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러시아산 원유 수입량, 180만 배럴 넘으며 8월 수준 넘길 것 전망
[방콕=뉴스핌] 홍우리 특파원 = 미국의 관세 압박과 유럽연합(EU)의 제재에도 불구하고 인도의 이달 러시아산 원유 수입량이 전월 대비 증가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인도는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줄이기 위해서는 현재 제재 대상인 이란과 베네수엘라산 원유 구매가 허용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25일(현지 시간) 비즈니스 스탠다드는 글로벌 해운 데이터 및 분석 업체인 케이플러 데이터를 인용, 인도가 이달 들어 23일까지 러시아로부터 163만 배럴의 원유를 수입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8월의 하루 171만 배럴에서 증가한 것으로, 인도의 러시아산 원유 수입량은 이달 말까지 약 20만 배럴 증가하면서 8월 수입량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케이플러의 정유 및 모델링 담당 수석 리서치 애널리스트인 니킬 두베이는 "(9월 러시아산 원유 수입량은) 8월 수준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며 "9월 말까지 약 18만~20만 배럴의 러시아산 원유가 추가적으로 수입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인도의 9월 러시아산 원유 수입량 증가는 주요 수입처인 국영 바라트 페트롤리엄 코퍼레이션 리미티드(BPCL)의 비나 정유공장이 재가동된 데 따른 것이라고 케이플러는 분석했다. 비나 정유 공장은 지난달 초부터 한 달간 가동이 중단됐었다.
인도 정유사들은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직접적인 제재나 인도 정부의 공급 중단 지시가 없는 상황에서 러시아산 원유를 계속해서 구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영 인도석유공사(IOCL)과 힌두스탄석유공사(HPCL)·BPCL이 러시아산 원유를 계속해서 구매하고 있다고 밝혔고, 이외 민간 정유업체인 릴라이언 인더스트와 나야라 에너지도 러시아산 원유를 수입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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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유 [사진=로이터 뉴스핌] |
인도는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줄이기 위해서는 이란 및 베네수엘라산 원유 구매를 허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26일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교착 상태에 빠진 무역 협상을 재개하기 위해 피유시 고얄 인도 상공부 장관 등 인도 대표단이 지난 22일 미국을 방문한 가운데, 양국 대표단은 현재 양국 협상의 걸림돌인 러시아산 원유 수입 문제에 대해 논의했다.
익명의 소식통은 "인도 당국자들은 자국 정유사가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대폭 줄이기 위해서는 제재 대상국인 이란과 베네수엘라에서 원유를 구매할 수 있도록 허용해야 한다고 요구했다"며 러시아를 비롯해 이란·베네수엘라 등 주요 산유국의 원유 공급이 동시에 차단할 경우 국제 유가가 급등할 수 있음을 강조했다고 블룸버그에 전했다.
인도는 2019년 이란산 원유 구매를 중단했다. 또한 미국의 제재 강화로 인해 릴라이언스 인더스트리도 올해부터 베네수엘라산 원유 구매를 중단했다.
인도 정유사들이 중동산 원유 구매를 늘릴 수 있지만 비싼 가격이 문제라고 블룸버그는 짚었다.
인도 정유사들은 지난 7월 러시아산 원유를 배럴당 평균 68.90달러(약 9만7천200원)에 구매했으며 사우디아라비아산은 77.50달러(약 10만9천300원), 미국산은 74.20달러(약 10만4천600원)였다.
인도는 중국과 미국에 이은 세계 3위 원유 수입국이다. 국내 수요의 85%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며, 러시아산 원유가 약 38%의 비중을 차지한다.
한편 미국은 인도에 대해 25%의 국가별 상호 관세를 부과한 데 이어 러시아산 원유 구매를 문제 삼아 25%의 보복성 추가 관세를 부과했다. 현재 인도산 상품에 대한 관세율은 브라질과 같은 50%로, 이는 미국이 세계 교역국에 부과한 세율 중 최고 수준이다.
hongwoori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