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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스페이스X, 오픈AI, 앤스로픽 등 미공개 거대 기술기업 지분을 보유한 펀드가 뉴욕 증시 상장을 추진하면서 소매 투자자들에게 인공지능·방위·우주 분야 유망 비상장 기업의 성장 과실을 누릴 수 있는 길이 열렸다.
파워로 코퍼레이션은 안두릴 인더스트리스, 스페이스X, 오픈AI, 앤스로픽의 지분을 보유한 펀드로,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아카디안 벤처스가 운영하는 플랫폼 파워로 캐피털 그룹의 산하 조직이다. 이 펀드는 비상장 기업의 기존 투자자로부터 지분을 매입하는 방식을 전문으로 하며, 화요일 성명을 통해 상장 계획을 공개했다. 운용자산이 12억달러를 넘는 이 회사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 규제 신고서를 제출한 상태이며, 상장을 진행하려면 승인을 받아야 한다.

오픈AI처럼 최근 최대 8,300억달러의 기업가치 평가를 받으며 자금 조달 협상을 진행한 기업들은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기업가치가 300억달러에도 미치지 못했다. 그러나 미국의 일반 소매 투자자들은 이 같은 기업들의 폭발적인 성장으로부터 대부분 차단돼 왔다. 이런 기업들이 상장할 즈음에는 이미 대형 벤처캐피털이나 내부자들이 대부분의 가치를 선점한 뒤이기 때문이다. 파워로는 이른바 '일반 투자자'들을 위해 그 격차를 메우려는 새로운 투자 수단들 중 하나다.
벤처기업 재즈 벤처 파트너스의 매니징 파트너이자 파워로 코퍼레이션 투자자인 존 스피날레는 "민간 시장에 자본이 집중되면서 최고의 기업들이 굳이 상장을 택하지 않고 있다"며 "이는 대중이 고성장 기업에 접근할 기회를 빼앗는 것"이라고 말했다.
펀드 명칭은 벤처 투자에서 소수의 기업이 역사적으로 불균형하게 높은 수익을 창출하는 '멱함수 법칙' 역학에서 따왔다. 파워로 코퍼레이션은 2차 거래를 통해 세계에서 가장 기업가치가 높은 비상장 기술기업 18곳에 총 3억5,500만달러를 투자했다. 투자 방식에는 직접 매입, 임직원과의 지분 매수 계약, 특수목적법인을 통한 소규모 투자자 연합 등이 포함된다.
이 펀드는 직접 상장 방식을 택했다. 이는 전통적인 기업공개처럼 자금 조달을 위해 신주를 발행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 주주들이 보유한 주식을 매각하는 방식이다. SEC 승인이 나면 투자자들은 일반 상장 주식을 매수하듯 증권 계좌를 통해 공개 시장에서 주식을 살 수 있게 된다.
리스크 요인
이 구조는 파워로 코퍼레이션 입장에서도 이점이 있다. 비상장사들이 줄어드는 가운데 벤처캐피털 투자자와 초기 투자자들은 장부상의 높은 기업가치를 현금으로 실현하지 못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번 상장을 통해 회사는 더 넓은 투자자 기반을 확보하고, 시장에서 좋은 성과를 낼 경우 투자를 위한 신규 자본도 조달할 수 있게 된다. 또한 주주들에게 2.5%의 운용 수수료를 부과할 계획이다.
리스크로는 파워로 코퍼레이션이 구상하는 것과 같은 폐쇄형 투자회사가 순자산가치 대비 할인된 가격에 거래되는 경향이 있다는 점이 꼽힌다. 즉, 포트폴리오가 우수한 성과를 내더라도 주가가 이에 못 미칠 수 있다고 회사는 투자설명서에서 경고했다. 또한 투자 대상 비상장 기업들은 공개 정보가 제한적이며 상세한 재무제표 공시 의무도 없다는 점도 리스크로 지적했다.
회사가 SEC에 제출한 신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순자산가치는 약 4억7,500만달러로 평가됐다.
미국의 소매 투자자 대부분은 역사적으로 사모 시장 투자가 제한돼 왔다. 통상 순자산 100만달러 초과 또는 연간 소득 최소 20만달러 이상이어야 투자 자격이 주어진다. 그러나 대안 자산 운용사들은 사모 시장 접근성 확대를 꾸준히 추진해 왔다.
비상장 기업 투자 플랫폼 링크투의 파산 사례는 사모 시장의 리스크를 여실히 보여줬다. 스페이스X부터 앤스로픽까지 다양한 기업의 지분을 소매 투자자들에게 제공했던 이 회사는 해당 기업들의 지분을 취득하기 위해 특수목적법인을 설립하고, 이 특수목적법인의 지분을 고객들에게 판매하는 방식을 취했다.
파워로 코퍼레이션은 포트폴리오 기업 지분을 보통주, 전환사채, 특수목적법인, 선도계약 등 다양한 방식으로 보유하고 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의 분석가 제임스 세이파트는 "사모 자산과 공개 시장의 융합이 진행되고 있다"며 "더 많은 사람들이 공개 접근 수단을 통해 비상장 기업에 노출되길 원하고 있으며, 각 방식에는 장단점이 있다"고 말했다.
파워로 코퍼레이션의 보유 자산 중에는 위험도가 높은 것도 있다. 유망 스타트업의 투자 라운드에서 지분을 확보하기 위해 설계된 특수목적법인의 경우, 해당 수단의 배분 물량이 다른 투자자들에 의해 추가로 쪼개진다면 실제 거래로부터 두 단계 이상 떨어진 간접 투자가 될 수 있다. 또한 임직원이 퇴사하거나 기업이 기업공개를 진행한 후 지분을 매입하기로 하는 선도계약의 경우, 해당 기업이 우선 매수권을 행사하면 계약이 무산될 수 있다.
유사한 폐쇄형 펀드인 데스티니 테크100(DXYZ)은 2024년 3월 상장했다. 직접 상장 당시 이 펀드는 23개 비상장 기업의 지분을 보유했으며, 당시 기업가치는 약 5,260만달러였다. 주가는 8.25달러로 시초가를 형성한 뒤 최고 약 105달러까지 올라 시가총액이 10억달러를 넘어서기도 했다. 현재는 주당 약 30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영국에는 크리살리스 인베스트먼트(CHRY)와 베일리 기퍼드의 스코티시 모기지 인베스트먼트 트러스트(SMT) 등 여러 폐쇄형 펀드가 존재한다. 스페이스X, 대만반도체제조회사(TSM), 스트라이프 등의 지분을 보유한 스코티시 모기지는 2023년 이후 순자산가치 대비 약 20% 할인된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그러나 블룸버그가 집계한 데이터에 따르면, 이 펀드는 2020년 이후 동종 펀드의 95%를 초과하는 성과를 거뒀다.
bernard0202@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