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분기 실적 격차, 환율 헤지 여부가 판가름 예상
[서울=뉴스핌] 김아영 기자 = 달러·원 환율이 1470원을 돌파하면서 국내 항공사들은 수익성에 경고등이 켜졌다. 주요 비용 대부분이 달러 결제 중심인 구조로, 고환율 상황이 지속되면서 수익성 부담이 커지고 있다. 올해 3분기 고정비 증가로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던 항공사들은 환율 대응 전략에 따라 4분기 실적 격차가 더 벌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24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이날 달러·원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1.5원 오른 1477.1원에 거래를 마쳤다.
환율은 지난달 1400원대를 기록한 후 이달 초 1450원대까지 지속 상승했다. 최근에는 3거래일 연속 1470원 선을 기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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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천국제공항 주기장 모습 [사진=뉴스핌DB] |
이러한 달러 강세 현상은 항공사들의 주요 비용 부담을 키우며 수익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대한항공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달러·원 환율이 10원 오를 때마다 약 480억원의 외화 평가손실이 발생한다. 아시아나항공 역시 환율이 10% 오를 경우 세전순이익이 4588억원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 아시아나항공의 달러 부채는 3분기 말 기준 4조1011억원이나 된다.
저비용항공사(LCC)들은 환율 상승 타격이 더욱 크다. 항공기를 빌려 쓰는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진에어는 환율이 10% 오르면 약 311억원의 손실이 예상되며, 제주항공은 환율이 5% 상승하면 249억원의 손실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항공사들은 고정 지출 중 약 30%를 차지하는 유류비를 비롯해 항공기 리스비, 정비비, 승무원 현지 체류 비용 대부분을 달러로 결제하는 구조여서 환율이 오를수록 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항공산업은 고정비 비중이 높은 구조이기 때문에 환율 변동에 매우 민감하다"며 "4분기 수익성 악화가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항공사들의 이 같은 상황은 올해 3분기 실적에서도 고스란히 나타났다. 대한항공의 영업이익은 3763억원으로 전년보다 39% 감소했다. 아시아나항공은 175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진에어는 영업손실 225억원을 기록했다. 제주항공과 티웨이항공도 각각 영업손실 550억원, 955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적자로 전환했다.
더 큰 문제는 고환율의 영향이 비용 문제에만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환율이 오르면 해외여행 수요 자체가 줄어드는 연쇄 효과가 발생한다. 이에 업계에서는 올해 4분기 항공사별 환율 대응 전략의 차이가 실적 격차를 가를 것으로 전망한다.
항공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올해 4분기는 환율 헤지를 적극적으로 진행한 항공사와 그렇지 못한 항공사 간의 실적 차이가 더욱 벌어질 것"이라며 "당분간 고환율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외환 헤지 전략 외에도 승객 이탈 방지, 비용 구조 재점검 등 다양한 대응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aykim@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