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장환수 스포츠전문기자= 밀라노의 아이스링크와 코르티나담페초의 설원에서 아시아 3룡의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일본은 역대 최다 메달 신기록 경신을 눈앞에 두며 동계올림픽 종합 강국의 위상을 굳혔다. 한국은 스노보드와 쇼트트랙을 축으로 세대교체의 결실을 수확 중이다. 중국은 2022 베이징의 영광을 뒤로한 채 노골드 위기 속에서 반전을 모색하고 있다.


가장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는 일본은 17일(한국시간) 오전 현재 금 4개, 은 5개, 동 9개로 합계 18개의 메달을 따냈다. 2022 베이징 대회에서 세운 단일 대회 최다 메달과 타이. 메달 1개만 추가하면 일본 동계올림픽 역사상 최다 메달 신기록을 세운다. 금메달도 1개를 더하면 1998 나가노 대회의 5개와 어깨를 나란히 한다. 양과 질에서 모두 최고치 경신을 눈앞에 뒀다. 금메달 순위 10위이지만, 합계 메달 순위에선 4위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내용도 탄탄하다. 스노보드 빅에어와 하프파이프에서 터진 금빛 질주가 흐름을 열었고, 피겨스케이팅과 스키점프, 스피드스케이팅까지 고르게 시상대를 밟았다. 특정 스타나 한두 종목에 의존하던 과거와 달리 설상과 빙상이 균형을 이루는 구조다. 종목 다변화와 선수층 확대가 맞물리며, 이번 대회에서 아시아 최고의 동계 종합 강국으로 자리매김했다.

한국은 메달 숫자보다 내용면에서 성과를 이뤘다. 금 1개, 은 2개, 동 3개로 합계 메달 6개. 일본과 격차는 크지만, 메달의 결이 달라졌다. 스노보드에서 지형 변화가 일어났다. 최가온이 여자 하프파이프에서 한국 설상 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을 수확했다. 김상겸이 남자 평행대회전 은메달을, 유승은이 여자 빅에어 동메달을 보탰다. 전체 메달의 절반이 스노보드에서 나왔다.
효자종목 쇼트트랙도 기대엔 못 미치지만 건재하다. 황대헌이 남자 1500m에서 은메달을, 김길리와 임종언이 여자와 남자 1000m에서 각각 동메달을 보탰다. 10대 스노보더와 20대 초반 쇼트트랙 에이스들이 메달을 책임지며 세대교체를 이뤄냈다. 대회 전 목표였던 금 3개에는 도달하지 못했지만, 목표치를 향해 순항하고 있다는 평가다.

중국의 상황은 정반대다. 2022 베이징 대회에서 금 9개, 은 4개, 동 2개로 정점을 찍었던 상승세가 급격히 둔화됐다. 금메달은 아직 없다. 은 3개, 동 2개로 합계 5개 메달에 그치며 19위까지 밀렸다. 프리스타일 스키 간판 구아이링이 은메달 2개로 체면을 지켰고, 스노보드의 쑤이밍이 동메달 1개를 보탰지만 베이징 때와는 대조적이다.
베이징에서 잠시 중국 쪽으로 기울었던 아시아 동계 패권의 저울추는 다시 일본으로 향하고, 중국은 한국과 함께 2선 경쟁 구도로 내려앉은 모양새다. 일본은 금메달과 총 메달 갯수에서 동시에 신기록을 노린다. 한국은 쇼트트랙 남녀 계주와 여자 1500m, 스노보드 여자 프리스타일 유승은, 여자 컬링 등의 선전으로 메달 예측치에 다가서며 세대교체의 완성도를 끌어올려야 한다. 중국은 최소 한 종목에서 첫 금을 신고해 노골드의 부담을 털어내야 한다.
zangpabo@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