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전지·조선·전력기기 등 10월 들어 강세
"외국인 남고, 개인 돌아오면 상승 여력 충분"
[서울=뉴스핌] 송기욱 기자 = 코스피가 사상 처음 4000선을 돌파했다. 단순한 단기 랠리가 아니라 지수 레벨 자체가 재평가되는 구간에 진입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9월까지는 반도체 단일 업종이 시장을 끌어올렸지만, 10월 이후 매수세가 2차전지·자동차·조선·증권 업종 등으로 확산되면서 장세의 성격이 달라지고 있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코스피 지수는 직전 거래일 대비 32.42포인트(0.80%) 내린 4010.41에 마감했다. 지난 27일 최초로 4000선을 돌파한 후 숨고르기 양상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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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랠리는 외국인이 주도했다. 두 달 동안 유가증권시장에서 12조원 넘는 외국인 자금이 유입됐고 매수의 대부분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집중됐다. 개인 투자자는 같은 기간 순매도세를 유지했다. "AI 사이클 → 국내 반도체 저평가 → 외국인 집중 매수"라는 전형적 수급 구조가 그대로 재현된 셈이다.
최근 변화는 '확산'이다. 업종 주도권이 이동한 것이 아니라, 반도체 주도 장세 위에 후행 업종이 붙기 시작한 흐름이다.수치도 이를 확인한다. 9월 이후 지수 상승 기여도의 59.7%는 반도체, 13.9%는 2차전지였지만 이외 업종에서도 연속 순매수 전환 흐름이 포착되고 있다. 반도체·2차전지가 '토대'를 만든 뒤 비(非)반도체 업종이 뒤늦게 결합하는 구조로, 시장의 체력이 단일 업종이 아니라 다중 업종으로 확장되는 국면이다.
2차전지의 경우 10월 들어 KRX 2차전지 TOP10 지수가 36.1% 상승하며 전 업종 중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고, 에코프로비엠·포스코퓨처엠 등 주도주는 한 달 새 최대 80% 가까이 급등했다. 조선·전력기기 업종 역시 10월 내내 외국인과 기관 순매수가 이어졌다.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 등이 순매수 상위 종목에 올랐고, 글로벌 LNG선·친환경 선박 발주 증가가 투자 흐름을 지지하고 있다.
주요 자동차주도 기관과 외국인 순매수 전환이 관찰되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는 10월 한 달간 외국인 매수세와 실적 기대감이 더해져 각각 16.9%, 12.9% 급등하며 두 자릿수 주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반도체가 코스피를 일방적으로 견인한 데 이어 2차전지가 급등했고, 기계·상사/자본재·조선이 가세하면서 확산 흐름이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성훈 키움증권 연구원도 "9월까진 반도체 일변도였지만 최근에는 전력기기·증권 등 소외 업종까지 매기가 퍼지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실적 측면에서도 확산 가능성은 유효하다. 증권가의 내년 주목 업종에는 반도체 외에도 에너지·자동차·은행·보험·철강·필수소비재 등이 포함되고 있다. 올해 대비 내년 이익기여도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는 업종군 역시 반도체를 포함해 에너지·IT가전·은행 등이 거론된다. 특히 거론되는 업종들의 경우 '낙폭 과대주 반등'이 아니라 실제 펀더멘털과 연결된 확산이라는 점에서 '오천피' 논의도 단순한 낙관론에 그치지 않는다는 분석이다.
수급과 정책도 상승 여력을 뒷받침할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랠리는 외국인 수급으로 형성됐고, 개인 자금이 돌아오는 순간 상단이 다시 열릴 수 있다는 분석이 뒤따른다. 정책 부분에서도 배당소득 분리과세, 자사주소각 의무화 등 시장 체질을 바꾸는 법제화가 예고돼 있어 외국인 자금을 '유입'이 아니라 '체류'시키는 기반이 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oneway@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