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재정 늘려 복지강화하면 국민소득 안정돼 구매력 향상
[세종=뉴스핌 곽도흔 기자] 법인세 인하가 기업의 투자를 늘리지 못하는 상황에서 기업 투자를 위해서는 오히려 법인세를 올려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법인세 인상이 정부의 탄탄한 재정과 안정적 복지에 기여하고 국민들의 소득이 안정적으로 향상돼 탄탄한 구매력을 전망하게 된다면 기업 투자가 일어날 수 있다는 논리다.
지난달 26일 정부가 발표한 2014년 국세 세입예산안에 따르면 내년 법인세는 46조원으로 올해 대비 0.1% 늘어날 전망이다.
정부가 내년 물가상승률을 2% 중반으로 전망하고 있다는 점에서 법인세는 자연 감세되는 셈이다.
반면 내년에 소득세는 9.0%, 부가가치세는 7.4%나 늘어난다.
정부가 발표한 내년도 국세세입예산안에 따르면 법인세는 올해대비 0.1% 증가하는데 물가상승률(2%대중반)을 감안하면 사실상 감소한다. (표=기획재정부) |
새로운사회를위한연구원(이하 새사연)은 법인세 감소에 대해 "정부는 기업들의 올 영업실적이 좋지 않기 때문이라고 변명하지만 경기부진으로 인한 영향은 기업보다 가계가 더 받았을 것으로 예상한다면 설득력이 떨어진다"며 "오히려 법인세 감세 효과일 개연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명박 정부는 법인세 최고세율을 2010년 부터 25%에서 22%로 낮췄고 올해부터 적용되는 추가 감세에서는 과세표준 2억~200억 기업들의 법인세를 다시 20%로 낮췄다.
새사연은 정부가 법인세 증세를 거부하는 공식적인 이유는 기업의 투자 감소 우려라며 세금 부담이 커지면 설비투자 여력이 줄어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새사연은 그러나 "10대 재벌 그룹이 이익 가운데 배당이나 투자를 하지 않고 사내에 유보한 규모가 2012년 현재 405조로 2008년 235조에 비해 거의 두 배가 늘었다"며 "자본금 대비 사내 유보한 규모 비율이 1442%로 자본금의 거의 15배가 쓰이지 않고 사내에 누적됐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당장 현금으로 동원 가능한 현금성 자산도 6년 전에는 27조7000억원에 불과했지만 현재 123조7000억원"이라며 "10대 그룹의 현금창고는 넘쳐나고 있고 세금 더 내고 나면 돈이 없어 투자 못한다는 말을 할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새사연은 법인세 부담이 역사상 최저 수준이지만 기업들이 투자하지 않는 이유는 "미래 예상수익에 대한 기대가 없기 때문"이라며 "국민들의 소득이 안정적으로 향상돼 탄탄한 구매력을 전망하게 된다면 투자가 일어나게 될 수 있다는 것을 암시한다"고 밝혔다.
새사연은 "불황 시기에 정부의 탄탄한 재정과 안정적 복지의 확대는 기업들로 하여금 국민경제의 미래에 대한 신뢰와 기대를 높여줄 수 있을 것"이라며 "대기업 법인세 증세는 여기에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곽도흔 기자 (sogoo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