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어플 면허 없어도 이용 가능
업체에 면허 확인 의무 없어 문제
[세종=뉴스핌] 나병주 인턴기자 = 전동킥보드는 법적으로 면허가 있어야 운행할 수 있지만, 현장에서는 면허 확인 절차가 사실상 작동하지 않고 있다. 회원가입만 하면 누구나 손쉽게 이용할 수 있는 구조 속에서 미성년자와 무면허 이용이 방치되며, '무면허 킥보드'가 일상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 법은 있으나 실효성은 없다…무면허 운전 방치하는 공유 킥보드
1일 '도로교통법 제43조'에 따르면 전동킥보드를 포함한 개인형 이동장치 운행에는 원동기장치자전거 면허가 필수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이 규정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
전동킥보드 공유 애플리케이션 대부분은 가입 과정에서 '면허 필수' 문구를 안내하지만, 실제 이용 단계에서는 면허 확인 절차 없이 곧바로 대여가 가능하다. 기자가 직접 이용해 본 결과, 면허를 등록하지 않아도 전동킥보드 이용에는 아무런 제약이 없었고, 면허 등록은 사후 선택 사항에 불과했다.
국내 주요 전동킥보드 공유업체 3곳에 문의한 결과 예상대로 "원칙적으로는 면허가 필요하지만, 이용 자체를 제한하지는 않는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사고가 발생할 경우 이용자 개인 책임이라는 전제를 내세워 면허 확인 의무는 두지 않고 있다는 설명이다.
A사는 "법에 따라 면허 소지자만 운행해야 한다는 점을 안내하고는 있지만, 면허 등록을 강제할 의무는 없다"고 밝혔고, B사 역시 "무면허 탑승 시 발생할 수 있는 불이익만 고지하고 있다"고 답했다. 타인의 면허를 등록해도 이를 제대로 걸러내지 못하는 등 시스템의 허술함도 문제로 지적된다.
이 같은 관리 공백의 근본 원인으로는 전동킥보드 대여업이 '자유업종'으로 분류돼 있다는 점이 꼽힌다. 명확한 규제 근거가 없어 사실상 업계 자율에 맡겨진 구조 속에서 면허 의무화 취지는 현장에서 무력화되고 있다.
◆ 낮은 처벌 수위·단속 한계…현장 "막기 어렵다"
면허 제도조차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상황에서 다른 안전수칙이 지켜질 것이라는 기대는 어렵다. 실제 도로에서는 헬멧 미착용, 2인 이상 탑승, 인도 주행 등 위반 사례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현행법상 무면허 운전 범칙금은 10만원, 2인 이상 탑승은 4만원, 헬멧 미착용은 2만원이다. 반복 위반에 대한 가중처벌 규정이 없고, 여러 위반을 동시에 해도 한 가지 위반만 처벌되는 구조여서 억제 효과가 미미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부 학생들 사이에서는 "10만원만 들고 다니다가 걸리면 내면 된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처벌이 가볍게 인식되고 있다.

단속 현장의 어려움도 크다. 경찰 A 씨는 "무면허나 헬멧 미착용은 흔하지만 인력 부족으로 상시 단속이 어렵고, 추격 과정에서 2차 사고 위험도 커 적극적인 단속이 쉽지 않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번호판이 없는 구조 역시 문제다. 대부분의 전동킥보드는 번호판 부착 의무가 없어, 위반 행위를 목격해도 사후 추적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CCTV나 블랙박스 영상이 남아도 특정 이용자를 확인하지 못해 처벌로 이어지지 않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
곽대경 동국대학교 경찰사법대학 교수는 "전동킥보드 사고가 지속적으로 발생하며 위험 수위가 높아졌지만, 현재는 사실상 방치 상태에 가깝다"며 "경찰이 효율적으로 단속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와 관리 체계를 서둘러 정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lahbj11@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