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미국 남자 아이스하키가 46년 묵은 한을 풀었다. 북미의 자존심이 걸린 아이스하키 결승에서 숙적 캐나다를 꺾었다. 여자부에 이어 남자부까지 석권하면서 사상 처음으로 남녀 동반 우승이라는 이정표도 세웠다.
미국은 22일 한국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산타줄리아 아이스하키 아레나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 동계 올림픽 남자 아이스하키 결승에서 캐나다를 연장 끝에 2-1로 눌렀다. 1980년 레이크플래시드 동계 올림픽 이후 46년 만의 정상 복귀다. 통산 세 번째 금메달이다. NHL 선수들이 마지막으로 출전했던 2014 소치 동계올림픽 이후 12년 만에 다시 정상 복귀를 노렸던 캐나다는 은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경기는 예상대로 거칠고 팽팽했다. NHL 정상급 선수들이 12년 만에 올림픽 무대로 복귀한 대회였다. NHL 사무국은 2018년 평창 대회 때 비용 문제로 불참했고 2022년 베이징 대회는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선수 파견을 포기했다. 긴 공백 끝에 미국과 캐나다의 '배수진 승부'가 성사됐다.

두 팀의 대결은 경기 전부터 긴장이 감돌았다. 최근 관세 갈등으로 정치·경제적 긴장 관계까지 맞물려 '관세 더비'로 불렸다. 미국은 경기 시작 6분 만에 맷 볼디가 역습 상황에서 상대 수비를 뚫고 선제골을 터뜨렸다. 선제골을 내준 캐나다는 2피리어드 들어 거센 공세를 퍼부었다. 결국 2피리어드 종료 1분여를 남기고 케일 마카가 동점골을 꽂아 넣으며 균형을 맞췄다. 이후 경기 흐름은 캐나다 쪽으로 기울었다. 캐나다는 미국 골문을 향해 잇따라 슈팅을 때렸지만 번번이 빗나가거나 미국 골텐더 코너 헬러벅의 선방에 막혔다. 헬러벅은 41차례 슈팅 중 무려 40개를 막아냈다.

3피리어드에서는 캐나다가 더블 마이너 페널티로 4분간 수적 열세에 놓였다. 체력 부담이 컸다. 미국은 공세를 이어갔지만 마무리가 되지 않았다. 승부는 연장으로 넘어갔다. 3대3 서든데스로 치러진 연장에서 잭 휴즈의 스틱에서 골든골이 나왔다. 벤치에 있던 미국 선수들은 일제히 빙판으로 쏟아져 나왔다. 미국 관중들은 환호성을 질렀고 패한 캐나다 선수들은 고개를 숙인 채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미국의 승리는 '동계 올림픽의 꽃'이라 불리는 한 종목을 제패했다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올림픽 아이스하키는 오랫동안 캐나다의 무대라는 인식이 강했다. 남녀 통틀어 최다 금메달을 보유한 종가를 무너뜨린 쾌승이다.
이번 대회 미국은 남녀 대표팀이 모두 캐나다를 꺾고 금메달을 휩쓸었다. 여자 대표팀은 전 경기 승리로 정상에 오르며 최근 1년간 세계선수권과 4개국 대회까지 사실상 독주를 이어갔다. 이제 여자 하키의 주도권이 캐나다에서 미국으로 넘어갔다는 평가다. 남자부 우승까지 더해지면서 미국은 유소년 시스템부터 NCAA, AHL, NHL로 이어지는 피라미드 구조의 경쟁력을 재확인했다. NHL 사무국 역시 올림픽 복귀가 흥행과 브랜드 측면에서 성공적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반면 캐나다는 과제를 안게 됐다. 올림픽 최다 금메달 국가라는 자부심에도 불구하고 최근 결승 연패는 수비와 골텐딩, 세대교체 과정의 균열을 드러냈다는 지적이다. 캐나다 언론도 "더 이상 올림픽이 전용 무대는 아니다"라며 미국과의 격차가 사라졌다고 전했다.
psoq1337@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