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열 받지 못하고 찬 공기 노출돼 빙판길 형성 가능성 높아
[서울=뉴스핌] 박우진 기자 = 겨울철 다리 위와 고가도로 빙판길에서 발생하는 교통사고가 마른 노면에서 발생한 사고보다 치사율이 4배 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나 운전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
한국도로교통공단은 15일 지난 2020~2024년 최근 5년간 발생한 빙판길 교통사고 총 4112건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하며 이같이 밝혔다. 같은 기간 빙판길 교통사고로 83명이 숨졌고 6664명이 부상을 당했다.
분석 결과 교량 위와 고가도로에서 빙판길 교통사고가 치사율이 높으며 차량 간 추돌사고 비율도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빙판길 교통사고 치사율은 100건 당 2.0건이었으나 고가도로는 4.8건, 교량 위는 5.9건으로 약 2.4~3배 높았다. 마른 노면 평균 치사율인 1.3건에 비하면 약 4배 수준이다.
교량과 고가도로는 구조상 지열을 받지 못하고 찬 공기에 노출돼 있어 눈이나 비가 지표면보다 빨리 얼어붙고 쉽게 녹지 않는다.

보험개발원 자동차기술연구소에서 실시한 연구에 따르면 교량이나 고가도로는 도로의 상하부가 모두 냉각 면으로 작용해 땅과 접한 일반도로보다 노면온도가 5~6도 정도 낮아 빙판이 형성될 위험이 크다.
노면 결빙은 도로 구조와 주변 환경 영향을 크게 받으므로 교량 위, 고가도로, 터널 출입구, 지하차도, 그늘진 곡선로, 하천과 저지대 인근에서 자주 발생한다. 운전자는 이러한 구간에서는 속도를 줄이고 앞차와 거리를 더 넓게 유지해야 한다.
빙판길에서 차량 간 추돌사고 위험도 높아진다. 빙판길에서 차대차사고 중 추돌사고 비율과 내리막 사고 비율은 마른 노면보다 각각 14.0%포인트(p), 12.3p 높았다. 내리막 구간에서는 기어를 낮춰 엔진브레이크를 활용하면 미끄러운 노면에서 안정적으로 감속할 수 있다.
한국도로교통공단은 최근 5년간 결빙도로 교통사고가 많은 지점을 선정해 웹서비스 형태로 국민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결빙 교통사고 위험지역은 교통사고분석시스템(TAAS)에서 확인할 수 있다.
도로 살얼음(블랙아이스)이나 빙판길을 발견하면 즉시 전화로 신고해야 신속한 조치가 이뤄질 수 있다. 일반도로는 관할 자치단체가, 고속도로는 한국도로공사가 현장 조치한다.
현철승 한국도로교통공단 AI디지털본부장은 "겨울철 도로의 결빙 상태를 운전자가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면 위험 상황에 직면할 수 있으므로 빙판길에서는 항상 감속운전과 충분한 안전거리 확보 및 급출발, 급제동, 급조향을 자제해야 한다"며 "날씨가 맑아도 교량 위, 고가도로, 그늘진 구간, 터널 출입구는 기존에 생긴 노면결빙이 완전히 녹지 않고 남아있을 수 있으니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krawjp@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