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스위스 군 총사령관이 지난 27일(현지 시간) "중립은 무기로 방어할 수 있을 때만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스위스는 1815년 나폴레옹 전쟁 이후 유럽 평화 체제 구축을 위해 열린 오스트리아 '빈 회의'에서 국제법적인 '영세중립국' 지위를 얻어 200년 넘게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글로벌 안보가 크게 위협을 받는 지금같은 현실에서는 중립국이라는 문패가 국가 안전을 보장하지 못한다고 경종을 울린 것이다.

토마스 쥐슬리 스위스 군 총사령관은 이날자로 발행된 일간 노이에취르허차이퉁(NZZ)과의 인터뷰에서 "중립이 (국가 안전) 보호를 제공한다는 잘못된 믿음이 있다"며 "(그런 믿음은) 역사적으로 부정확하며 무장하지 않은 채 중립을 유지했던 여러 나라들이 전쟁에 휘말린 사례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유럽을 불안정하게 만들려는 러시아의 시도에도 불구하고 (스위스 국민들 사이에는) 군에 대한 인식이 바뀌지 않았다"며 그 이유로 분쟁 지역과의 먼 거리, 최근 전쟁을 겪지 않은 경험, 중립에 대한 잘못된 믿음 등을 들었다.
스위스는 현재 국내총생산(GDP)의 0.7% 정도를 국방비로 사용하고 있으며 오는 2032년까지 1% 수준까지 점진적으로 인상한다는 게획을 추진하고 있다.
이같은 국방비 증액을 통해 노후 전투기를 5세대 첨단 스텔스 전투기인 F-35A로 교체하고 포병 등 지상전투체계도 현대화하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로이터 통신은 "스위스의 국방비 지출 약속은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국가들이 합의한 5% 수준에 한참 못 미치는 수치"라고 말했다.
쥐슬리 총사령관은 "이러한 속도라면 2050년이 돼서야 우리 군이 방어준비태세를 갖추게 될 것"이라며 "현재의 위협을 고려하면 이는 너무 늦다"라고 말했다.
그는 "정말 고통스러운 일은 실제 비상사태가 발생할 경우 전체 병력 중 단 3분의 1만이 완전히 무장된 상태일 것이라는 점을 아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핵심 인프라에 대한 '비국가 행위자'의 공격이나 사이버 공격에는 대비하고 있지만 다른 국가와의 전면적 공격이나 (탄도미사일 같은) 원거리 위협을 막아낼 능력은 없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