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 저마이 존스만 상대 경험... 끈질기게 승부해 투구수 늘려야
[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도미니카공화국이 '사이영상 2위' 에이스 크리스토퍼 산체스(필라델피아)를 한국전 선발 카드로 꺼내 들었다. 17년 만에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2라운드에 오른 한국은 결승전에서나 만날 최강 투수를 만난 셈이다.
도미니카공화국은 12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론디포 파크에서 열린 2026 WBC D조 최종전에서 베네수엘라를 7-5로 꺾고 4전 전승으로 조 1위를 확정했다. 미국 스포츠매체 ESPN의 알든 곤잘레스 기자는 경기가 끝난 뒤 "도미니카공화국이 한국전 선발로 산체스를 예고했다"고 전했다. '올스타급' 타선에 비해 마운드는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평가도 있지만 도미니카는 한국을 상대로 꺼낼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어깨'를 내세웠다.

산체스는 198cm 장신에서 내리꽂는 싱커를 앞세운 정통 파워 피처다. 2021년 빅리그 데뷔 후 점진적으로 몸값을 올린 그는 2023년 19경기(선발 18경기)에서 평균자책점 3.44를 기록한 뒤 2024년에는 11승 9패 평균자책점 3.32로 첫 두 자릿수 승수와 올스타 선정까지 거머쥐었다.
지난 시즌에는 완전히 리그 정상급 에이스 반열에 올라섰다. 32경기에서 202이닝을 책임지며 13승 5패, 평균자책점 2.50, 탈삼진 212개를 기록했다. 야구통계 사이트 '베이스볼 레퍼런스' 기준 WAR 8.0으로 메이저리그 전체 1위를 찍었고, 내셔널리그(NL) 사이영상 투표에서는 피츠버그의 강속구 신인 폴 스킨스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평균 95마일 중반대까지 나오는 패스트볼과 상·하, 좌·우로 크게 움직이는 싱커가 주무기다. 땅볼 비율은 58%대로 리그 상위권(상위 4% 안팎)에 해당하며, MLB 스탯캐스트 기준 피칭 런 밸류는 상위 1%에 들어가는 '찐 에이스'다. 여기에 체인지업과 슬라이더를 섞어 던지는 스리 피치 조합으로 좌우 타자를 가리지 않고 삼진을 쌓는다.

한국 타자 중 이정후(샌프란시스코)는 빅리그에서 산체스를 상대로 3타수 1안타 1삼진을 기록했고, 저마이 존스는 3타수 2안타로 강한 모습을 보인 바 있다. 이번 WBC에서도 산체스는 니카라과를 상대로 첫 등판했지만 1⅓이닝 6안타 3실점으로 흔들려 일찍 강판됐다. 조 최약체를 상대로 의외의 난조를 보였다는 점은 한국으로선 희망 요소다.
8강부터는 선발 투수 투구 수 제한이 80구까지 늘어난다. 초반 공략에 실패해 산체스가 5~6이닝을 끌고 간다면, 이후 도미니카의 불펜까지 상대해야 하는 한국 입장에선 경기가 급격히 어려워질 수 있다. 해답은 초반 집중타뿐이다. 철저한 약점 분석으로 1~3회부터 끈질기게 승부해 투구 수를 늘리고 작은 실점이라도 끌어내 산체스를 가능한 한 이른 시점에 마운드에서 끌어내리는 게 한국의 현실적인 승리 시나리오다.
psoq1337@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