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면세점 DF1·DF2 입찰 공고 임박
외국인 관광객 회복세에 실적 반등 기대감 ↑
임대료·수익성 '이중 리스크'에 신중한 접근 예상
[서울=뉴스핌] 남라다 기자 = 이르면 이달 내 인천국제공항 면세점의 재입찰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업계의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5년 만에 '월 100만 외국인 고객 시대'가 돌아왔지만, 임대료 리스크와 수익성 부담이 여전히 발목을 잡고 있어서다. 한때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불렸던 인천공항 면세점이 차지하는 매출 비중이 큰 만큼 놓칠 수 없는 사업장이지만, '승자의 저주'가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가 여전한 만큼 신중한 접근이 예상된다.
![]() |
| [영종도=뉴스핌] 윤창빈 기자 =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면세점이 귀성객과 여행객들로 붐비고 있다. pangbin@newspim.com |
◆ 외국인 관광객 귀환…다시 '황금알 낳는 오리' 기대감 ↑
5일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면세점 외국인 고객 수는 전년 대비 19.2% 증가한 101만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0년 1월(161만명) 이후 5년 만에 처음으로 100만명을 돌파한 것이다.
같은 달 면세점 매출은 1조674억원으로 전월 대비 4.7% 늘었다. 중국 단체관광객(유커)을 대상으로 한 무비자 입국 허용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중 관계가 해빙 국면에 접어들면서, 업계는 내년 상반기까지 완만한 성장세를 예상하고 있다.
이 같은 훈풍 속에 2년 만에 재개되는 인천공항 면세점의 업체 간 입찰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업황 부진과 높은 임대료로 수익성이 악화된 신라면세점과 신세계면세점이 잇따라 사업권을 반납하면서 DF1(주류·담배)과 DF2(패션·잡화) 구역이 공석이 됐기 때문이다. DF1과 DF2 사업권이 이번 입찰 대상으로, 공항면세점 핵심 상품군인 주류, 담배가 포함돼 있어 업체들의 관심이 어느 때보다 크다.
인천공항공사는 이르면 이달 중순, 늦어도 다음 달 초에는 입찰 공고를 내고 신규 사업자 모집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입찰 공고일이 임박하자 국내외 주요 면세점들은 일제히 '탐색전'에 돌입했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은 현재 DF5(럭셔리 부티크) 구역을 운영 중으로, 이를 발판으로 사업 확장을 모색 중이다. 2023년 인천공항에서 철수한 롯데면세점은 재입성을 검토하고 있으며, 중국국영면세점그룹(CDFG) 역시 한국 시장 진출을 추진 중이다. 뿐만 아니라 태국 킹파워, 프랑스계 라가르데르, 스위스 아볼타(옛 듀프리)도 참여 가능성이 거론된다.
![]() |
| 인천공항점 제2여객터미널에 입점해 있는 신라면세점 주류 매장. [사진=신라면세점] |
◆'승자의 저주' 재현 경계…관건은 적정 입찰가
다만 높은 임대료는 여전히 가장 큰 걸림돌이다. 2023년 본입찰 당시 매출 대비 과도한 임대료를 써 내며 수익성 악화를 겪은 탓이다. 인천공항 면세점 임대료 체계는 여객수(출국자 수) 연동제로, 이용객이 늘수록 임대료가 함께 증가하는 구조다.
다만 K콘텐츠 열풍으로 방한 관광객은 늘고 있으나, 면세점 내 객단가는 감소하며 수익성은 오히려 낮아지는 추세다.이 때문에 적자 경영을 이어오던 신라·신세계면세점은 인천공항공사 측에 임대료 40% 감액을 요청했으나 끝내 받아들여지지 않자, 입점 2년 만에 매장 철수라는 극약 처방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
이번 재입찰의 최대 변수는 수익성을 유지하면서도 사업권을 확보할 수 있는 '적정 입찰가'다. 인천공항공사가 제시할 최소입찰금액을 예의주시하는 가운데, 수익성을 갉아먹는 과도한 베팅은 지양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한 면세업계 관계자는 "이번 입찰의 관건은 인천공항공사가 제시하는 최저입찰금액보다 누가 더 많이 써내느냐가 될 것"이라면서 "다만 수익성을 담보하지 않고 무리한 베팅은 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nrd@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