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TR "미 혁신 경제·노동자에 큰 승리"
FT "환자 접근성·재정 부담 논란 가능성"
[워싱턴=뉴스핌] 박정우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영국과 의약품 가격 및 무역 환경 개선에 관한 원칙적 합의에 도달했다고 1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번 합의로 미국 측은 영국산 의약품과 의료기술, 원료의약품에 대한 관세를 사실상 면제하기로 했고,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가 지불하는 신약 실구매가(net price)는 25% 인상될 전망이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미·영 경제번영협정(EPD)의 일환으로 양국 간 의약품 무역 불균형 해소를 목표로 한 합의가 이뤄졌다고 공식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가 제약관세 면제와 NHS 신약 가격 인상을 골자로 한 원칙적 합의에 서명했다는 것이다.
합의에 따르면 영국 정부는 지난 10년간 감소해온 NHS의 혁신적 신약에 대 지출을 확대하고, NHS가 앞으로 구매하는 신약의 구매가격을 25% 인상키로 했다. 또 브랜드 의약품에 대한 자발적 가격제도(VPAG) 환급률을 2026년부터 15%로 낮추고, 제도 종료 전까지 이 수준을 유지하기로 했다. 기존 환급률은 약 23%로 집계된다.
미국은 이에 대한 대가로 무역확장법 232조(국가안보)를 근거로 부과될 수 있는, 영국산 의약품 등에 대한 품목 관세를 면제하고, 트럼프 대통령 임기 동안 영국의 의약품 가격 정책을 무역법 301조(불공정 무역 관행 조사)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이번 합의로 양국은 사실상 의약품에 대한 제로 관세를 대가로 NHS 신약 가격 인상이라는 새로운 기준을 설정하게 됐다는 평가다.
USTR은 "미국 환자들이 그동안 외국에 비해 높은 약가를 부담해왔다"며, 이번 합의가 미국 혁신 경제와 노동자에게 큰 승리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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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턴베리 로이터=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가운데) 미국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영국 스코틀랜드 턴베리에 있는 트럼프턴베리리조트에서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와 그의 부인 빅토리아 스타머를 만나고 있다. 두 정상은 이날 양국간 무역 관련 이슈와 우크라이나 전쟁, 가자지구 상황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2025.07.28. ihjang67@newspim.com |
블룸버그 통신은 "이번 합의가 트럼프 행정부 초반 관세 갈등에서 남아 있던 쟁점을 정리하는 의미가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파이낸셜타임스(FT)는 NHS 의약품 예산이 25% 증가하며, 환자 접근성과 국가 재정 부담 논란이 다시 불거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일부 영국 언론과 전문가들 역시 "NHS 약가 통제 완화와 약품 지출 확대가 '고비용 거래'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반해 영국 제약업계와 경제단체들은 미국·영국 제약 교역 및 영국 내 투자 확대에 긍정적이라며 이번 합의를 환영하는 입장을 내놨다.
czoomin@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