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스마트폰 OLED 점유율 48%…내년 韓 추월 가능성
세액공제·기술유출 대응…"지원체계 근본적 개편 시급"
[서울=뉴스핌] 김아영 기자 =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는 23일 국회의원회관에서 '디스플레이산업 위기진단 및 경쟁력 강화 전략 마련'을 주제로 '디스플레이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책토론회'를 열고 정부의 제도적 지원 강화 필요성을 제기했다.
토론회에 참여한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의원과 디스플레이 거점 지역구 의원, 산·학·연·관 관계자들은 중국의 급속한 추격으로 한국 디스플레이 산업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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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김아영 기자 = 23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디스플레이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5.09.23 aykim@newspim.com |
주제발표에 나선 박진환 옴디아 이사는 "중국 업체들의 스마트폰용 OLED 시장 점유율이 올해 48%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 추세라면 내년에는 한국 업체를 앞설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박 이사는 "불과 2017년에 처음 발을 디딘 중국 OLED 업체들이 빠르게 시장 점유율을 늘려 한국 업체와 별반 다르지 않은 수준에 도달했다"며 "기술적으로는 아직 뒤처져 있지만, 중국 스마트폰 브랜드들의 내수 시장 규모를 바탕으로 빠른 성장이 가능했다"고 분석했다.
특히 차세대 모바일 PC용 OLED 시장에서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박 이사는 "삼성디스플레이가 8.6세대 OLED 투자를 발표하자 중국의 BOE, 차이나스타 등이 뒤따라 투자에 나서고 있다"며 "BOE는 당초 2026년 하반기였던 양산 시점을 2026년 1분기로 앞당기겠다고 주장하고 있어 초반부터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삼성디스플레이·LG디스플레이 "세액공제 개선 절실"
현장에서는 정부의 제도적 지원 강화 필요성이 집중적으로 제기됐다.
박준영 삼성디스플레이 부사장은 "현재 국가전략기술 세액공제 이월기간이 10년으로 제한돼 있어 디스플레이 산업 현실과 맞지 않는다"며 "미국은 최대 20년, 독일·영국·호주는 사실상 무제한인 반면 우리는 절반 이하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박 부사장은 "OLED나 마이크로 LED 같은 차세대 라인에 투자할 경우 투자 회수까지 15년 이상 걸리기도 한다"며 "세액공제 이월기간을 최소 20년으로 연장해달라"고 요청했다.
기술 유출 방지를 위한 강력한 처벌 기준 마련도 주문했다. 박 부사장은 "최근 5년간 산업기술 유출 사례 105건 중 디스플레이 관련이 21건으로 반도체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며 "미국은 경제스파이법을 적용해 징역 30년까지 가능한 간첩죄 수준으로 처벌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한구 LG디스플레이 그룹장은 세액공제 제도의 구조적 문제를 지적했다. 그는 "현행 세액공제 제도는 그해 적자를 보면 공제를 받지 못하는 구조로, 투자가 가장 필요한 시기에 지원받지 못하는 딜레마가 있다"며 "미국처럼 직접 환급제와 제3자 양도 제도 도입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이 그룹장은 "미국은 시설·R&D 투자 시 손익 여부에 관계없이 일정 금액을 정부가 직접 환급해주는 직접 환급제와 세액공제를 다른 기업에 판매할 수 있는 제3자 양도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며 "대규모 장치산업인 디스플레이 특성상 투자 해에는 적자가 발생하기 쉬운데, 가장 자금이 필요한 시기에 지원을 받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정부 "12월 디스플레이 발전전략 발표 예정"
유재호 산업통상자원부 과장은 "중국은 패널 원가의 40% 이상을 지원하는데 비해 우리는 턱없이 부족한 지원을 하고 있다"며 "12월에 새로운 디스플레이 발전전략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정부는 디스플레이를 국가전략기술·첨단전략산업으로 지정해 세제, R&D, 인력 양성, 인프라 지원을 전방위적으로 강화할 것"이라며 "차세대 OLED 기술 지원, 무·모빌리티·의료 분야 확대 등 신규 수요 창출을 뒷받침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유 과장은 "디스플레이는 우리 경제뿐만 아니라 세계 안보에도 중요한 산업"이라며 "미국 F-22 전투기에도 우리 디스플레이가 들어가고 있어 향후 대미 협상에서 중요한 카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ay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