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계자 윤호중 전무의 경영행보 주목
[뉴스핌=강필성 기자] 꼬꼬면등 라면메이커인 팔도(구 삼영시스템)가 음료사업부문의 일부를 전격적으로 자회사 비락에 매각해 그 배경에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한국야쿠르트로부터 라면 및 식음료(F&B) 사업부문을 양수 받은 지 3개월만에 사업 일부를 바로 팔아치우자 일각에서는 팔도의 재정부문에 무슨 문제가 있는지 눈길을 둔다.
팔도가 자신의 덩치보다 더 큰 F&B사업부문을 인수한 이후 전반적인 유동성 관리차원에서 음료사업 일부를 급히 처분한 것으로 관련업계는 본다. 팔도는 이에 '사업 효율화'차원의 매각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팔도는 지난달 1일부로 자회사인 비락에 음료사업부문 중 하루야채 등 과즙음료를 생산하는 진천공장을 매각했다. 매각단가는 380억원 규모다.
팔도는 사실상 윤호중 한국야쿠르트 전무 소유의 기업으로 기존 물류, 포장용기 제조 등을 전문으로 해왔지만 최근 한국야쿠르트로부터 F&B부문을 인수하면서 사실상 라면업체로 거듭났다.
윤 전무는 윤덕병 한국야쿠르트 회장의 외아들이다.
특이한 점은 이번 인수 과정에서 지난해 말 팔도 자회사였던 비락이 한국야쿠르트 지분 100% 자회사로 넘어갔다는 점이다.
비락은 팔도가 지분 50.33%를 보유하고 있었으나 지난 2월 14일 한국야쿠르트에 지분을 넘기면서 한국야쿠르트 지분 100% 자회사로 변경됐다.
더불어 2월 15일 비락의 100억원 규모 유상증자에 한국야쿠르트가 참여하면서 비락은 다소 자금여유가 발생, 진천공장 매입도 한결 수월했을 것으로 보여진다.
업계의 눈길은 이런 사업 양수도가 왜 이처럼 번잡스럽게 이뤄졌느냐에 쏠린다.
한국야쿠르트 관계자는 “사업구분을 명확히 하는 과정에서 한국야쿠르트의 주문생산방식(OEM)인 진천공장을 독립시키는 것이 낫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당초 진천공장은 지난 1월 1일 한국야쿠르트에서 팔도로 F&B 사업부문 양수도 당시 팔도의 소유로 이전됐다가 3개월만에 다시 비락으로 건너갔다.
굳이 팔도를 거쳐 비락으로 매각될 이유 없이 한국야쿠르트에서 바로 비락으로 매각하는 방안이 시간·비용 등을 감안할 때 더 효율적이라는 것이 업계의 지적이다. 더불어 비락이 진천공장 등을 사들이는 과정도 사실상 유상증자에 참여한 한국야쿠르트의 자금이 활용됐을 개연성이 없지 않다.
때문에 일련의 번잡하고 전격적인 사업 양수도 과정을 지켜본 업계 관계자들은 팔도에 피치 못할 사정이 있는 것 아니냐고 지적한다.
한국야쿠르트에 일부 공장이라도 되팔아 자금을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 아니었냐는 것이다.
지난 1월 팔도가 한국야쿠르트로부터 F&B사업을 양수 받을 당시 지불한 금액은 F&B사업부문의 순자산(자산-부채) 578억원에 영업권을 인정한 금액을 합산한 규모이다. 회사측은 영업권 부문은 평가규모를 확인해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업계에서는 대체로 200억~250억원정도로 추정한다.
이 과정에 팔도는 F&B사업부문의 부채 906억원을 고스란히 물려받았다. 더불어 나주공장 투자 등으로 인해 올해에만 약 2995억원의 금융권 부채가 발생했고 이를 한국야쿠르트에서 지급보증을 섰다.
결국 팔도는 연리 4%만 적용해도 매년 156억원의 이자를 지급해야 하는 재정부담을 안고 있는 상황이다. 진천공장을 인수 3개월만에 사실상 한국야쿠르트에 넘긴 것도 이런 배경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는 이유다.
팔도는 지난해 99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지만 한국야쿠르트로부터 인수한 F&B사업부문은 매년 영업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해 F&B사업부문의 영업적자는 245억원 규모. F&B사업부문을 흑자로 돌리지 못하면 야심차게 출범한 팔도 역시 막대한 이자부담에 시달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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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강필성 기자 (feel@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