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정태이 기자 = 오는 15일 개봉을 앞둔 정지영 감독의 영화 '내 이름은'이 베일을 벗었다.
2일 서울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영화 '내 이름은'의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자리에는 연출을 맡은 정지영 감독을 비롯해 배우 염혜란, 신우빈, 최준우, 박지빈이 참석했다.

영화 '내 이름은'은 촌스러운 이름을 지우고 싶은 18세 아들 '영옥'과 까맣게 잊힌 1949년 제주의 아픈 기억을 되찾으려는 어머니 '정순'의 궤적을 쫓는 작품이다. 평화로운 제주 풍광 이면에 가슴 깊이 묻어두었던 78년 전의 슬픈 약속을 수면 위로 끌어올리며 가장 아픈 비밀에서 찬란한 진실로 나아가는 두 세대의 뭉클한 서사를 그린다.
올해 베를린국제영화제 포럼 부문에 초청돼 외신과 관객들의 극찬을 이끌어내며 개봉 전부터 기대를 모으고 있다.
정지영 감독은 영화 제작 계기에 대해 "원래 제주 4.3 사건에 관심이 있었으나, 이데올로기나 남북 문제를 함께 다뤄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전작에서 국가 폭력을 다루었기에 비슷한 이야기를 반복하는 것을 피하고 싶었지만 '내 이름을 찾아가는' 아이디어 자체가 좋아 약 2년 동안 시나리오를 수정해 현재의 작품을 완성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정 감독은 4.3 사건이라는 거대한 비극을 직접적으로 묘사하기보다 1998년의 학교 폭력과 교차시킨 세심한 연출 의도를 덧붙였다. 그는 "외부인이 들어와 질서를 다시 잡으려 할 때 갈등이 시작되고 집단 폭력화되는 구조는 국가 폭력이나 학교 폭력이나 마찬가지"라며 "4.3의 폭력을 날것으로 보여주는 대신 학교 폭력으로 완충해 보여주고자 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어떤 폭력이든 단 한 사람의 저항이 아닌 공동의 '연대'를 통해 맞설 수 있다는 것을 주인공들의 우정으로 표현하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주인공 '정순' 역을 맡은 배우 염혜란의 치열한 준비 과정도 눈길을 끌었다. 정 감독은 "전작 '소년들'에서 염혜란과 짧게 만났으나 연기가 리얼하고 맛깔나서 더 큰 역할로 만나고 싶어 캐스팅했다"고 비화를 밝혔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번 작품에 대해 염혜란은 "접근이 조심스러웠지만 과거에만 머물지 않고 현재 우리가 이 사건을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를 짚어내는 지점이 좋았다"며 "가해자이기도 하고 피해자이기도 한 입체적이고 대칭적인 캐릭터라 매력을 느꼈다"고 밝혔다.
캐릭터 구축을 위해 그는 "실제 생존자들의 증언집을 많이 참고했으며 창작되지 않은 그분들의 실제 언어와 육성을 들으며 감정을 잡았다"고 말했다.
작품에 무게감을 더한 젊은 배우들의 시너지도 빛났다. 스크린에 처음 데뷔하는 신우빈(영옥 역)은 "단순한 4.3 영화라기보다 한 화목했던 가정의 이야기로 접근했다"며 "실제 4.3 생존자의 집에서 마지막 촬영을 진행했는데 그 공간이 주는 묵직함 때문에 역사를 더 공부해야겠다는 책임감을 느꼈다"고 털어놨다.
민수 역의 최준우 역시 "역사적 사실을 제대로 알기 위해 관련 다큐멘터리나 '지슬' 등을 찾아보며 작품에 임했다"고 전했으며 극에 긴장감을 불어넣는 악역 경태 역의 박지빈은 "역사가 왜곡되지 않게 잘 표현될 수 있도록 매 컷마다 감독님과 상의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내 이름은'은 특정 대형 투자자 없이 약 1만명의 사람들이 힘을 모아 완성된 뜻깊은 작품이다. 정지영 감독은 "이 아픈 이야기가 널리 알려질 수 있도록 많은 분들의 관심과 홍보를 부탁드린다"며 간담회를 마무리했다.
taeyi427@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