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인 대상 취업 허가 건수도 급증
무비자 입국 가능해 잦은 이직하는 중앙아시아 노동자 선호도 낮아져
[방콕=뉴스핌] 홍우리 특파원 = 인구 구조 변화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러시아가 수십 년 만에 최악의 인력 부족을 겪고 있다며, 북한과 인도가 러시아의 노동력 공백을 메워주고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10일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러시아는 2030년까지 약 1100만 명의 노동자가 추가로 필요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현재 러시아의 전체 경제활동인구는 약 7200만~7500만 명 수준으로, 1100만 명이 부족하다는 것은 전체 일자리의 7~8개 중 1개가 비어 있다는 의미다.
러시아는 만성적으로 노동력 부족에 시달려 왔다. 1991년 소련 붕괴 이후 경제 혼란이 가중된 가운데 생활고로 인해 출산율이 급감했고, 그 영향으로 인구의 약 4분의 1이 은퇴 연령에 임박했다. 또한, 넓은 국토 면적 대비 적은 인구와 도시 집중화, 노동집약적인 공장 운영 방식 등도 영향을 미쳤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이미 심각한 노동력 부족 문제를 더욱 악화시켰다. 약 30만~50만 명 수준의 전쟁 직접 동원 외에도 50만~80만 명에 달하는 러시아의 노동 가능 연령층이 전쟁에 반대하거나 징집을 피해 러시아를 떠났고, 전쟁 공포와 루블화 가치 하락으로 이주 노동자 사이에 러시아 기피 현상이 뚜렷해졌기 때문이다.
러시아 최대 광산 기업으로 최고 수준의 임금을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MMC 노릴스크 니켈은 시베리아 지역에서 인력난을 겪고 있다. 1년 전에는 전체 인력의 약 10%, 1만 명의 인력이 부족했고, 현재도 수천 명의 추가 채용이 필요한 상황이다.
MMC 노릴스크 니켈은 블룸버그에 보낸 이메일에서 "숙련공 부족은 러시아 산업 전체가 직면한 주요 과제 중 하나"라고 밝혔다.
아크 바르스 조선소는 1500~2000명의 일손 부족으로 현재 조선소 가동률이 절반 수준에 그치고 있다고 전했다.

블룸버그는 세계 최저 수준의 실업률(약 2%)을 보이고 있는 러시아 경제는 해외에서 새로운 노동력을 유치해야만 성장이 더뎌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며, 북한과의 관계 심화를 활용해 노동력 공백을 메우고자 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2017년 유엔(UN)의 북한 노동자 해외 취업 금지 이후 감소했던 북한 인력의 러시아 유입은 2022년 이후 다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많은 북한 노동자들이 학생 비자로 러시아에 입국하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 외무부 자료에 따르면, 2024년 약 9000명이 학생 비자로 러시아에 입국한 것으로 나타났다.
리아 노보스티 통신은 부동산 개발 기업인 에스카드라의 추산을 인용, 2025년 말 기준 러시아 건설 현장에 투입된 북한 노동자 수가 약 5만 명에 달할 것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러시아 인력 중개 업체들은 더욱 광범위한 인력 확보에 나서며 인도에 주목하고 있다. 인력 송출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지난해 12월 인도 방문 당시 주요 의제 중 하나였으며, 양국 관계자들은 임시 노동 이주 절차 간소화를 목표로 하는 협정에 서명했다고 블룸버그는 짚었다.
러시아가 인도인에게 발급한 취업 허가 건수는 2021년 약 5000건에서 지난해 5만 6000건 이상으로 급증했다.
러시아 내무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외국인에 발급된 전체 취업 허가 건수는 24만 건을 넘어설 것으로 추산된다. 2017년 이후 최고치로, 외국인 노동자 증가의 상당 부분이 인도와 방글라데시, 스리랑카 등 출신인 것으로 나타났다.
모스크바에 본사를 둔 인력 중개업체 인트루드의 운영 책임자인 엘레나 벨랴예바는 "러시아 노동 시장에 진정한 지각 변동이 일어나고 있다"며 "인력난에 직면한 러시아 기업들은 이제 비자와 계약으로 엮인 노동자들을 유치하는 데 더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중앙아시아처럼 무비자 지역에서 온 이주민들은 고용주를 수시로 바꿀 가능성이 훨씬 더 높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무비자 혜택을 이용해 조건에 따라 수시로 직장을 옮기는 중앙아시아 인력과 달리, 비자와 계약으로 묶여 이탈 가능성이 낮은 북한 및 인도 노동자들이 인력난에 허덕이는 기업들에 '안정적인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뭄바이에 본사를 둔 암베 인터내셔널 관계자는 "러시아는 인도인을 고용하는 국가 목록에 가장 최근에 추가된 나라"라며 "러시아가 인력 부족에 시달리는 상황에서 이(인도인 고용)는 자연스러운 선택"이라고 말했다.
hongwoori84@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