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김범주 기자 = 공정거래위원회는 김준기 DB그룹 회장이 계열사 현황을 제출하면서 동곡사회복지재단과 그 산하 15개 회사를 고의로 누락한 사실을 적발하고,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다고 8일 밝혔다. 동곡사회복지재단은 사회복지시설에 대한 지원 등 공익사업을 목적으로 1990년 설립됐다.
공정위는 해당 재단과 회사들이 형식상 독립됐을 뿐, 실질적으로는 총수(동일인) 일가의 지배력 아래 운영돼 왔다고 판단했다. 누락된 15개사는 삼동흥산, 빌텍, 뉴런엔지니어링, 탑서브, 코메랜드(구 삼동랜드), 상록철강, 평창시티버스, 강원흥업, 강원일보, 강원여객자동차, 동구농원, 양양시티버스, 대지영농, 동철포장, 구미자원이다.

공정위에 따르면 동곡사회복지재단 및 재단회사들은 1999년 그룹 계열에서 제외된 이후에도 최소 2010년대부터 DB그룹 주요 계열사의 경영권 유지와 지분 방어에 동원됐다. 2016년 1월에는 '재단 협력회사 운영담당'(회장)이라는 직책을 신설해 전현직 임원을 배치, 재단회사를 체계적으로 관리해 온 것으로 조사됐다.
재단회사들은 총수일가가 필요할 때마다 자금 조달, 지분 확보, 경영권 방어 등에 수시로 동원됐다는 정황도 포착됐다. 재무규모가 가장 큰 계열사이지만, 지분율이 낮은 DB하이텍의 경영권을 방어하기 위해 재단회사를 자금조달 창구로 활용했다는 정황이다.
일부 재단회사는 2010년 DB하이텍의 재무 개선을 위해 DB캐피탈 등으로부터 대출을 받아 DB하이텍의 부동산을 매입하거나, DB에 대한 경영권 공격이 있던 2023년 재단회사들이 무리한 금액을 차입해 DB아이엔씨, DB하이텍의 지분을 취득하고자 했던 정황도 파악됐다.
또 2021년 김 회장이 한 재단회사로부터 220억원을 빌린 뒤, 1년 후 재단 회사가 상환받은 직후 같은 금액으로 DB하이텍 지분 취득에 사용된 사례도 확인됐다.
DB그룹 내부 문서 다수에는 재단회사들을 DB의 계열사로 내부 관리하면서도 동시에 외부에 드러날 것을 우려, 이를 은폐하려 한 정황도 나타났다.
DB 측이 작성한 '그룹사 전국 부동산 사용 현황', '그룹 전국 건물 현황'(대외비), '그룹사 임원 명단' 등의 수년간의 각종 문서에는 소속회사 뿐 아니라 재단회사들(삼동흥산, 빌텍, 강원일보, 강원흥업, 강원여객자동차)의 정보도 포함됐다.
공정위 관계자는 "부당지원 등에 대한 법적·사회적 감시에서 벗어나 재단회사들을 총수일가의 지배력 유지 및 사익을 위해 활용한 사례"라며 "총수 모르게 이 같은 (불법) 사안들을 계획하고 실행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wideopen@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