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부 사퇴론·비대위 구성 제기 가능성
겹악재 고심 민주당 정국 주도권 반사익
[서울=뉴스핌] 이재창 정치전문기자 =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의 한동훈 전 대표 제명이 엄청난 정치적 후폭풍을 몰고 올 것으로 보인다. 당장 친한(친한동)계가 강력 반발하면서 당이 심각한 내홍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 장동혁 대표 사퇴와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요구도 분출할 수 있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화합은커녕 적전 분열 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한 전 대표는 14일 제명 결정에 "국민과 함께 민주주의를 지키겠다"고 했다. 물러서지 않고 정면 대응하겠다는 것이다. 한 전 대표는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 등 법적 대응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법적 논쟁으로 비화돼 이번 사태가 장기화하면 그렇지 않아도 어려운 지방선거에도 엄청난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한 전 대표 제명 후폭풍은 모든 정국 현안을 집어삼키는 블랙홀이 될 개연성이 다분하다. 더불어민주당의 김병기 제명 파동과 강선우 의원 측의 1억 원 수수 의혹 등 여권의 겹악재도 단숨에 덮어버릴 수 있다. 민주당으로서는 예상치 못한 반사이익을 챙기게 됐다. 국민의힘의 지지율이 급락할 수도 있다. 정국 주도권은 자연스럽게 여당에 넘어갈 가능성이 높다.
한 전 대표에 대한 제명 처분은 당초 예상을 뛰어넘는 것이다. 당초 당 안팎에서는 당원권 1년 이상의 징계를 결정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됐다. 제명은 당에서 쫓아내는 최고 중징계다. 당을 같이할 수 없다는 핵심 지도부의 판단이 작용했을 것이라는 시각이 다수다.
장 대표가 당내 반발에도 한 전 대표 징계를 밀어붙인 것으로 보인다. 당 원로 등 여러 인사가 한 전 대표를 무리하게 징계할 경우 당이 내홍을 넘어 존폐 위기에 처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전했지만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이다. 결국 차기 대선을 겨냥한 잠재적 정적 제거의 성격이 강하다.
당장 친한계는 강력 반발했다. 경기 이천이 지역구인 3선의 송석준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대통령에 대한 구형은 재판을 통해 최종 판결이 이루어지겠지만 한동훈 전 대표 제명 처분은 최종 결정으로 가히 당내 민주주의의 사망이라 아니할 수 없을 것"이라며 "절대 좌시하지 않겠다"고 했다.
송 의원은 "이런 상황이 왜 발생했는지 당 지도부는 분명하게 소명하고 이 심각한 사태에 대해 끝까지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정훈 의원은 "윤 어게인 세력을 앞세워 정당사에 남을 최악의 비민주적 결정을 내린 장동혁 대표는 최고위에서 이 의결을 뒤집어야 한다"고 압박했고, 정성국 의원은 "당을 살리고 보수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끝까지 싸우겠다"고 했다.
우재준 최고위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번 징계는 정당성이라 부를 만한 요소를 전혀 갖추지 못했다. 그럼에도 한동훈 대표를 제명한 이유는 결국 탄핵 찬성에 대한 보복"이라며 "도대체 우리 당이 어쩌다 이 지경까지 망가졌느냐"고 했다.
중도파인 권영진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에서 "12.3 비상계엄 소식을 들었을 때처럼, 뒤통수를 맞은 느낌"이라면서 "완전히 막가파로, 당내 민주주의를 짓밟는 '한밤중 쿠데타'와도 같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요구하며 당 쇄신을 주장해온 당내 소장파도 이날 회동을 갖고 대응책을 논의한다. 윤리위 제명 조치를 비판하는 성명이 나올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이번 한 전 대표 제명에 따른 내홍으로 국민의힘의 지지율이 급락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그렇지 않아도 바닥권에 머물러 있는 지지율이 추가 하락할 경우 지방선거 참패 우려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자연스럽게 지도부 책임론이 제기될 수 있다.
이는 지도부 교체론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장동혁 대표 등 지도부에 대한 사퇴 요구가 뒤따를 개연성이 다분하다. 당 안팎에서는 지난해 말부터 2월 비대위 체제 가능성이 거론돼 왔다. 이번 한 전 대표 제명 조치를 계기로 이런 목소리가 현실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국민의힘의 내홍은 향후 정국에도 엄청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민주당의 겹악재는 묻힐 가능성이 높다. 민주당은 제명 처분을 받은 김병기 전 원내대표의 버티기로 노심초사하는 상황이었다. 탈당한 강선우 의원 측의 1억 원 수수 의혹도 여론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변수였다. 기대치 않은 반사이익이다.
정국 주도권은 민주당이 쥐게 된 형국이다. 야당의 내홍으로 단번에 수세 국면에서 공세 국면으로 전환할 수 있게 됐다. 한 전 대표 제명은 파문이 어디로 향할지 예단키 어려운 정국 최대 변수가 됐다.
leejc@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