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육비 미지급 문제 여전…정부 방안도 실효성 떨어져
"형사처벌·선지급 제도도 무의미…빠져나갈 구멍 많아"
[서울=뉴스핌] 고다연 기자 = 양육비를 미지급한 부모 신상을 공개하는 온라인 사이트 '배드파더스'가 돌아왔다. 2024년 운영자가 명예훼손 유죄 판결을 받고 사이트를 폐쇄했다가, 올들어 양육비 미지급 부모 신상을 다시 공개하고 있다.
30일 뉴스핌 취재 결과 지난 26일 개설된 '양육비해결하는 사람들(양해들·전 배드파더스)' 사이트에서 양육비를 미지급한 부모 사진과 이름, 나이, 거주지 등을 공개하고 있다. 신상 공개 전에는 양육비 미지급 서류를 확인하고 미지급자에게 해결 의사를 묻는 '사전 통보'를 한다. 일주일이 지나도 해결 의사가 보이지 않으면 신상을 공개한다.

'양해들'에서 제보 전달을 맡고 있다는 구본창 배드파더스 대표는 "지금까지 들어온 제보가 500건 이상"이라며 "시의원, 약사, 대기업 재직자 등도 있었는데 사전 통보하니까 (공개 전에) 금방 해결했다"고 말했다.
구 대표는 앞서 배드파더스를 운영하면서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됐다. 구 대표는 2024년 대법원에서 벌금 100만원 선고 유예 판결을 받고 사이트를 폐쇄했다.
구 대표가 신상 공개를 재개한 이유는 양육비 미지급 문제가 계속된다는 데 있다. 양육비 문제로 힘들어하던 싱글맘이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는 보도도 이어지고 있다.
정부가 양육비 미지급 문제 해결을 위해 방안을 내놨지만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점도 구 대표가 다시 나선 배경이다. 성평등가족부는 2021년 처음으로 양육비 채무자 2명 신상을 공개했다. 현재도 사이트에 약 250명 신상이 공개돼 있다. 다만 사진 공개 없이 성명과 나이, 주소, 채무액 등만 공개한다. 2021년 양육비 이행법이 개정되면서 미이행시 형사처벌도 받을 수 있다.
정부는 지난해 7월부터는 '양육비 선지급제'를 운영 중이다. 양육자가 양육비를 받지 못하는 경우 국가가 먼저 아이 1명당 월 최대 20만원을 지급한 뒤 양육비 채무자에게 추후 회수하는 제도다. 성평등가족부와 양육비이행관리원은 지난 19일부터 4973건을 대상으로 77억3000만원 회수 절차를 시작했다.
다만 양육비 선지급제도 지원을 받으려면 소득 기준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신청인가구 소득인정액이 기준 중위소득 150% 이하 등이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최근 '소득 요건'을 폐지하는 내용이 포함된 개정안을 발의하는 등 제도 보완을 위한 움직임도 보인다.
구 대표는 신상 공개는 사진이 없으면 무의미하고 선지급제 역시 예산과 인원이 한정돼 있다고 지적했다. 법원까지 가도 처벌을 받고 양육비는 미지급하는 경우가 많다는 게 구 대표 주장이다.

구 대표는 "양육비 관련해 지난 4~5년간 활동했지만 변한 게 없다"며 "핵심은 현행법에서 양육비 미지급자들이 간단하게 빠져나갈 방법이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는 정부가 양육비 지급 미행자에게 더 강한 제재를 내리는 등 보완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허민숙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현재 양육비 이행 제도의 가장 큰 문제는 소송을 해야만 한다는 점"이라며 "해외의 경우에는 못 받았다는 사실만으로도 (미이행자에게) 제재가 가해진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소송 같은 경우는 생계활동 등을 이유로 포기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허 입법조사관은 이어 "사진을 포함한 신상을 공개할 것이라는 사실만으로도 양육비 회수율이 높아지는데 민간에서 증명한 방식을 왜 정부가 채택하지 않느냐는 얘기가 나올 수 있다"며 "(현재보다 미이행자들에 대한) 더 강력한 제재를 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gdy10@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