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는 우리네 삶의 배경 음악
음유시인의 노래가 있어 살만한 세상
[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해지고 어둔 거리를 나 홀로 걸어가며는
눈물 처럼 젖어드는 슬픈 이별이
떠나간 그대 모습은 빛바랜 사진 속에서
애처롭게 웃음 짓는데
그 지나치는 시간 속에 우연히
스쳐가듯 만났던 그댄
이젠 돌아올 수 없는 길을 떠났네
허전함에 무너진 가슴
희미한 어둠을 뚫고 떠나는 새벽 기차는
허물어진 내 마음을 함께 실었네
낯설은 거리에 내려 또 다시 외로워지는
알 수 없는 내 마음이여
그 지나치는 시간 속에 우연히
스쳐가듯 만났던 그대
이젠 돌아올 수 없는 길을 떠났네
허전함에 무너진 가슴
희미한 어둠을 뚫고 떠나는 새벽기차는
허물어진 내 마음을 함께 실었네
낯설은 거리에 내려 또 다시 외로워지는
알 수 없는 내 마음이여
-'새벽 기차', 다섯손가락 이두헌 필사집 '우울한 날엔 어떤 옷을 입을까'(이은북) 중에서.
깊은 겨울밤 새벽 기차를 타고 어디론가 떠난 적이 있는가? 마치 '은하철도 999'의 한 장면처럼 몇몇 승객만 을씨년스레 자리를 채우고 있는…. 이대로 가다 보면 은하수 길을 따라 칙칙폭폭 어느 별에 내려줄 것 같은. 해가 떠오르려면 아직 멀었고, 덜컹거리는 기차 바퀴 소리만 나를 따라오는 그 겨울. 나는 지워지고 세상의 풍경만 남은 낯선 거리에 던져진 적이 있는가.
노래는 우리네 삶의 배경음악이다. 눈뜰 때부터 잠들 때까지 당신들의 등뒤로 늘 노래가 흐른다. '새벽 기차'의 이두헌은 그런 배경 음악을 만드는데 탁월한 재주가 있다. 비가 오는 수요일엔 빨간 장미를 떠오르게 만들고, 이층자리에 앉아서 커피를 마실 때면 금세라도 창밖으로 수녀 몇 분이 지나갈 것 같다. 조동진이나 한대수, 정태춘이 음유시인의 계보를 이어왔다면 이두헌도 그들의 뒤를 따르는 음유시인이다. oks34@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