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정유석 이사장은 1991년 공인노무사 합격 후 산재보상 전문 노무법인을 설립해 성공한 노무사로 명성을 얻었다.
- 2010년 사재 10억원을 출연해 재단법인 피플을 세우고 산재 노동자·가족 지원과 청년 취업·사회적 약자 보호 활동에 주력해왔다.
- 최근에는 법무부 위탁 이주민 지원사업, 외국인 유학생·근로자·다문화가정 지원을 확대하며 이들의 한국 사회 정착과 자녀 성장 지원에 힘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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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디어와 열정으로 법인을 세웠지만, 매년 돌아오는 비자 연장 심사마다 완벽한 매출 실적을 증명하라는 벽에 부딪힌다."(유학생 출신 무역경영(D-9) 사업자)
현장 커뮤니티에 올라온 이 절박한 고백은 오늘날 한국 이민·비자 행정의 민낯을 가감 없이 보여준다. 초기 스타트업이 피할 수 없는 제품 개발 기간의 불확실성을 출입국 행정이 전혀 포용하지 못하면서, 비자 유지가 위태로워졌다는 호소는 비단 개인의 푸념에 그치지 않는다.
정부 차원에서 외국인직접투자 신고액이 역대 최대를 기록하고, '스타트업 코리아 특별비자'나 '탑티어 비자' 등 제도의 문을 넓히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지만 현장의 온도는 여전히 냉랭하다.
자본과 사업가는 밀려들고 있으나, 이들이 한국 사회의 구성원으로 뿌리내리게 할 '정주(定住)의 사다리'는 여전히 부실하다. 투자·사업비자를 바라보는 관점의 대전환이 시급한 이유다.

투자비자는 입국허가가 아니라 정착의 사다리다.한국의 외국인직접투자 신고액이 역대 최대를 기록하며 외형적 성장을 구가하고 있다. 그러나 자본의 유치와 투자자의 '한국 정착'은 결코 같은 말이 아니다.
D-8(기업투자)·D-9(무역경영) 비자를 들고 입국한 외국인 사업가에게 비자는 단순한 국경 통과용 입국 허가가 되어서는 안 된다. 거주(F-2), 영주(F-5), 나아가 국적 취득으로 이어지는 튼튼한 '정착의 사다리'여야 한다.
◇멈추지 않는 투자 지표, 그러나 가려진 현주소
객관적 지표는 나쁘지 않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2025년 외국인직접투자 신고액은 360억 5000만 달러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고, 자금도착액도 전년 대비 16.3% 증가한 179억 5000만 달러에 달했다. 특히 공장이나 사업장을 직접 세워 운영하는 그린필드형 투자는 285억 9000만 달러로 역대 1위를 찍었다. 기술창업비자(D-8-4) 신규 발급 건수 역시 2023년 46건에서 2024년 77건, 2025년 104건으로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외자 유치의 양적 팽창만큼은 고무적이다. 하지만 돈이 들어오는 것과 사람이 정착하는 것은 별개의 차원이다. 투자는 일순간에 빠져나갈 수 있으나, 회사를 세우고 고용을 창출하며 세금을 내는 외국인 사업가는 한국 경제의 체질을 바꾸는 주체이기 때문이다.

◇글로벌 인재 영입 전쟁과 주요국의 파격적 정주 지원
글로벌 인재 유치를 둘러싼 국제 사회의 경쟁은 이미 단순한 자본 유치의 단계를 넘어선 지 오래다. 주요 선진국들은 외국인 창업자와 투자자를 국가 경제의 핵심 동력으로 낙점하고, 입국부터 정착까지 끊김 없는 파격적 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독일은 숙련 인재와 창업자를 위해 포인트제 기반의 '기회카드(Chancenkarte)'를 도입하는 한편, 지역 경제에 기여할 수 있는 창업자에게는 사업 계획의 성장 가능성을 유연하게 심사하여 장기 체류 및 영주 연계의 문을 넓게 열어두고 있다.
싱가포르는 해외 고부가가치 창업자와 투자자를 유치하기 위해 'EntrePass' 등 맞춤형 비자 제도를 운영하며, 초기 자본금 요건이나 고용 창출 인원의 경직성을 낮추고 글로벌 네트워크와 혁신성을 중심으로 사후 성장을 지원한다.
일본은 외국인 창업 촉진을 위해 지자체 중심의 '스타트업 비자(창업 준비 활동 기간 부여)' 제도를 전국적으로 확산시켰으며, 고도인재 팩인덱스를 통해 최단 1년 만에 영주권을 취득할 수 있도록 제도를 파격적으로 개편했다.
반면 한국은 외국인직접투자 지표가 사상 최대를 경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들이 지역사회와 경제 생태계에 깊이 뿌리내리게 하는 정주 메커니즘은 여전히 경직되어 있다. 글로벌 인재 유치 전쟁이 벌어지는 국제적 흐름 속에서 단순한 자본 유입을 넘어 '사람을 붙잡는' 제도의 경쟁력이 시급한 이유다.
◇얽혀 있는 부처 칸막이와 불투명한 행정의 쟁점
문제는 지표의 화려함과 현장이 체감하는 온도 사이에 커다란 간극이 존재한다는 점이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스타트업 코리아 특별비자'는 시행 초기 부처 간 협력 미흡과 추천·발급 절차의 유기적 연계 부족으로 도입 6개월이 지나도록 체류 창업자가 6명에 그치는 등 발급 실적이 한동안 저조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최초 허가 단계의 경직된 계획서 검토, 연장 심사에서의 까다로운 잣대, 그리고 중기부의 추천과 법무부의 체류 허가 사이의 높은 칸막이는 우수한 사업가들의 발목을 잡는다.
세무서는 납세를, 은행은 외환을, 출입국은 체류질서를 각자 도생하며 심사하다 보니 외국인 사업가 입장에서는 전체 경로가 불투명하고 단절되어 있다. 정부도 법무부 제4차 외국인정책 기본계획(2023~2027)을 통해 이민을 경제·지역 발전의 동력으로 삼겠다고 천명했고, 특별비자와 '탑티어 비자', 'K-Tech Pass' 연계 등 보완책을 내놓고 있으나 현장의 체감 온도는 여전히 더디기만 하다. 사업은 실패할 수도 성장의 진통을 겪을 수도 있는데, 제도는 이에 대한 유연한 포용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숫자를 넘어 성장을 부르는 다섯 가지 개혁 과제
우수한 창업자와 기업가가 한국 경제의 살과 뼈가 되도록 하려면 비자 제도의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전환해야 한다.
첫째, 비자 제도를 단순한 '요건 체크리스트'가 아닌 연장과 영주·국적 취득까지 내다보는 단계별 '로드맵'으로 재설계해야 한다. 투자자에게 필요한 것은 매번 부딪히는 단발성 심사가 아니라 명확한 시간표다.
둘째, 최초 유치 실적에만 매몰되지 말고 실제 사업 유지, 고용, 납세 여부를 꼼꼼히 살피는 '연장 관리'를 심사의 중심에 두어야 한다. 진짜 성과는 입국 이후의 사후 관리에서 판가름 난다.
셋째, 초기 스타트업과 무역업의 특성을 감안해 완제품 매출뿐만 아니라 계약 초안이나 샘플 거래, 인증 신청 내역 등 진행 중인 사업의 실체를 유연하게 인정해야 한다.
넷째, 추천과 체류 허가 과정을 하나의 사용자 경험으로 묶어 행정의 예측 가능성을 높여야 한다. 부처 간 칸막이를 허물고 사전 상담부터 보완까지 일원화된 체계를 갖춰야 혼선이 사라진다.
마지막으로, 기업 활동 지원에만 국한하지 말고 배우자와 자녀의 주거, 교육, 의료 등 가족의 정주 지원을 정책의 축으로 삼아야 한다. 사람이 남으려면 삶의 터전이 안정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투자비자의 본질은 일회성 자본 유치가 아니라 사람과 제도가 함께 맞물려 돌아가는 '동학'이다. 한국의 투자·사업비자가 단순한 숫자에 머물지 않고 진정한 경제 성장동력으로 거듭나려면, 단발성 입국 허가라는 낡은 틀을 깨고 정착의 사다리를 놓아야 할 때다.
*재단법인 피플 정유석 이사장은 산재 전문가의 길을 걸으며 쌓은 전문성을 바탕으로 다문화 사회 통합과 청년 지원에 헌신하고 있다. 정 이사장은 1991년 공인노무사 합격 후 국내 최초 산재보상 전문 노무법인 설립을 주도하며 '성공한 노무사'로 명성을 얻었다. 이후 산재심사위원회 심사위원 등 주요 직책을 역임하며 전문성을 공고히 했다. 그의 봉사 정신은 2010년 사재 10억 원을 출연해 재단법인 피플을 설립하는 것으로 이어졌다. 재단은 산재로 고통받는 근로자와 가족 지원을 기본으로, 청년 취업을 돕는 '잡카페 플랫폼' 제공 등 사회적 약자를 위한 활동에 주력해왔다. 최근에는 다문화 국가로 나아가는 대한민국 사회에 기여하고자 지원 범위를 확대했다. 법무부 위탁 '이주민 지원사업'을 통해 국적 취득을 돕고, 외국인 유학생 및 근로자 지원 프로그램을 지속 추진하며 한국 사회 정착을 돕고 있다. 특히, 다문화 가정 지원에 집중하며 이들의 자녀가 미래 한국사회의 중요한 인적자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