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SNS에도 쿠팡 정보 유출 사태 촉각
"한국 취업 길 막히나?" 우려에 설왕설래
국내 거주 중국인 "한국인들 반응 이해돼"
[서울=뉴스핌] 조준경 기자 = 쿠팡의 고객 3370만명의 개인정보를 유출한 피의자가 중국 국적 전직 직원이라는 소문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국내외 중국인들도 이번 사건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이 포착됐다.
9일 뉴스핌 취재에 따르면 중국 SNS 어플리케이션인 샤오홍슈(小红书, 한국명 '레드노트')에선 최근 며칠 동안 쿠팡 개인정보 유출과 관련해 중국인들이 한국내 반중감정 고조를 걱정하는 반응들이 올라오고 있다. 특히 이번 사태로 인해 중국인들의 한국내 취업이 어려워질 것을 우려하는 게시글도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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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캡처=샤오홍슈] 조준경 기자 = 지난달 30일 아이디 'Sebastian(한국 거주 IP)'의 이용자가 "쿠팡 사건 이후 구직의 길이 더 좁아질 것"이라는 중국어가 적힌 사진과 함께, 국내 네이버 포털의 한국 네티즌 반응을 캡처한 사진을 중국 SNS 샤오홍슈에 게시했다. 2025.12.09 calebcao@newspim.com |
아이디 'Sebastian(한국 거주 IP)'은 지난달 30일 "쿠팡 사건 이후 구직의 길이 더 좁아질 것"이라는 글을 올리며, 네이버 포털의 한국인들의 댓글 반응 캡처 사진을 올렸다. 해당 캡처에서 한국 네티즌들은 "그냥 중국인 자체를 기업에서 채용 안 시켜야 됨", "중국 국적 직원을 뽑은 게 제정신이냐" 등의 격앙된 반응을 내비쳤다.
Sebastian은 "한국 기업의 중국 국적 직원에 대한 신뢰도가 수직 하락했다"면서 "특별히 IT, 데이터, 서버관리 등 핵심 정보안전의 민감한 자리"라고 설명했다.
해당 글에는 달린 댓글 반응들을 보면 아이디 '莹莹在韩国(한국 거주 IP)'는 "입장을 바꿔서, 중국의 중요한 자리에 한국, 일본인을 채용하냐?"고 반문했다. 그는 또 댓글에서 "만약 (정보 유출을) 중국인이 한 일이고, 모두 사실이라면, 그들(한국인)의 말은 틀린 게 없다"고 말했다.
아이디 '米粉(한국 거주 IP)'가 "중국인들은 앞사람의 잘못으로 뒷사람이 피해를 당하는 일은 이거 하나만이 아니다"라고 글을 올리자, 아이디 '华(중국 광둥성 거주 IP)라는 네티즌은 "네말은 그런 중요한 데이터를 한 사람이 관리했다는 것이냐?"며 "(중국인에게)누명을 씌우는 것"이라고 반박하기도 했다.
아이디 'Momo(한국 거주 IP)'는 "중국인은 경복궁 아무데나 대변을 볼 수 있는데, 개인정보 유출 정도는 문명적인 행동"이라고 자조적인 글을 올리기도 했다.
이는 지난달 10일 오후 경복궁 북쪽의 신무문 인근에서 70대 중국인 남성이 대변을 보다가 적발돼 경찰로부터 노상방뇨 범칙금 5만원이 부과된 것을 가리키는 발언이다.
반면, 쿠팡 측에 잘못을 돌리는 주장들도 여럿 목격됐다. 또 한국의 IT인력 부족 문제를 지적하며 중국인을 계속 채용할 수밖에 없을 것이란 주장도 나왔다.
아이디 '雪雪在韩国(한국 거주 IP)'는 "저런 큰 회사가 이렇게 저급한 잘못을 저지르냐"면서 "유언비어를 퍼뜨려 여론을 돌리는 것이다. 쿠팡, 카카오는 최근 너무 약해졌다. 알리한국은 아직 일을 시작도 안했는데. 모두 자기 국적을 부끄러워하지 마라"라고 주장했다.
아이디 'T(중국 베이징 거주 IP)'는 "중국인을 안 쓰면 어느 나라 사람을 쓰냐?"면서 "한국은 원래 나라가 작고 국민은 약하다. 한국은 그렇게 인재가 많지 않다. 가장 쉬운 건 중국에서 유능한 인재를 끌어오는 것"이라고 댓글을 달았다.
아이디 '小金韩国多肉植物(한국 거주 IP)'는 "중국 인력이 값이 싸다. 한국은 IT인력이 부족하다. 비슷한 기술력의 한국인들은 모두 대기업에서 높은 연봉을 받는다"며 "쿠팡은 그렇게 큰 돈으로 한국인을 쓰기 싫어서 중국인을 사용하는 것이다. 한국에서도 누군가가 IT기술 인력의 절반이 중국인이라고 폭로했다"고 전했다.
실제로 이번 유출 사태 직후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자신을 쿠팡 소속 개발자라고 밝힌 이용자가 '쿠팡의 IT 인력 절반 이상이 중국인'이라는 글을 올린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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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캡처=샤오홍슈] 조준경 기자 = 아이디 'Sebastian(한국 거주 IP)'가 올린 게시글에 중국 샤오홍슈 이용자들이 다양한 의견을 게시한 모습. 2025.12.09 calebcao@newspim.com |
이런 가운데, 경찰은 이번 유출 피의자의 국적을 특정해 발표하지 않고 있다.
경찰청 관계자는 지난 8일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 청사에서 진행된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중국 국적 전직 직원이 실제 피의자로 확정됐는지에 대한 질문에 "조금 더 기다려주시라. 증거로서 확인이 필요한 부분이 있어서 상세하게 말씀드릴 수 있는 시기가 올 것"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유통 업계는 이번 정보 유출 사태의 핵심 용의자가 중국 국적의 전직 쿠팡 인증 업무 담당자이며, 그는 이미 출국한 상태로 추정 중이다.
정부는 쿠팡의 정보 유출 시작 시기를 지난 6월 24일로 추정하고 있다. 유출된 정보는 이름, 전화번호, 주소, 일부 주문 내역, 공동 현관 비밀번호 등으로 파악된다.
calebcao@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