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11 기준이 4-3-3이었다면 전진우도 뽑혔을 것"
[서울=뉴스핌] 남정훈 기자 = 전북을 맡은 지 단 한 시즌 만에 팀을 다시 정상 궤도에 올려놓은 거스 포옛 감독이 K리그 감독상을 수상하며 성공적인 첫 해를 마무리했다. 포옛 감독은 수상 소감과 함께 팀 선수들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며, 비록 시상식에서 상을 받지 못한 이들에 대한 아쉬움도 진솔하게 전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1일 서울 서대문구 스위스그랜드호텔 컨벤션센터에서 'K리그 2025 대상 시상식'을 열었다. 포옛 감독은 감독 부문에서 감독단·주장단·미디어 모두에게 고른 지지를 받으며 감독상의 주인공으로 선정됐다. 감독 9표, 주장 8표, 미디어 111표라는 높은 합산 득표가 그의 리더십에 대한 평가를 그대로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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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뉴스핌] 전북의 거스 포옛 감독이 K리그 2025 대상 시상식에서 K리그1 감독상을 수상한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 한국프로축구연맹] 2025.12.01 wcn05002@newspim.com |
외국인 감독이 K리그에서 감독상을 받은 사례는 흔치 않다. 포옛 감독의 수상은 2019년 전북을 이끌었던 모라이스 감독 이후 6년 만이며, 전체로도 네 번째다. 또한 K리그1 감독 부임 첫해에 곧바로 우승을 거둔 사례는 역대 열한 번째로, 그만큼 이번 시즌 전북이 보여준 퍼포먼스가 남달랐다는 평가가 뒤따른다.
포옛 감독이 만들어낸 전북의 시즌 흐름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그는 38경기에서 22승 10무 5패(승점 76)라는 탄탄한 성적을 남기며 리그 종료 5경기를 남기고 조기에 우승을 확정했다. 5라운드부터 26라운드까지 이어진 22경기 무패 행진, 시즌 후반부 6연승 등 전북은 시즌 내내 안정감을 잃지 않았다. 특히 32실점이라는 리그 최소 실점 기록은 조직력과 경기 운영에서 포옛 감독의 철학이 명확히 녹아 있었다는 방증이다.
수상 직후 포옛 감독은 "첫 시즌부터 이런 영광을 얻게 돼 개인적으로도 의미가 크다"라며 "베스트11에만 무려 여섯 명이 이름을 올렸다. 이 모든 성과는 선수들이 한 시즌 내내 보여준 노력 덕분이다. 그들에게 다시 한번 감사드리고 싶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포옛 감독은 올 시즌을 돌아보며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로 두 장면을 꼽았다. 그는 "안양전에서 큰 결단을 내리며 주전 다섯 명을 한꺼번에 교체했던 순간이 있었다. 감독으로서 쉽지 않은 결정이었지만 팀 전체의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됐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울산과의 홈 더비 역시 잊기 어렵다. 뒤지고 있던 상황에서 후반 막판 연속골로 역전승을 거둔 경기는 경기장 분위기부터 선수들의 집중력까지 모든 것이 완벽했다"라고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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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뉴스핌] 손지호 인턴기자 = 프로축구 K리그1 전북 현대 박진섭. 2025.06.17 thswlgh50@newspim.com |
한편 시즌 내내 공·수에서 역할을 수행했던 박진섭은 최우수선수(MVP) 최종 후보까지 올랐으나 이동경에게 밀려 아쉽게 상을 놓쳤다. 이에 대해 포옛 감독은 "MVP는 골과 어시스트 등 공격적인 스탯을 가진 선수에게 유리할 수밖에 없다"라며 "하지만 리더십과 꾸준함만 놓고 본다면, 나에게 있어 MVP는 박진섭이었다"라고 선수의 가치를 강조했다.
그는 다른 선수들에 대한 평가도 아끼지 않았다. 포옛 감독은 "김영빈은 많은 분들이 제대로 평가하지 못하는 선수라고 느낀다. 경기 이해도와 판단이 뛰어난 수비수"라며 "김태현, 김태환 역시 시즌 내내 높은 퀄리티로 경기를 펼친 국제적인 풀백들"이라고 칭찬했다. 이어 "만약 올해 시상식이 9~10월쯤 열렸다면, 전진우가 MVP 후보는 물론 수상까지 노릴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라며 "그만큼 후반기 활약이 압도적이었다"라고 덧붙였다.
베스트11 선발 과정에서의 아쉬움도 털어놓았다. 그는 "우리 팀의 기본 포메이션이 4-3-3인데, 베스트11이 4-4-2 기준으로 구성되면서 전진우가 포함되지 못한 부분은 아쉬움이 있다"며 "4-3-3 기준이었다면 전진우도 충분히 자격이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시즌 마지막 경기 장면도 인상적이었다고 회상했다. "전진우가 득점왕을 위해 2골이 필요했는데, 동료들이 그에게 공을 몰아주는 모습이 매우 인상 깊었다"라며 "그 과정 자체가 팀의 분위기와 결속력을 보여주는 장면이었다"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wcn05002@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