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인공지능(AI) 붐의 다음 단계는 속도보다 '효율성'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AI 업계의 무게 중심이 이제는 연산 규모 확대 경쟁에서 비용·전력 효율을 얼마나 높이느냐를 두고 재편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전 페이스북 개인정보 보호 책임자였던 크리스 켈리는 23일(현지시각) CNBC '스쿼크박스'에 출연해 이같이 주장했다.
켈리는 "우리는 20와트 정도 전력만으로 뇌를 돌리는데, 지금 AI는 같은 '생각(추론)'을 하겠다고 기가와트급 전력 센터를 짓고 있다"며 현재 AI 인프라 구조의 비효율성을 꼬집었다.
그는 이어 "이처럼 과도한 전력과 비용을 줄이는 것이 앞으로 대형 AI 기업들이 가장 집중해야 할 과제 가운데 하나"라고 말했다.
켈리는 특히 데이터센터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가운데, 전력 소모를 줄이고 설비 투자 비용을 낮출 수 있는 기업이 장기적으로 AI 경쟁의 승자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장조사업체 S&P글로벌에 따르면 2025년 한 해에만 전 세계 데이터센터 인프라 인수·투자 규모가 610억 달러를 넘어선 것으로 집계된다.
오픈AI가 엔비디아, 오라클, 코어위브 등과 수년간 1조 4000억 달러 이상 규모의 AI 인프라 투자를 약속한 가운데, 엔비디아·오픈AI가 추진 중인 10기가와트급 데이터센터 프로젝트는 미국 800만 가구 연간 전력 사용량에 맞먹는 규모라는 점에서 전력망 부담 우려도 커지고 있다.
켈리는 지난해 중국 딥시크(DeepSeek)가 600만 달러가 채 안 되는 비용으로 오픈소스 대규모언어모델(LLM)을 내놓은 사례를 거론하며 "비용 효율이 뛰어난 오픈소스 모델, 특히 중국 업체들이 앞으로 더 부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엔비디아 H200 칩에 대한 수출을 승인한 이후 중국계 업체들이 "기본적인 연산 능력과 생성형·에이전트형 AI에 접근할 수 있는 길이 넓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켈리는 그만큼 중국 업체들이 저비용·고효율 모델을 앞세워 글로벌 AI 판도에 또 다른 변수로 떠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kwonjiun@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