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은 회장 등 LS에코에너지 지분 677억 매각
지주사 지분 매입 위한 실탄 마련 관측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LS그룹 총수 일가가 계열사 LS에코에너지 지분을 일제히 매각했다. 호반그룹이 ㈜LS 지분을 잇달아 사들이며 경영권 분쟁 가능성이 불거진 가운데, 지주사 지분 방어를 위한 '실탄 확보' 포석으로 해석된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구자은 LS그룹 회장과 구자열 LS이사회 의장, 구자철 인베니(옛 예스코홀딩스) 회장 등 총수 일가 8명이 보유하던 LS에코에너지 주식 193만여주(지분율 6.3%)를 시간외매매로 전량 처분했다.
구 회장은 24만7820주(0.81%), 구 의장은 40만1340주(1.31%)를 각각 매각했다. 구자균 LS일렉트릭 회장(26만7550주), 구자용 E1 회장(26만7550주), 구자철 회장(19만7550주), 구은희 씨(44만7020주) 등도 모두 지분을 처분했다. 이번 거래로 총수 일가의 LS에코에너지 개인 보유분은 '0'이 됐다. 현재 최대주주는 LS전선으로, 지분율은 63.35%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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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자은 LS그룹 회장 [사진=LS] |
구자은 회장을 비롯한 총수일가는 지난 8월 오는 21일까지 LS에코에너지 지분을 주당 3만7000원에 시간외매매로 처분한다고 공시한 바 있다. 매각 금액은 총 677억원 규모로, 주당 거래가는 3만7000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LS그룹 안팎에서는 이번 매각이 호반그룹의 지분 매집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 조치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최근 호반건설은 ㈜LS 지분 3% 이상을 확보해 경영권 분쟁 가능성이 제기됐고, 하림그룹 계열 팬오션도 지난 5월 ㈜LS 주식 7만6000여주(0.24%)를 매입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며 긴장감이 높아졌다.
업계 관계자는 "호반이 단기간에 ㈜LS 지분을 확보하며 그룹 경영권에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며 "총수 일가가 비핵심 계열사 지분을 정리해 지주사 지분 매입 여력을 늘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LS그룹은 이번 매각으로 지배구조가 '법인 중심'으로 재편되며, 향후 ㈜LS를 중심으로 한 경영권 방어에 나설 가능성이 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sy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