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테크 콘퍼런스 2025'서 AI 사업 전략 공개
"AI 에이전트, 전략적 협업 파트너로 인식 필요"
"정밀 제조·가정 환경에서 로봇 활용 확대 목표"
[서울=뉴스핌] 김아영 기자 = 삼성전자가 20일 '삼성 테크 콘퍼런스 2025(STC 2025)'에서 AI 에이전트와 로봇 조작 기술을 결합한 전략을 공개했다. 기업 업무를 자율적으로 처리하는 인공지능(AI) 에이전트 기술과 실제 제조 현장의 정교한 작업을 수행하는 로봇 기술을 핵심 전략으로 제시하며 'AI 트랜스포메이션(AX)' 시대의 주도권 확보를 선언했다.
전경훈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부문 최고기술책임자(CTO) 겸 삼성리서치장(사장)은 이날 환영사에서 "AI는 더 이상 단순한 도구가 아닌 우리 일상과 업무를 혁신적으로 변화시키는 핵심 동력으로 자리 잡았다"며 "AI 트랜스포메이션 시대를 맞아 AI와 다양한 기술 분야의 융합을 통해 혁신적 기반을 선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행사의 핵심으로 AI 기반 차세대 보안, 지능형 소프트웨어 플랫폼, 로봇 기술, 오픈소스 생태계 확장 등 4대 분야를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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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일 진행된 '삼성 테크 콘퍼런스 2025'에서 삼성전자 DX부문 최고기술책임자(CTO) 겸 삼성리서치장 전경훈 사장이 환영사를 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
◆AI 에이전트, 업무 자동화 넘어 의사결정까지 자율 수행
김상하 삼성리서치 AI 프로덕티비티 팀장(상무)은 'AI 에이전트 기반 업무 프로세스 혁신'을 주제로 한 기조연설에서 "기존 자동화 도구처럼 정해진 규칙대로 동작하기보다는 마치 숙련된 직원처럼 변화하는 상황과 환경에 맞춰 동적으로 대응하는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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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상하 삼성리서치 AI 프로덕티비티 팀장(상무). [사진=삼성 테크 콘퍼런스 2025 캡처] |
AI 에이전트는 단순 반응형에서 학습형까지 다양한 유형으로 발전했다. 스스로 상황을 인지하고 추론을 통해 계획을 세운 후 외부 도구와 연동하여 작업을 수행하고 피드백을 받아 정정하는 형태로 문제를 해결한다. 2025년을 기점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기존 파일럿 단계의 기술 장벽을 탈피할 핵심 열쇠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같은 발전의 배경에는 거대 언어 모델의 성숙, 랭체인(LangChain)·라마 인덱스(LlamaIndex)같은 오픈소스 프레임워크 대중화, 클라우드 플랫폼의 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 표준화가 있다. 드래그 앤 드롭 방식으로 에이전트 워크플로우를 설계할 수 있게 되면서 코드 구현 없이 누구나 에이전트를 제작할 수 있게 됐다.
실제 기업들은 딥 리서치 에이전트로 자료 조사 시간을 줄이고, 브라우저 에이전트로 웹 기반 업무를 자동화하며, 코딩 에이전트로 개발 시간을 단축하고 있다. 최근에는 AI 쇼핑 에이전트가 단순 답변 수준을 넘어 제품을 비교·추천하고 실제 구매 액션을 수행하는 단계로 진화했다. 고객 지원, 영업, 마케팅, 운영, 제조, 채용 등 산업계 전반에서 에이전트 혁신이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
다만 기업 도입 시 성능 안정성, 보안과 거버넌스, 레거시 시스템 연계, 조직 문화 개선, 교육 등 넘어야 할 산이 많다. 김 상무는 "성공적인 도입은 사람과 프로세스를 AI 에이전트와 어떻게 조화롭게 재설계하는지에 달려 있다"며 "AI 에이전트를 전략적 협업 파트너로서 인식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로봇 조작 기술, 대규모 학습 데이터로 정교한 작업 수행 가능
권정현 삼성리서치 로봇센터 상무는 'AI를 활용한 로봇 조작 기술'을 소개하며 "정교한 조작 능력 없이는 로봇이 제조 현장과 가정에서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없다"고 설명했다.
기존 모듈러 파이플라인은 물체 인식, 그래스핑 계획, 모션 생성 등을 순차적으로 처리해 왔다. 하지만 이 방식은 한 모듈의 오류가 누적되고, 모양이 변하는 물체나 자유도가 높은 인간형 핸드 조작이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이에 삼성리서치는 센서 입력으로부터 로봇 조작 모션을 직접 생성하는 '엔드 투 엔드(end-to-end)' 방식의 비전 랭귀지 액션(VLA) 모델을 개발했다. 카메라 이미지를 비전 트랜스포머로 처리한 후 사용자 언어 명령과 함께 입력하면, 액션 디코더가 확산 모델을 거쳐 46개 조인트에 대한 로봇 모션을 생성한다. RTX 5090 GPU 기준 40밀리초의 추론 속도를 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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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리서치가 개발한 로봇이 쓰레기 분리수거 작업을 수행하고 있는 모습. [사진=삼성 테크 콘퍼런스 2025 캡처] |
자체 로봇 데이터 팩토리에서 수집한 대규모 데이터를 바탕으로 원격 조작 기반 모방 학습을 진행했다. 쓰레기 분리수거, 냉장고 워터 호스 정밀 삽입(허용 공차 1밀리미터 이하), 솔더 크림 교반 작업 등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학습 데이터 규모에 따른 성능 차이는 명확했다. 200~300개 에피소드로도 기본 동작이 가능했고, 1000개 에피소드에서는 고정된 작업 조건에서 80~90% 성공률을 기록했다. 3000개 에피소드 학습 시에는 다양한 작업 조건에서 95% 성공률을 달성했다.
권 상무는 "현장 적용을 위해서는 100%에 가까운 성공률과 사람 수준의 작업 속도가 필요하다"며 "인간 작업 영상, 웨어러블 그리퍼 데이터, 시뮬레이션 가상 데이터 등 다양한 형태의 데이터를 활용하고, 강화 학습 기반 모델이나 전통적 제어 알고리즘과의 결합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aykim@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