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힐 "美 상원, 보험료 폭등 우려 속 입장차 못 좁혀"
[워싱턴=뉴스핌] 박정우 특파원 = 미국 연방 정부가 내년 1월 또 한 번의 셧다운(부분 업무 중단) 위기를 앞두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지난 가을 43일간 이어진 최장기 셧다운이 끝난 지 불과 두 달여 만에 정치권이 다시 정면충돌 양상을 보이면서, 워싱턴 정가에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정치 전문 매체인 더힐은 15일(현지시간) 미국 상원이 다음달에 또 셧다운이 재연될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공화당이 만료되는 건강 보험 보조금 연장안을 막으면서, 양당 상원의원들은 내년에 또다시 정부 셧다운이 발생할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는 것이다.
신문에 따르면 셧다운 재연 가능성의 중심에는 ACA(건강보험개혁법)에 따른 강화된 세금 공제(오바마케어 보조금)의 연장 여부가 자리하고 있다. 해당 보조금은 내년 1월 만료될 예정으로, 연장 법안 처리를 둘러싸고 양당이 현재 팽팽히 맞서고 있다.
상원의 진보 성향 민주당 의원들은 공화당이 2028년까지 오바마케어 보조금을 연장하는 법안을 부결시킨 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내년 1월 30일인 임시 예산안에 따른 정부 자금 지원 기한을 협상 지렛대로 활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엘리자베스 워런(민주·매사추세츠) 상원의원은 "보조금이 종료되면 수백만 명의 미국인이 불필요한 재정적 고통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워런 의원의 경고대로 만약 미 의회가 보조금 연장에 실패할 경우, CBO(의회예산국) 등은 약 480만 명의 미국인이 건강 보험을 잃고, 2000만 명 이상이 의료비 상승에 직면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특히 오바마케어를 통해 보험에 가입한 저소득 및 중산층 가입자들의 보험료는 최대 26%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건강정책 연구단체인 카이저 가족재단(KFF)은 보조금이 연장되지 않을 경우 해당 소득층의 연간 보험료가 평균 114% 상승해, 1인당 부담액이 888달러에서 1904달러로 두 배 이상 급등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공화당 지도부는 민주당 진보파가 셧다운을 협상 카드로 활용하는 것을 사전에 차단하려 하기 위해 존 튠(공화·사우스다코타) 상원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국방·보건·노동 등 주요 부처를 포함한 5개 세출 법안 패키지(미니버스)를 1월 중 통과시키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 패키지가 의회를 통과해 대통령의 서명을 거치면, 전체 연방정부 예산의 약 85%가 2026년 9월까지 확보된다. 이렇게 되면 민주당이 정부 자금 중단 위협을 협상 수단으로 활용하기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마이크 리(공화·유타) 상원의원 등 강경 보수파가 지출 규모와 선심성 예산(earmark) 조항에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어, 공화당의 계획이 순항할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더힐은 지적했다. 월스트리트 저널(WSJ)은 "상원에서 민주당의 보조금 연장 법안과 공화당의 대체 법안(건강 저축계좌 확대안)이 모두 부결되면서, 보험료 급등을 막을 명확한 경로(clear path)가 사라진 상황"이라고 전했다. 미 의회가 오바마케어 보조금 연장 문제로 또다시 교착 상태에 빠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내년 1월 말 워싱턴은 다시 한 번 정치적 마비 위기를 맞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dczoomin@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