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송기욱 기자 = NH투자증권은 엔비디아에 대해 그간 시장을 짓눌러온 중국향 제품 판매 규제와 AI(인공지능) 추론 영역 경쟁 심화 우려가 점차 해소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실적 추정치 상향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으며, 2026년을 기점으로 새로운 성장 모멘텀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판단이다.
고민성 NH투자증권 연구원은 30일 보고서를 통해 "AI 투자가 여전히 확대되는 환경에서 엔비디아를 둘러싼 핵심 불확실성이 완화되고 있다"며 "중국향 수출 재개 가능성과 추론 영역 경쟁력 보완이 동시에 작용하면서 2026년에는 연중 실적 모멘텀이 강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리포트에 따르면 가장 큰 변화는 중국 수출 규제 완화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대한 H200 칩 수출을 허용하는 조치를 발표하면서, 그동안 실적 가이던스에서 제외돼 있던 중국 매출이 다시 반영될 여지가 생겼다는 평가다. 판매 대금의 25%를 미국 정부에 수수료로 납부해야 하고 중국 정부의 최종 허가가 남아 있다는 제약은 존재하지만, 엔비디아가 보수적으로 중국 매출을 배제해 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판매 재개 시 실적 추정치 상향은 불가피하다는 판단이다. NH투자증권은 H200 공급이 2026년 2월 시작되고, 초도 물량은 4만~8만 개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AI 추론 영역에서의 경쟁 심화 우려도 완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엔비디아는 지난해 12월 24일 구글 TPU 개발자 출신들이 설립한 AI 가속기 스타트업 Groq의 핵심 자산을 약 200억달러에 인수하는 계약을 진행했다. 이는 학습 중심의 GPU 경쟁력을 넘어 추론 영역까지 주도권을 확대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Groq의 언어처리장치(LPU) 기술을 성공적으로 내재화할 경우, 추론 시장에서도 점유율 확대가 가능하다는 평가다.
NH투자증권은 엔비디아가 'Physical AI' 기업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점을 중장기 투자 포인트로 제시했다. Physical AI는 자율주행과 로봇처럼 AI가 물리적 환경에서 직접 작동하는 영역으로, 미국 정부가 2026년 관련 산업에 대한 지원을 확대할 계획인 점이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봤다. 엔비디아는 자율주행·로봇 개발을 지원하는 솔루션과 전용 칩을 보유하고 있어 정책 수혜를 직접적으로 받을 수 있는 위치에 있다는 평가다.
실제로 엔비디아는 CES 2025에서 월드 파운데이션 모델 'Cosmos'를 공개했고, Physical AI 전용 칩 'Jetson Thor'를 공식 출하해 보스턴 다이내믹스와 Figure AI 등 글로벌 로봇 기업들에 공급하고 있다. NH투자증권은 CES 2026에서 Jetson Thor를 탑재하고 범용 모델 'Project GR00T'을 통해 학습한 로봇들이 실제 환경에서 보여줄 추론 능력과 복합 작업 수행 성과가 향후 주가의 주요 관전 포인트가 될 것으로 분석했다.
고민성 연구원은 "중국 수출 재개, 추론 경쟁력 보완, Physical AI 확장이라는 세 가지 축이 맞물리며 엔비디아의 성장 경로가 다시 열리고 있다"며 "2026년을 전후로 실적과 밸류에이션 재평가 가능성을 동시에 기대해볼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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