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 기반 영업, 내부 지원, 계열 거래…1위 기업의 구조적 취약성
경찰 수사와 공정위 제재, 대법원 판단까지 이어지는 중대 기로
자본과 시스템으로 커진 급식 시장, 이제는 공정성이 시험대
[서울=뉴스핌] 조민교 기자 = 급식·식자재 유통 1위 기업 CJ프레시웨이가 사법·규제 리스크에 연달아 휘말리며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경찰 수사와 공정거래위원회 제재, 대법원 판단까지 이어지는 상황이 이어지는 가운데 CJ프레시웨이가 성장해 온 방식 자체가 리스크의 원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는 최근 CJ프레시웨이에 대해 입건 전 조사(내사)에 착수했다. CJ프레시웨이는 거래처에 고가 상품권을 대량으로 뿌렸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경찰은 이것이 단순한 판촉이 아니라 '납품 계약을 따내기 위한 리베이트'였는지를 들여다보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이 상품권이 회계상 '기부금'으로 처리됐을 가능성이다. 앞서 한 보도에 따르면 CJ프레시웨이는 계약 제안서나 내부 문건에 "납품을 조건으로 일정 비율을 기부한다"는 내용을 포함시켰고 지난해 하반기에만 30곳 넘는 거래처에 7억 원어치 상품권이 나간 정황이 확인됐다. CJ프레시웨이는 "업계 관행"이라는 해명으로 선을 그었지만, 이는 오히려 위법 소지를 자인한 해명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와 별개로 CJ프레시웨이는 공정거래위원회와도 소송전을 벌이고 있다. 공정위는 CJ프레시웨이가 자회사 '프레시원'을 부당하게 지원했다며 시정명령과 167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CJ프레시웨이는 여기에 불복해 소송을 냈지만 고등법원에서 패소했고, 최근 대법원에 상고했다. 대법원에서도 고등법원과 마찬가지로 형이 확정될 경우 CJ프레시웨이는 막대한 과징금을 물어야 한다.
프레시원은 CJ프레시웨이가 2011년 지역 식자재 시장에 들어가기 위해 중소업체들과 만든 합작회사다. 겉으로는 중소업체 회사였지만 실제로는 CJ프레시웨이가 인력 221명을 보내고 300억 원 넘는 인건비를 대신 내주며 사실상 자기 회사처럼 운영해 왔다는게 공정위의 시각이다. 공정위는 이를 경쟁 질서를 깨는 불공정 지원이라고 봤다.
이 두 사건은 상황은 다르지만 같은 구조에서 나온 문제다. 급식·식자재 산업은 가격만으로 승부하기 어렵다. 계약 하나가 수십억 원짜리 매출이 되다 보니 업체들은 거래처와의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각종 혜택을 제공해 왔다. 상품권, 판촉, 지원, 기부 같은 것들이 업계에선 오래된 관행이었다. 그런데 이 관행이 회계와 법의 잣대로 보면 리베이트나 부당지원으로 바뀌는 순간 문제가 된다.

급식·식자재 시장은 한화(아워홈), 삼성웰스토리, 현대그린푸드, CJ프레시웨이 중심의 '4강 체제'로 재편되며 경쟁 강도가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최근 몇 년 사이 단체급식 신규 입찰 시장 규모가 두 배 가까이 커졌고 한화 편입 이후 아워홈이 담당해온 일부 범LG 계열 물량이 경쟁 입찰로 풀릴 가능성까지 거론되면서 업계 전반의 긴장감도 커지는 분위기다.
동시에 이 시장은 단순한 식자재 납품을 넘어 물류·가공·급식 운영을 묶은 '플랫폼형 사업'으로 진화하고 있다. 이런 구조에서는 계열사 간 거래, 내부 지원, 비용 구조가 곧 경쟁력이 되지만 그만큼 공정성·투명성에 대한 규제 리스크도 함께 커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장 1위인 CJ프레시웨이는 전국 단위 물류망과 대량 구매력을 바탕으로 한 원가 경쟁력, 급식·식자재·가공을 묶은 통합 운영 구조, 그룹 계열사와의 안정적인 물량을 기반으로 빠르게 규모의 경제를 구축해 왔다. 급식 사업이 '점포 경쟁'에서 '플랫폼 경쟁'으로 바뀌는 과정에서 CJ프레시웨이는 가장 먼저 이 구조를 완성한 사업자라는 평가도 받는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쌓여온 계열사 간 지원, 인력·비용 전가, 관계 유지를 위한 각종 비용과 회색지대 거래가 최근 공정위 제재와 경찰 수사로 한꺼번에 드러나고 있다.
업계에서는 CJ프레시웨이 사례가 단순한 개별 기업 리스크를 넘어 급식 산업이 '자본·시스템 중심 산업'으로 바뀌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구조적 시험대라는 해석도 나온다. 산업이 커지고 정교해질수록 효율만큼이나 공정성과 투명성에 대한 규제의 잣대도 동시에 높아질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향후 CJ프레시웨이의 법적·경영적 대응이 업계 전반의 기준선이 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mkyo@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