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양진영 기자] 살아 숨쉬는 브리티시 록의 대가 트래비스가 한국을 찾는다. 아시아 투어의 일환으로 25일 서울 올림픽공원에서 내한공연을 여는 트래비스가 공연에 앞서 한국팬들의 질문에 서면으로 응답했다.
트래비스는 지난 1996년, 첫 정규 EP 'All I Wanna Do is Rock'을 발매, 오아시스, 블러, 라디오헤드 등을 잇는 후발 주자로 주목받았다. 이후 20년 가까이 사랑받으며 후배 밴드들에게 영향을 주었음은 물론이고, 국내에서도 '종이 비행기 이벤트'로 유명한 막강 팬덤을 거느린 밴드다.
트래비스는 지난해 9월 발매한 앨범 'Where You Stand'을 "마치 트래비스에 새로운 날을 선사한 것과 같다"고 직접 소개했다. 이들은 서정적이고도 감성적인 가사와 멜로디로 또 한번 한국 팬들의 취향을 제대로 저격했다.
"트래비스에게 이번 앨범은, 늘 같은 사람으로 매일 아침 일어나는 인간이지만, 어느 날 만큼은 아침에 일어나 새로운 관점과 낙관적 생각을 가지고 새 옷을 입고 세상 밖으로 나온 것과 같은 느낌이에요. 앨범이 나온 후로 가진 모든 공연들이 굉장히 좋았어요. 새로운 신발을 신고 공연하는 것 같아 더 그랬죠."
데뷔 17년차인데, 그간 변하지 않는 트래비스만의 생각이나 특징은 뭘까? 사실 수명이 짧은 아이돌 그룹들의 해체와 결합 등이 관심을 받는 것이 사실이지만, 해외에서도 20년 가까이 멤버들이 똘똘 뭉쳐 같은 생각과 음악, 관심사를 공유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우린 늘 서로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죠. 더 발전하려고 노력하고 사람들과 마음으로 통하는 밴드가 되려고 노력해요. 우리는 늘 자연스럽고 직관적으로 곡 작업을 하려고 하죠. 많은 생각과 마음이 담긴 곡이 아니면 모든걸 망치기 쉬워요. 그렇기 때문에 아무것도 없는 종이에 우리 마음이 담긴 음악을 만들어 내는 데에는 항상 아주 많은 노력이 필요하죠."
17년째 활동해온 밴드답게, 수많은 히트곡들을 보유한 트래비스. 'Why does it always rain on me?' 'Turn' 'Closer' 'The boy with no name' 등의 곡으로 평단과 관객들의 호평을 받아온 이들이 가장 애착을 느끼는 노래가 무엇인지도 궁금했다. 멤버 중 Andy Dunlop은 친절하게도 한국팬들이 유난히 사랑하는 'Closer'를 언급하며 답변을 해줬다.
"앨범에 담은 모든 곡들은 밴드에게는 다 히트곡이에요. 그러니까 싣게 된거죠. 하지만 일단 앨범이 세상에 나온 뒤엔 각각의 곡들이 향하는 방향이 다르고, 라이브를 하면서 또 달라 지는 듯 해요. 이런 관점에서 관객들이 따라 불러 주는 노래로 따지자면 'Closer'의 인기는 ‘Why Does it Always Rain on Me’의 상승세보다는 약간 덜했죠. 하하"
오랜 내공의 뮤지션 트래비스는 후배들에게 영향을 주는 만큼, 또 뛰어난 후배들에게도 적잖이 영향을 받을 듯 하다. 특히 Andy Dunlop은 "최근 쥴리아나 바윅의 지난 앨범에 마음을 빼앗겼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너무 아름답다. 빌리져스의 첫 두 앨범도 사랑한다"고 말했다. 그가 푹 빠져있는 음악과 트래비스의 공연을 연장선상에서 보고 즐길 수 있다면, 또 다른 색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지 않을까.
특별히 트래비스 멤버들은 한국에 올 때마다 느꼈던 팬들의 뜨거운 환호와 열정을 잊지 않고, 한국에 관한 애정을 솔직하게 표현했다. 이들의 내한은 벌써 총 4번째, 단독으로 2번째를 맞고 있지만, 언제나 공연 국가 리스트에 한국을 포함하고, 좀 더 한국을 알고 느끼게 되는 계기를 만들고 싶은 마음을 드러냈다.
"한국 관객들은 따뜻하고 열정과 에너지가 대단해요. 관객과 함께 호흡할 수 있는 것은 미리 예상할 수 없는 일이라, 그런 에너지는 공연 중 나오지 않을 수도 있죠. 하지만 한국에선 늘 관객과 호흡한다는 것을 느끼고 돌아가기 때문에 이번에도 정말 기대가 돼요. 항상 굉장한 경험을 하게 돼 잊을 수 없고 한번 더 따뜻하고 놀라운 관객들을 만날 준비 중입니다. 최근 앨범이 상당히 반응이 좋았기 때문에 한국 팬들도 그렇게 느껴주길, 또 즐겨주길 바라요."
한국 이후 일본 투어가 바로 잡혀있다며 "당연히 한국을 또 찾고 싶다"는 트래비스. 17년간 음악 생활을 이어온 이들에게 조금은 식상하지만, 삶의 어느 순간에 '가장 음악을 하길 잘했다'고 생각하는 지를 물어봤다. 이어진 대답에서 팬들과 함께 하는 시간을 얼마나 소중하게 생각하는지를 느낄 수 있었다.
"우리 음악이 개개인의 삶에 얼마나 영향을 주었는지, 계속해서 밴드와 함께 하며 시간 여행을 한 이야기들이 가장 듣기 좋아요. '종이 비행기 이벤트'로 같은 시간을 함께 했던 한국 팬들과 어서 만나고 싶네요."
트래비스에게 한국은? "종이 비행기의 나라!" - 한국 팬들이 가장 좋아하는 트래비스의 노래는 어떤 곡이라고 생각하나? "종이비행기를 날리는 Closer가 아닐까 싶다. 가장 반응이 좋다" - 그래서 말인데, 혹시 트래비스가 한국팬들을 위해 준비한 특별한 이벤트는 없나? "하하. 좋은 음악을 선사하는 것으로 이벤트를 대신 하겠다. 어떤가?" - 이번엔 한국에서 어떤 걸 체험해보고 싶나? 먹어보고 싶은 음식은 무엇인가? "한국 음식을 먹어보고 싶다. 늘 짧게 방문을 하기 때문에 많은 경험을 해 보지는 못했다." - 한국 뮤지션 중 아는 사람이 있나? 무대를 접해본 적이 있는지 궁금하다. "한국 밴드의 음악은 솔직히 접해 보지 않았지만, 한국 가수 중 싸이의 노래를 알고 있다. 강남스타일과 젠틀맨! 특히 멤버 중 프랜의 아이가 즐겨 들어 잘 알고 있다." |
[뉴스핌 Newspim] 양진영 기자 (jyya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