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ASP 동반 하락 확인
中 저가 공세 속 경쟁 압력↑
[서울=뉴스핌] 김정인 기자 = 삼성전자와 LG전자의 TV 평균판매가격(ASP)이 올해 3분기 나란히 하락하며 수익성 부담이 한층 커지고 있다. 글로벌 수요 부진 속에서 TCL·하이센스 등 중국 업체들의 저가 공세가 겹치면서 한국 TV 양강이 가격 방어에 실패했고, 결국 두 회사 모두 TV 사업에서 큰 폭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양사의 프리미엄 중심 전략은 유지되고 있으나, 볼륨존에서의 경쟁 압력이 커지며 수익성 관리가 한층 까다로워지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 ASP 하락…패널 가격까지 오르며 '이중 압박'
2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의 TV 사업은 3분기 ASP가 동반 하락하며 수익성 둔화가 뚜렷해졌다. 실제 양사가 공시한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 TV의 3분기 평균판매가격은 지난해 연평균 대비 약 6% 하락했고, LG전자는 같은기간 3.7% 낮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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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 115형 마이크로 RGB TV. [사진=삼성전자] |
이는 TV 수요가 정체된 가운데 중국 브랜드의 시장 확장 속도가 더 빨라지면서 두 회사가 가격을 적극적으로 지켜내기 어려운 환경이 조성된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매출 기준 세계 TV 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 29.3%, LG전자 15%로 프리미엄 중심의 1, 2위 체제는 유지됐다. 그러나 출하량 기준에서는 삼성전자 18.1%, TCL 14.2%, 하이센스 12.1%, LG전자 10.5% 순으로 중국 업체들이 물량 기반의 경쟁력을 앞세워 점유율을 빠르게 확대했다.
문제는 가격 하락만이 아니다. TV와 모니터용 디스플레이 패널 가격은 올해 약 5% 상승했다. ASP는 떨어지는데 원가는 오르는 '이중 압박' 구조가 형성된 셈이다.
◆ 삼성·LG 모두 TV 사업 적자…프리미엄 전략에도 '볼륨존'이 발목
ASP 하락은 실적에도 반영됐다.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VD)·생활가전(DA) 사업부는 올해 3분기 매출 13조9000억원, 영업손실 1000억원을 기록했다. 전 분기 2000억원 흑자에서 적자로 돌아선 것이다. 지난해 연간 1조7000억원 흑자를 낸 사업부가 올해 들어 1분기 3000억원, 2분기 2000억원, 3분기 영업손실 1000억원으로 실적이 급격히 꺾인 흐름이다.
LG전자 TV 사업을 담당하는 미디어엔터테인먼트솔루션(MS) 사업본부도 상황은 비슷하다. 3분기 매출은 4조6525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증가했지만, 영업손실은 3026억원으로 확대됐다. 경쟁 심화로 인한 판촉비 부담이 커진 데다, 2분기 단행된 희망퇴직 비용이 일회성으로 반영된 영향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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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년형 LG 올레드 에보(모델명 C5) 라이프스타일 이미지컷. [사진=LG전자] |
프리미엄 TV는 여전히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네오 양자점발광다이오드(QLED)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판매가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으며, LG전자는 올레드 TV 시장에서 브랜드 영향력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전체 시장의 매출·수익 구조를 결정하는 볼륨존에서는 중국 업체의 성장세가 더 두드러진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 업체의 프리미엄 전략은 여전히 유효하지만, 전체 TV 시장 수요가 줄어들면서 프리미엄 판매만으로 전체 사업부 수익성을 유지하기 어려운 구조가 되고 있다"며 "내년까지는 ASP 방어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kji01@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