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5일 사이 16% 급등
3Q '깜짝 실적'과 전망치 UP
특허 기술로 MZ 세대 정조준
[서울=뉴스핌] 황숙혜 기자 = 스위스의 나이키로 통하는 온 홀딩(ONON)의 주가 급등이 월가에 화제다.
'온 러닝'이라는 브랜드로 한국에서도 제품을 판매하는 온 홀딩은 2010년 출범한 스포츠 용품 업체로, 프리미엄 제품에 주력하는 전략을 앞세워 실적 호조와 주가 강세를 연출하고 있다.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온 홀딩 주가는 11월17일(현지시각) 41.40달러에 거래를 종료했다. 최근 5거래일 사이 주가는 약 16% 급등했다. 연초 이후 한 때 30% 이상 떨어졌던 주가가 강한 반전을 이룬 셈이다.
업체의 주가는 최근 1년 사이에도 20% 가까이 하락했고 5년간 누적 상승률은 6% 선에 그쳤다. 장기간에 걸쳐 추세적인 내림세를 보였던 주가가 최근 급반등한 데 대해 시장 전문가들은 최근 분기 '어닝 서프라이즈'와 전망치 상향 조정을 이유로 꼽는다.
2025년 3분기 온 홀딩의 매출액은 7억9400만 스위스 프랑으로 투자은행(IB) 업계의 전망치 7억6300만 스위스 프랑을 크게 웃돌았다. 같은 기간 주당순이익(EPS) 역시 0.47 스위스 프랑으로 월가의 예상치 0.25 스위스 프랑을 두 배 가까이 앞질렀다.
경영진은 2025년 연간 실적 전망치를 상향 조정했다. 두 자릿수의 매출 상승이 몇 분기째 이어진 가운데 3분기 연속 연간 전망치를 높여 잡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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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온 홀딩의 러닝화 [사진=블룸버그] |
업체는 2025년 매출액이 29억8000만 스위스 프랑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는 종전 전망치 29억1000만 스위스 프랑에서 상향 조정된 수치다. 이 경우 환율 영향을 제외할 때 업체의 연간 매출액은 전년 대비 34% 급증하는 셈이다. 이번 전망치는 월가가 예상하는 29억7000만 스위스 프랑보다 높다.
온 홀딩의 연이은 실적 전망 상향 조정은 미국의 대표적인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NKE)와 커다란 대조를 이룬다는 의견이다. 실적 부진으로 고전하는 나이키는 매출 둔화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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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온 홀딩의 운동화를 착용한 소비자 [사진=블룸버그] |
러닝화를 착용할 때 구름 위를 달리는 감각을 제공하는 데 목표를 두는 온 홀딩은 다수의 독자적 기술을 개발한 한편 클라우드텍(CloudTec)과 헬리온 슈퍼폼(Helion Superfoam), 스피드포드(Speedboard) 플랫폼 등 특허 받은 쿠셔닝과 퍼포먼스 기술을 신발에 적용한다.
클라우드텍은 온 홀딩의 모든 신발 밑창에 적용되는 쿠셔닝 시스템으로, 특허 기술로 제작된다. 밑창에 중공, 즉 비어 있는 원통형 또는 구름 모양의 구조물이 여러 개 배치돼 있어 말 그대로 구름 위를 걷는 느낌을 제공한다고 업체는 설명한다.
착지할 때는 수직(아래)이나 수평(옆) 방향 모두에서 압축되기 때문에 다양한 각도의 충격을 분산, 흡수해 준다. 그만큼 발에 부드럽고 편안한 쿠셔닝을 제공한다는 얘기다.
달리거나 걷는 동작을 할 때 발이 지면에 닿는 순간에는 클라우드 구조물이 충격을 흡수해 주고, 발이 지면에서 떨어지는 순간에는 강한 반발력으로 구조물이 원상 복귀된다. 편안한 쿠셔닝과 함께 추진력도 겸비했다는 평가다. 가볍고 통기성도 뛰어나기 때문에 장시간 러닝에도 피로감이 덜하다고 업체는 강조한다.
헬리온 슈퍼폼 역시 온 홀딩 제품의 강점 가운데 하나다. 헬리온은 업체가 자체 개발한 고성능 E-TPU 기반의 '슈퍼폼' 미드솔(중창) 소재다. E-TPU(Expanded Thermoplastic Polyurethane)는 발포 과정을 통해 경량화, 탄성화 된 열가소성 폴리우레탄 소재로, 부드러운 질감과 강한 내마모성, 내굴곡성과 탄성, 황변 방지 등의 특성을 갖는다.
가벼우면서 내구성과 신축성, 반발력을 갖추고 있어 일반적인 고무나 폼 소재보다 충격 흡수력이 뛰어나다고 업체는 설명한다.
기온 변화에도 성능의 저하가 거의 일어나지 않고, 추운 날에도 유연성과 쿠셔닝이 유지된다는 점이 헬리온 슈퍼폼의 장점으로 꼽힌다.
온 홀딩의 러닝화는 클라우드텍 구조와 헬리온 슈퍼폼을 함께 사용해 부드러운 착지와 강한 추진력을 동시에 제공한다.
스피드보드 플랫폼은 신발의 중간창, 즉 미드솔과 밑창 사이에 삽입된 플레이트 형태의 기술을 의미한다. 강하면서도 유연한 특수 플라스틱 혹은 폴리머 소재로 구성돼 착지할 때 발의 에너지를 분산, 저장하고 발을 딛는 순간 에너지를 다시 추진력으로 전환하는 효과를 가져온다.
달릴 때 발의 굴곡과 회전을 자연스럽게 유도하면서 추진력을 강화하는 한편 에너지 손실을 최소화한다고 업체는 설명한다.
이 같은 특허 기술을 결합해 제작되는 온 홀딩의 러닝화는 부드러우면서도 견고한 쿠셔닝과 강력한 반발력, 그리고 장거리 러닝에 뛰어난 효율성을 제공한다. 경영진들은 실제로 '구름 위를 달리는 듯한' 착용감을 실현한 제품이라고 강조한다.
온 홀딩의 대표 브랜드로는 클라우드(Cloud) 시리즈가 꼽힌다. 러닝화 이외에 등산화, 트레킹화, 테니스화, 라이프스타일 스니커즈 등 다양한 제품이 포함되고, 신발 이외에 의류와 액세서리까지 제품군을 다각화하는 움직임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특허 받은 독자 기술이 온 홀딩의 가장 커다란 자산이자 경쟁력이라고 강조한다. 기술 혁신을 앞세운 프리미엄 브랜드로 존재감을 높이고 있다는 얘기다.
클라우드텍과 핵심 소재가 글로벌 양대 스포츠 브랜드로 꼽히는 나이키와 아디다스의 제품에 대해서도 차별화된 부분이라는 것.
일반인보다 실제 운동가들, 그리고 구매력이 높은 고객층을 겨냥하는 마케팅 전략도 실적 호조의 비결로 꼽힌다. 외부 파트너 업체에 위탁 생산한 뒤 자사 온라인 채널을 통해 이른바 DTC(고객 직접 판매) 및 오프라인 도매 판매를 병행하는 비즈니스 모델도 투자자들 사이에 호평을 받는다.
나이키와 아디다스 등 기존의 대형 브랜드가 뒤처지는 가운데 온 홀딩이 기술 혁신과 민첩한 시장 대응력, 프리미엄 이미지, 높은 고객 충성도를 겸비하고 강력한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클라우드와 클라우드몬스터 등 온러닝의 대표 러닝화는 20만원 안팎에서 판매되고, 리미티드 제품이나 인기 협업 모델의 경우 가격이 30만원에 가깝다.
업체는 나이키나 아디다스 등 주요 경쟁사와 달리 세일을 거의 하지 않고, 희소성과 브랜드 가치를 유지하는 마케팅 전략으로 가파른 매출 성장을 이루고 있다.
온 홀딩은 한국에서도 점차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2024년 한국에 법인을 설립한 업체는 MZ 세대들 사이에 소위 '핫플'로 통하는 성수동에서 팝업스토어를 오픈하는 등 활발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한 조사에서는 30대 여성 소비자들 사이에 러닝화 브랜드 1위에 오른 것으로 나타나는 등 국내 시장에서도 존재감을 크게 높이는 모양새다.
shhwang@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