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는 물류·공급망 비효율성 등
'늦깎이 변신' 결실, 매수론 근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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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지난 수년 동종업계에서 홀로 냉대받은 브랜드 할인 소매업체 벌링턴스토어스(BURL)를 둘러싸고 저렴하게 매입할 기회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익은 경쟁사보다 빠르게 늘어나는데 가장 싸게 거래되고 그동안 부진 원인이던 매장·물류 효율성은 개선 중이다.
◆5년 홀로 '냉대'
지난 5년 벌링턴의 주가 성과를 경쟁사를 대폭 밑돈다. T.J맥스의 모회사인 TJX컴퍼니즈(TJX)는 5년 상승률이 133%, 로스스토어(ROST)는 55%인 반면 벌링턴은 17%에 불과하다. 소매업체에 투자하는 ETF인 XRT의 38%도 크게 하회한다. 연초 이후로는 나 홀로 하락세(1%)를 보인다. TJX는 연초 이후 30% 상승세다.

벌링턴의 주가가 장기간 부진했던 건 물류·공급망의 비효율성과 실행력 미흡에서 비롯된 측면이 크다. 소매업체 전체가 코로나19 사태발 비용 상승의 충격을 맞은 가운데 벌링턴은 경쟁사와 달리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혼란 속에서 고전했다. 업계의 모범 사례 TJX와 대조적인 모습을 보인다.
벌링턴은 그동안 물류·공급망 관리 측면에서 경쟁사에 뒤처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소매업계가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상품 조달망 경색과 관련 비용 급등 등으로 재고 공백을 겪은 가운데 TJX는 바이어팀의 전문성과 업계 인맥을 앞세워 상품을 선제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반면 벌링턴은 충분한 재고를 확보하는 데 애를 먹었다. 코로나19 사태 직전에 도입된 '재고축소 전략'이 화근이었다. 관련 전략의 도입 취지는 '빠른 재고 회전'이지만 이미 재고가 낮은 상태에서 물류 차질까지 겹친 탓에 상품을 제대로 팔지 못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예전부터 구식 지적을 받은 매장 전략도 배경이다. 벌링턴은 대형 매장 위주로 운영해 왔으나 임대료와 운영비 부담이 커지면서 효율성이 낮아졌다. 일찍이 소형 매장으로 전환한 경쟁사들에 비해 적응이 늦었다. 이런 구조는 재고 확보 부진과 악순환을 일으키며 인기 품목 전환의 지체를 유발했다.

고객층 구성이라는 구조적 이유도 있었다. 벌링턴은 저소득층에 집중하는 반면 TJX 고객의 소득층은 비교적 폭넓다. 소비자들의 지갑 사정 악화를 부른 인플레이션 현상은 벌링턴에 더 큰 타격을 줬다. 애초에 소득층이 비교적 넓은 TJX는 오히려 백화점 이탈 고객까지 흡수했다.
◆'늦깎이 변신' 결실
사방에서 뒤처진 것으로 보이는 벌링턴에 저점매수론이 나오는 것은 수년 전부터 착수했던 약점 극복의 노력이 결실을 보인다는 점을 배경에 둔다. 저수익 매장을 폐쇄하고 신규와 기존 매장 모두 소형화하며 물류센터 재정비에 나선 것이 이익률 개선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매장 크기는 종전보다 대폭 줄었다. 2020년 발표에 이어 2021년부터 속도를 낸 매장 소형화 전략은 대형 점포 폐쇄 혹은 신규 출점을 통한 이전, 현장 축소 방식으로 전개됐다. 그 결과 벌링턴 매장의 면적은 2019년 평균 4만7000평방피트였으나 현재 신규 매장 크기는 약 2만5000평방피트다. 단순 비교하면 45%나 줄어든 셈이다.
매장 면적 축소는 2가지 효과를 가져왔다. 첫째는 임대료·냉난방비·인건비가 면적에 비례해 줄었다. 둘째는 공간 생산성 향상이다. 매장 내 재고를 줄이면서도 더 작은 공간에서 같은 상품 종류를 진열할 수 있게 됐다. 매장이 작아도 동일한 쇼핑 경험을 낼 수 있었다. 평방피트당 매출이 증가했다.
▶②편에서 계속
bernard0202@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