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태백산국립공원 노인 32명이 9일 탐방지원과 야영장 위생을 맡았다.
- 권성진 씨는 관광객 안내로 지난달 성과금 50만원을 받아 76만원을 벌었다.
- 부부와 최관석 씨 등은 침구 관리와 묘목 키우기로 자부심을 느꼈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살던 지역 직접 알려, 자긍심↑
부부, 함께 참여하니 금슬 쑥쑥
핸들 대신 '묘목'…전국 숲 지켜
[세종=뉴스핌] 신도경 기자 = "태백산국립공원의 얼굴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강원도 태백산국립공원이 어르신들의 활기찬 일터로 변모해 지역 상생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32명의 노인일자리 참여자들은 태백산 국립공원 곳곳에서 푸른 생기를 지키고 관광객에 태백산의 아름다움을 전하고 있다.
<뉴스핌>이 지난 9일 만난 노인일자리 참여자 권성진 씨(71)는 "국립공원의 얼굴이라고 생각한다"며 "오랫동안 살았던 곳을 다른 지역에서 온 관광객에게 소개한다는 생각에 '더 잘해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 "내가 태백산의 얼굴"…지난달 성과금만 '50만원'
태백산 국립공원 코스에서 처음 만난 참여자는 권 씨다. 국립공원 내 당골탐방지원센터에서 만난 그의 목소리에는 자부심이 묻어났다. 그는 10살 때 태백에 와 일생을 지냈다. '시니어라도 덜 시니어다웠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노인일자리에 신청했다.

소상공인으로 일하던 권 씨는 삶의 터전인 태백을 직접 관광객에 알리고 기념품을 판매하는 일을 맡는다. 노인일자리 중 '공동체사업단' 형태로 하루에 5시간씩 월 25시간을 일해 약 26만원의 수당에 더해 기념품 판매 수익에 대한 성과금을 받는다. 지난달에는 성과금 50만원을 받아 76만원을 벌었다. 추가 근무 시에는 1시간에 1만400원을 받는다.
권 씨는 "관광객들은 주로 전망대 왕복 시간이 얼마나 걸리는지, 태백산은 어느 쪽으로 가는지에 대해 물어 설명하고 있다"며 "국립공원의 얼굴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아는대로 설명하고 잘 모르는 부분은 물어봐서 알려주고 있다"며 "내가 오랫동안 살았던 곳을 다른 지역에 사람한테 소개한다는 것에 대해 '내가 더 잘해야 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 "마주 보고 이불 개다 보니 금슬도 쑥쑥"…야영장 침구 위생 지키는 '노인일자리'
당골탐방지원센터를 지나 소도야영장에는 박귀순 씨(72)와 이상준 씨(70) 부부가 최영수 씨(75)와 함께 관광객의 침구를 지키고 있다. 고즈넉한 산에 둘러싸인 소도야영장은 이번 주에 새로 개장해 피크닉 존, 푸드코트, 코인 노래방도 마련될 예정이다.
박 씨와 이 씨는 관광객이 쓸 침구를 세탁하고 접어 진공 포장한다. 베테랑과 부부가 함께 포장한 이불은 1인용은 1만원, 2인용은 1만5000원에 빌릴 수 있다.
마주 보고 이불을 척척 개다 보니 금슬도 좋아졌다. 박 씨는 인터뷰 내내 "싸울 일도 없고 얼마나 행복한지 모른다"며 "다른 분들도 함께 있어 상대방 이야기를 듣다 보면 배우는 것도 많다"고 했다.

남편인 이 씨는 노인일자리를 통해 처음 빨래를 하기 시작했다. 기능직 공무원으로 32년 동안 일하다 퇴직하고 우연히 노인일자리가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참여했다. 공무원일 때 기계를 만졌으니 세탁기도 수월할 것 같다고 예상했다.
이 씨는 "2015년도에 퇴직해 어린이집 차 운전도 6년 하다가 어르신 목욕시키는 일도 했다"며 "공기가 좋으니까 건강 관리도 되는 것 같고 많지 않지만 월급타는 기분도 있다"고 했다.
함께하는 최 씨는 11년째 노인일자리에 참여하는 베테랑이다. 농산물 파는 노인일자리에서 9년 동안 일했다. 부부와 최 씨는 일이 끝나면 공기 좋은 산을 한바퀴씩 걷는다. 그러다보면 몸도 마음도 건강해지는 기분이다.
◆ 45년 잡던 핸들 대신 '묘목' 쥐었다…노인일자리, 국립공원 숲 '지킴이'로
소도야영장 뒤편에는 4월 중순임에도 불구하고 하얀 잔설이 남아 있는 자생식물증식장이 있다. 국립공원같은 숲을 만들려면 다양한 종류의 나무가 필요하다. 자생식물증식장은 신갈나무처럼 상품성이 없어 잘 키우지 않는 식물을 묘목으로 만들어 전국 국립공원에 보낸다.
최관석 씨(71)와 이찬재 씨(71) 동갑내기는 흙냄새가 가득한 자생식물증식장에서 국립공원에 필요한 식물을 키운다. 45년 넘게 버스와 택시 핸들을 잡으며 도로 위를 누볐던 최 씨는 3년 전 노인 일자리를 통해 인생의 경로를 틀었다. 인터넷 광고와 지인의 소개로 우연히 시작한 일이었지만, 새로운 세상에 용기를 내 발을 내디뎠다. 월 60시간을 일하고 월 76만1000원을 받는다.

현장에서 만난 최 씨는 어느덧 베테랑 식물 전문가의 면모를 풍겼다. 신갈나무와 분비나무가 싹을 틔우고 자라는 과정을 설명하는 목소리엔 힘이 실렸다. 그는 "병꽃나무 꽃이 흐드러지게 피었을 때가 가장 예쁘다"며 "일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식물에 대해 공부하게 됐다"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이 씨는 "(증식장은) 전문적인 면이 필요하다"며 "연속적으로 할 수 있도록 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최 씨는 "택시 할 때와 비교할 때 급여와 비교하면 못 할 것 같지만, 생태 복원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자부심으로 긍지를 갖고 일하고 있다"며 "식물을 만지면서 건강해지고 키운 것들이 전국 산에 간다는 것이 보람있고 자부심을 느낀다"고 했다.
국립공원공단과 노인일자리가 연계되는 곳은 태백산국립공원이 전국에서 유일하다. 공단은 부족한 인력을 충원할 수 있고 노인일자리를 제공하는 노인력개발원은 일자리를 확대할 수 있다. 지역의 특성을 잘 아는 노인들이 설명하니 관광객들은 살아 있는 정보를 생생하게 들을 수 있다. '일석 삼조'인 셈이다.
현장 관계자는 "국립공원공단과 노인일자리 연계 모델이 전국적으로 확산되면 좋을 것 같다"고 밝혔다.
sdk1991@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