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장환수 스포츠전문기자= FA(자유계약선수) 시장이 마무리 단계에 들어서면서 팬들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연봉 협상 테이블로 옮겨가고 있다. 그 중심에는 단연 '괴물 신인왕' 안현민(kt)이 있다. 최저 연봉 3300만원에서 출발한 선수가 단숨에 리그 판도를 흔든 만큼, 그의 연봉 인상 폭은 스토브리그의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다.
'중고 신인' 안현민은 현역 취사병 복무를 마친 뒤 올해 1군에 본격 합류했다. 5월 이후 주전으로 자리 잡은 그는 타율 0.334, 22홈런, 80타점을 기록하며 타선의 중심으로 올라섰다. 표면적인 성적도 인상적이지만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 7.22와 wRC+(조정득점 창출력) 170대 등 고급 지표에서 1위를 찍었다. 신인왕이라는 타이틀만으로 설명하기엔 부족한 시즌이었다.

연봉 협상에서 흥미로운 지점은 kt 내부에 이미 비교 가능한 전례가 존재한다는 점이다. 최근 한화와 4년 100억원 FA 계약을 맺은 강백호가 그 기준선이다. 강백호는 2018년 데뷔 시즌 타율 0.290, 29홈런, 84타점으로 신인왕을 차지한 뒤 이듬해 연봉이 3300만원에서 1억2000만원으로 뛰었다.
kt는 바로 전 해에 이정후(당시 넥센·현 샌프란시스코)가 신인왕이 된 뒤 1억1000만원을 받은 사례를 참고해 1000만원을 더 얹는 결정을 내렸다. '리그 기준+알파'라는 kt의 연봉 산정 방식이 드러난 대목이다.
이번 안현민의 경우 상황은 더 복잡하다. 홈런과 타점만 놓고 보면 2018년 강백호보다 수치가 낮지만, 타격 정확도와 생산성, 고급 지표에선 리그 간판급을 넘어 사실상 최정상급 시즌이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여기에 당시보다 리그 전체 연봉 수준과 샐러리캡이 모두 상승했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다.
구단 안팎에서는 "강백호의 1억2000만원은 최소 기준선"이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단순 신인왕 프리미엄이 아니라, 팀 전력 기여도와 리그 파급력을 감안하면 추가 인상 여지가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연봉 인상률 측면에서도 안현민은 기록 경신 후보로 거론된다. 지난해 김도영(KIA)은 정규시즌 MVP를 차지한 뒤 연봉이 1억원에서 5억원으로 오르며 인상률 400%를 찍었다. FA와 다년계약 선수를 제외하면 역대 최고 수준의 인상 폭이었다.
안현민은 절대 금액에서는 김도영에 미치기 어렵지만, 인상률에서는 강백호(264%)와 김도영(400%) 사이에 위치할 가능성이 크다. 만약 1억6500만원을 받게 되면 김도영과 동일한 400% 인상률이 된다. 관계자의 의견을 종합하면 현실적인 협상 타결선은 1억4000만~1억5000만원대가 가장 유력하다. 최고 신인에 대한 보상과 동시에, 구단이 중장기 연봉 관리까지 감안한 절충 지점이다.
3300만원에서 출발한 이름이 이제 억 단위 협상의 중심에 섰다. 안현민의 내년 연봉은 단순한 숫자를 넘어 KBO 신인왕 연봉의 바로미터가 될 전망이다.
zangpabo@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