서 잡음을 피하지 못하는 모양새다. 시간도 촉박하다. 올해 고등학교 1학년들이 11월 최종적으로 선택과목을 결정한 뒤 2학년에 올라가는 내년부터는 각자 고른 선택과목 수업을 본격적으로 들어야 한다.
이 같은 지적에 교육부 관계자는 "최대한 (개선 방안 발표를) 빨리 하는 걸로 계획을 하고 있다"면서도 아직 구체적인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국정과제를 고려했을 때 중등교육 현안 해결에 쏠린 최 장관의 첫행보가 아쉽다는 평가도 나온다. 고등교육 현장의 한 관계자는 "'서울대 10개 만들기'가 이번 정부 교육공약의 캐치프레이즈이자 브랜드로 사실상 굳어진 상황이라 중등교사 출신 장관에 대한 우려도 기대만큼 큰 것이 현실"이라며 "(이재명 대통령의) 임기 내 세 개만 만들어도 성공적이란 말이 나올 정도로 시간적 여유도 충분하지 않다. 청사진이라도 조속히 제시해야 한다"라고 제언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이 같은 시각에 대해 "지금 열심히 (서울대 10개 만들기 정책과 관련해) 방안을 만들고 있다"며 "조만간 발표 일정을 안내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jane9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