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일본 자민당이 8일 치러진 중의원 선거(총선)에서 창당 이후 최대 의석을 확보하며 압승을 거둔 가운데, 진보 성향 언론이 다카이치 사나에 내각의 일방적 국정 운영을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카이치 총리가 이끄는 집권 자민당은 이번 선거에서 전체 465석 가운데 3분의 2를 넘는 316석을 확보했다. 기존 198석에서 약 60% 늘어난 규모로, 이른바 '전쟁 가능한 국가'로의 개헌 추진이 가능한 의석 수다.

아사히신문은 9일 사설에서 "강한 우파 색채의 다카이치 정권에 '중도'를 내세워 맞선 중도개혁연합은 의석이 절반 이하로 줄어드는 참패를 기록했다"며 "중의원에서 여야 세력이 크게 역전되면서 총리는 '국론을 양분할 정책' 실현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신문은 또 "선거 승리가 곧 유권자의 '백지위임(무엇을 해도 좋다는 허락)'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총리가 정책 내용에 대한 구체적 설명을 계속 피해온 점을 고려하면 더욱 그렇다. 국론이 양분되지 않도록 세심한 합의 형성에 힘쓰는 것이 국가 지도자의 책무이며, '수의 힘'으로 밀어붙일 경우 사회 분열만 심화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총리가 유권자에게 충분한 판단 자료를 제시했다고 보기도 어렵다"며 "'중요한 정책 전환'의 찬반을 묻겠다고 하면서도 내용은 끝내 모호했다. 소비세 감세를 2026년도 내 실현하겠다는 의향을 밝혔지만 유세에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고, 방위비 증액과 스파이방지법 역시 마찬가지였다. NHK 당수 토론을 지병 악화를 이유로 결석한 뒤에도 대체 기회를 마련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자민당 공약과 일본유신회와의 연정 합의에 안보 3문서 연내 개정, 무기 수출 규제 철폐, 스파이방지법 제정, 국기 훼손죄 신설, 옛 군 계급 호칭 부활, 군수공장 일부 국유화 등 전후 80년 국가 체제를 근본적으로 바꿀 '개혁'이 포함돼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중의원에서 개헌 발의에 필요한 3분의 2 의석을 확보한 만큼 개헌 추진이 강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아사히신문은 "국론 분열을 부를 사안들인 만큼, 결론을 정해 놓고 밀어붙여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마이니치신문도 이날 사설에서 "개별 정책 논쟁보다 인기 투표 구도로 선거를 치러 '돌풍'을 일으키는 데는 성공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중의원에서는 여당이 주도권을 쥐었지만 참의원(상원)은 과반에 못 미치는 '트위스트' 상황"이라며 "독단에 빠질 경우 기대는 곧 실망으로 바뀔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임 총리인 이시바 시게루도 산인추오TV 인터뷰에서 "신임은 백지위임과는 다르다"고 밝혔다. 그는 "중요한 것은 국정 운영의 실적에 대한 평가"라며 "급작스러운 해산으로 당내 정책 논의도 충분히 이뤄지지 못했다"고 말했다. 특히 소비세 감세의 대체 재원이나 '비핵삼원칙', '무기수출삼원칙' 등에 대한 논의가 깊어지지 않은 채 선거에 돌입했다고 지적했다.
보수 성향 요미우리신문은 "이번 압승은 다카이치 총리에 대한 '기대치'에 불과하다"며 "그 기대가 식지 않도록 거만해지지 말고 정권 운영에 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wonjc6@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