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기업들의 인공지능(AI) 지출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전 세계 기술 기업의 회사채 발행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2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리서치 업체 딜로직(Dealogic)의 자료를 인용해 이번 달 첫 주까지 전 세계 기술 기업이 올해 발행한 회사채는 4283억 달러(약 634조 원)에 달했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기술 기업들은 이 같은 회사채 발행을 주도했다. 이들은 총 3418억 달러의 채권을 발행했다. 대표적으로는 3년 만에 회사채를 찍어 약 150억 달러를 조달했으며 오라클도 지난 9월 180억 달러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구글의 모기업 알파벳은 지난달 미국에서 175억 달러, 유럽에서 65억 유로의 회사채를 찍었다.
유럽과 아시아의 기술 기업이 발행한 회사채는 각각 491억 달러, 330억 달러였다.
포티아 캐피털 매니지먼트의 미셸 코넬 대표는 채권으로 조달된 AI 자본 지출은 구조적 변화를 나타낸다며 빠른 기술적 구식화와 짧은 반도체 수명으로 기업들이 지속적으로 재투자를 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부 기업들은 부채가 증가하면서 AI 투자가 기대되는 수익으로 이어지지 못할 경우 재무제표가 유지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다.
로이터통신이 시가총액 10억 달러 이상 기업 1000곳 이상을 부석한 결과 부채 대비 EBITDA(법인세·이자·감가상각 전 영업이익) 비율 중간값은 9월 말 0.4로 2020년 부채 급증 기간의 2배 가까이 상승했다.
영업현금흐름 대비 부채 비율은 지난 2분기 5년간 최저치인 12.3%로 내렸다가 올해 하반기 회복 흐름을 보였다.
신용시장은 투자자들의 우려를 반영하기 시작했다. 오라클의 5년 신용부도스와프(CDS) 스프레드는 지난 두 달간 약 2배 상승한 142.48bps(베이시스 포인트)로 벌어졌으며 마이크로소프트의 CDS 스프레드도 지난 9월 말 20.5bps에서 최근 35bps로 올랐다.
인포 테크 리서치 그룹의 스콧 버클리 자문 연구원은 "나는 이 현상을 과열된 시장이 스스로 '주가를 크게 올리든가 아니면 물러나라'는 자기합리화적 내러티브를 만들어낸 결과로 보고 있다"며 "이는 하이퍼스케일러(hyperscalers, 대규모 클라우드 인프라를 구축하고 운영하는 기업)들의 운영 방식에서 영구적인 변화로 지속 가능하거나 반복할 수 있는 현상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mj72284@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