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른 납기·가성비 소문에 K-방산 인기...정부도 수출 적극 지원"
[서울=뉴스핌] 정탁윤 기자 =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국내 방산업체들이 연말 잇단 대규모 수주 계약을 체결하며 주목받고 있다. 반도체, 자동차에 이어 한국의 '수출 효자'로 떠오른 K-방산업체들은 올해 역대급 실적을 기록한데 이어 내년에도 전망이 밝다. 수주 잔고만 조만간 100조원을 넘을 전망이다.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유럽 등 전 세계 시장에서 존재감이 미미했던 K-방산이 '수출 효자'가 된 배경엔 기술력과 가격 경쟁력, '자주 국방'에서 비롯된 정부 지원과 빠른 납기 등이 꼽힌다. 특히 지난 2022년 발발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K-방산 신드롬의촉매제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다.
◆ 한화에어로, 에스토니아와 4400억원 규모 천무 수출 계약
29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최근 에스토니아와 4400억원 규모의 다연장 유도무기 '천무'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K9 자주포 수출로 쌓은 신뢰를 바탕으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인 에스토니아 시장까지 확보한 것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번 수출계약을 교두보 삼아 노르웨이,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등 발틱 국가 및 북유럽 지역에 천무 솔루션을 본격적으로 선보이며 K9에 이은 '제2의 K방산 글로벌 베스트셀러'를 위한 수출시장 다변화를 꾀할 계획이다.
한화시스템은 최근 한미 연합작전을 총괄하는 핵심 지휘통제체계인 연합지휘통제체계(AKJCCS) 재구축 사업을 수주했다. 전시 작전통제권 전환을 앞둔 시점에서 국군 주도의 연합전술을 지원하는 최초의 AI 지휘체계가 될 것이란 기대다. 937억원 규모로, 사업은 2029년말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연합지휘통제체계는 한반도 전역에서 한미 연합작전에 대한 지휘·통제를 수행하는 핵심 체계로 2015년 처음 전력화됐다. 시스템 운영·보안 이슈가 지속 제기되고, 전작권 전환과 연합 지휘구조 변화에 따른 기술 고도화 필요성이 높아지면서 단순 성능개선이 아닌 체계 전면 재개발이 결정됐다.
◆ "빠른 납기·가성비 소문에 K-방산 인기...정부도 수출 적극 지원"
LIG넥스원은 지난 24일 방위사업청과 한국형 전자전기(Block-I) 체계개발 사업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계약금액은 1조5593억원으로, 이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의 47.59%에 해당하는 규모다.
이 사업은 항공기에 임무장비를 탑재해 주변국 위협신호를 수집·분석하고 전시에 전자공격(Jamming)을 통해 적의 방공망과 무선지휘통신체계를 마비·교란하는 대형 특수임무기를 개발하는 사업이다. 전자전기는 적 항공기와 지상 레이더 등 전자장비를 무력화하고 통신체계까지 마비시킬 수 있어 현대 전장에 필수 장비로 꼽힌다. 현재 전자전 항공기 기술을 독자적으로 확보한 국가는 미국·중국·러시아 등 3개국에 불과하다.
KAI는 최근 영국 에어버스와 A350-900·1000 모델의 주익 날개 주요 뼈대인 윙립(Wing Rib) 추가 공급 계약을 5033억원 규모로 체결했다. 계약 기간은 2032년 2월부터 2034년 9월까지다.
연말 잇단 대규모 수주 계약으로 K-방산업체들의 수주 잔고는 100조원을 넘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3분기말 기준으로 한화에어로가 30조원 규모, KAI와 LIG넥스원이 각각 26조원, 23조원 규모다. 현대로템은 3분기말 기준 방산 부문에서 10조원이 넘는 수주를 기록중이다.
방산업계 한 관계자는 "유럽과 중동 등 주요 무기 구매국가를 중심으로 빠른 납기와 가성비가 좋다는 인식이 퍼지며 K-방산 업체들이 주목을 받고 있다"며 "정부도 세계 4강을 목표로 수출 지원과 컨트롤타워 조성에 나서는 만큼 당분간 분위기는 괜찮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tack@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