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뉴스핌] 남정훈 기자 = "우리도 IBK기업은행처럼 다시 살아날 수 있습니다"
삼성화재는 23일 수원체육관에서 진에어 2025~2026 V-리그 남자부 3라운드 한국전력과 맞대결을 펼친다. 이 경기를 앞두고 삼성화재 벤치에는 변화의 바람이 불었다. 고준용 감독대행은 팀이 현재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지만, 여자부 IBK기업은행처럼 충분히 반등할 수 있다며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삼성화재는 최근 10연패라는 깊은 부진에 빠지며 큰 충격을 받았다. 결국 김상우 전 감독은 지난 19일 팀 성적에 대한 책임을 지고 자진 사퇴를 결정했다. 김 전 감독은 선수단 분위기 쇄신과 팀 재정비를 위해 물러나겠다는 뜻을 구단에 전달했고, 구단 역시 고심 끝에 그의 결정을 존중하기로 했다.

당분간 김 전 감독의 빈자리는 고준용 코치가 감독대행으로 메운다. 한국전력과의 이번 경기는 고 감독대행의 공식적인 데뷔전이기도 하다.
고 감독대행은 "너무 갑작스러운 상황이라 처음에는 걱정이 앞섰다. 감독대행을 맡아달라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부담이 컸다"면서도 "그래도 코치로서 해오던 일을 차분히 이어가며 선수들을 독려하려 했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아직 젊고, 선수들도 젊다. 선수들과 함께 뛰는 마음으로 소통하면서, 각자의 기량을 최대한 끌어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각오를 밝혔다.
고 감독대행은 삼성화재와 오랜 인연을 맺어온 인물이다. 2011년 삼성화재에서 선수 생활을 시작해 2023년까지 코트 위에서 팀과 함께했고, 은퇴 이후에는 곧바로 코치로 변신해 2023년부터 지도자 생활을 이어오고 있다. 구단 역사와 팀 문화를 누구보다 잘 아는 '산증인'인 그는 감독대행을 처음 제안받았을 당시를 떠올리며 "처음에는 너무 갑작스러워서 당황스러웠다. 그런데 주변에서 누구나 경험할 수 없는 좋은 기회라고 이야기해 줬고, 나 역시 하나의 값진 경험이라고 받아들이게 됐다"라고 털어놨다.
현재 삼성화재는 여전히 10연패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한 상황이다. 고 감독대행이 선수단에 가장 강조한 부분은 '두려움'을 내려놓는 것이다. 그는 "선수들에게 범실을 절대 무서워하지 말라고 했다. 블로킹에 걸리거나 실수가 나오더라도 자신 있게, 소신껏 플레이하다가 나오는 결과라면 괜찮다고 했다"라며 "연습 과정에서 선수들이 그런 모습을 보여줘 고맙게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또한 "지금 팀에는 내가 선수 시절 함께 뛰었던 선수들도 있다. 서로를 너무 잘 알기 때문에 선수들이 눈치를 보거나 위축되지는 않았다"라며 "우리 선수들도 충분히 IBK기업은행처럼 다시 살아날 수 있다고 믿는다"라고 반등에 대한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라인업 구성과 관련해서는 큰 변화를 주지 않을 계획임을 분명히 했다. 고 감독대행은 "선발 세터 정도를 제외하면 특별한 변화는 없다. 다른 포지션에는 큰 변화를 주지 않으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세터들도 훈련 분위기가 오히려 편해진 듯 잘해줬다. 고민이 많았지만, 미힐 아히(등록명 아히)와 호흡이 조금 더 잘 맞는 알시딥 싱 도산(등록명 도산지)을 선발 세터로 기용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김상우 전 감독이 남긴 말이 있었느냐는 질문에는 "특별한 이야기는 없었다. 다만 힘든 상황일 테니 잘 이겨내라는 말씀을 해주셨다"고 전했다.
wcn05002@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