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 전문가들은 유가 하락이나 변동성이 악재로 간주되는 방향성 거래(directional trade) 전략 대신, 재정거래(relative value) 전략을 구사한 것이 적중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3일자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석유는 여전히 검은 황금"이란 제하의 기사를 통해 "유가의 방향성에 의존하지 않고 유종별 가격 격차, 원유 배송지역에 따른 차이, 원유 배송 일정 그리고 휘발유부터 항공유까지 최종 정유제품 가격 사이의 간극 등 다양한 재정 거래 기회를 노리는 전략으로 수익을 내려는 투자자들이 다수 존재한다"고 전했다.
일례로 뉴욕 원유선물의 배송 지점인 오클라호마주 쿠싱 저장소에 저장용량이 한계까지 도달하면서, 뉴욕 원유선물 가격은 런던 원유선물에 비해 크게 저평가되는 상황이 연출되었다. 이 시점에 브렌트유 매수 포지션과 서부텍사스 경질유 매도 포지션을 취하는 재정거래를 택했다면 크게 돈을 벌 수 있었다.
또 원유와 휘발유 선물 가격은 상호 연동되는 특징이 있는데, 최근에는 미국 정유설비와 노동자 파업 위협으로 인해 휘발유 가격이 홀로 급등하는 상황이 전개됐다. 여기서도 원유선물을 팔고 휘발유선물을 매수하는 전략이 통할 수 있었다.
런던 소재 12억 달러 규모의 헤지펀드를 운용하고 있는 블루골드 캐피탈 매니지먼트(Blue Gold Capital Management LLP)의 최고경영자(CEO)인 데니스 크레마(Dennis Crema)씨는 '상대가격 거래'에 제대로 베팅한 결과로 지난해 209%의 수익을 거뒀다고 뽐냈다.
지난 1월 한달 동안에도 유가는 6.5% 하락했지만 블루골드는 이른바 재정거래를 통해 13%의 투자수익을 올렸다고.
물론 이런 전략이 누구에게나 통하는 것은 아니다. 가격 변화의 추세를 추종하는 펀드의 경우 지난해 14% 상승했지만 올해 1월에는 보합에 그쳤다.
클라크캐피탈매니지먼트(Clarke Capital Management)의 사장인 마이클 클라크(Michael Clarke)는 에너지 시장이 그 어느 때보다도 고요한 상태라면서, 그가 이용하는 컴퓨터 모형으로는 원유 선물 시장에 새로 진입할 좋은 시기를 찾을 수가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수동적인 투자자들, 이를테면 연기금이나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한 개인이나 연기금 등은 원유 시장의 변동성이 크지만 방향성이 없는 정체 상태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해 유가 급락으로 큰 손실을 겪은 바 있는데, 지금처럼 시장이 정체하는 경우에도 위험은 있다 .이들이 투자한 펀드는 광범위 상품바스켓 펀드에 투자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바스켓 내에는 원유 비중이 상대적으로 크다. 원유 선물은 근월물이 원월물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하기 때문에 펀드매니저들이 매월 새 월물로 갈아탈 때 프리미엄을 부담해야 한다. 물론 수급여건이 악화되어 근월물이 원월물보다 가격이 높다면야 문제될 것이 없다.
물론 상품시장에서 이 같은 수동적인 투자자들의 자금이 완전히 고갈된 것은 아니다. 골드만삭스가 지난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ETF 투자자들이 보유한 총 원유량은 8억 3700만 배럴에 달한다. 유가가 고점을 찍은 지난 해 7월의 10억 3200만 배럴과 비교할 때 크게 줄어든 것도 아니다.
※ 출처: WSJ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