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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톡] 이성민 "'방황하는 칼날'은 정직하다"

기사입력 : 2014년04월11일 09:56

최종수정 : 2014년05월29일 11:15

 

[뉴스핌=글 장주연 기자·사진 강소연 기자] 수십 가지 감정을 담아낼 수 있다는 건 배우로서 대단한 장기다. 이성민(46)은 바로 이 능력을 충분히 갖춘 배우다. 불과 몇 개월 전만 해도 힘없지만 인간미 넘치는 조폭(드라마 ‘미스코리아)과 밤마다 발칙하게 돌변하는 아내가 두려운 남편(영화 ‘관능의 법칙’)의 모습을 자유자재로 오가지 않았던가. 캐릭터 사이에 제법 간극이 있는데도 그는 매 순간 능란하다.

그런 이성민이 이번엔 가벼운 이미지를 걷어내고 진중한 캐릭터로 돌아왔다. 영화 ‘방황하는 칼날’은 한순간에 딸을 잃고 살인자가 돼버린 아버지, 그리고 그를 잡아야만 하는 형사의 가슴 시린 추격을 그린 드라마다. 이성민은 형사 억관이 돼 정재영과 함께 극의 중심에 섰다.

영화 개봉을 하루 앞두고 프로모션 인터뷰차 이성민을 만났다. 소재 자체가 워낙 무겁다 보니 어쩐지 어두운 표정으로 기다리고 있을 거라 생각했다. 늘상 캐릭터에 완벽히 몰입하는 데다 평소에도 묵직한 배우니 어쩌면 당연하다고 여겼다. 하지만 막상 마주한 이성민은 선한 웃음으로 인사를 건넸다. 머릿속에 그렸던 첫인상과는 완전히 달랐다.

“아내가 영화를 보고 정말 먹먹했다 하더라고요. 아무래도 일반인이고 아이를 둔 학부모니까 더 그랬을 거예요. 또 지루하지 않고 재밌었다고 해줘서 무척 기뻤죠. 저 역시 영화에 만족해요. 특히 묵직한 점이 좋았어요. 장난치지 않은 정직한 영화, 영화 같은 영화라고 생각해요.”

극중 이성민이 연기한 억관은 이수진 살인사건의 담당 형사다. 그는 한순간에 피해자 가족에서 살인용의자로 바뀐 수진의 아버지 상현(정재영)을 잡아야 하는 상황에 놓인 인물이다. 이성민은 억관을 통해 직업윤리와 인간적인 연민 사이에서 깊이 갈등하는 인물을 입체적으로 그려냈다.

“예전에 영화 ‘체포왕’(2011)을 찍으면서 경찰들과 만난 적이 있어요. 근데 우리가 선입견을 품고 있어서 그렇지 그들도 평범한, 우리와 다를 거 없는 보통 사람이더라고요. 특히 이번 역할은 외형보다 느낌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경찰들을 따로 만나 도움을 얻진 않았어요. 대신 계산하지 않고 순리대로 연기했죠.”

사실 ‘방황하는 칼날’은 어떤 해결책을 제시해주는 영화가 아니다. 대신 관객에게 많은 질문을 던진다. 물론 그중 가장 중심이 되는 건 “딸을 죽인 소년을 살해한 아버지, 이 아버지의 살인은 정당한가”다. 이번 작품을 하면서 이성민 역시 이 질문을 수없이 들어왔다. 그러나 어쩐지 매번 답을 하기가 조심스럽다.

“아버지의 살인은 정당하지 않고 확실한 범죄죠. 근데 저는 상현처럼 피해자를 무지하게 팼을 거예요. 다만 모르는 범인을 쫓아서 눈 속에서 헤맬 용기는 없었겠죠. 상현은 범인을 찾아 나서면서도 딸에게 끊임없이 반성하고 미안해해요. 복수를 넘어선 딸에 대한 사죄죠. 영화 보면서도 정말 멋진 아버지라고 생각했어요. 사실 부모의 자식에 대한 마음은 무한하고 특히나 자식이 연약한 딸일 때 어마어마해지거든요.”

범죄지만 그래도 상현과 같은 방법을 택하겠다는 그의 목소리는 단호했다. 물론 이성민이 이런 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실제로 그에게는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중학교 1학년 딸이 있기 때문이다. 영화를 찍으면서도, 보면서도 남들보다 마음이 더 저릿했던 것 역시 이 때문이다.

“촬영하면서 전혀 상상하지 않았던 부분이고 지금도 하기 싫죠. 만약에 제가 상현을 연기했다면 제 기억, 제가 살아온 시간 속에서 그 정서와 감정을 끌어냈겠죠. 그러다 보면 자연스레 우리 딸이 개입될 거고요. 그게 엄청나게 끔찍했을 거예요. 그래서 한 번도 그걸 끄집어내서 대입시키지 않았고 지금도 의식적으로 피하고 있어요. 딸과 아빠의 관계에는 묘한 아련함이 있는데 그 것만으로도 충분히 상현의 심정은 공감을 얻었다고 봅니다.”

영화 이야기에 다소 무거워졌던 표정이 본격적인 딸 이야기로 전환되자 점점 밝아졌다. 어쩌면 이성민은 그 순간 자신의 입가가 실쭉 실쭉 올라간 걸 느끼지 못했을 수도. 딸 바보라고 적어야겠다는 짓궂은 놀림에도 그저 기분 좋게 웃었다. 가만히 커피잔을 바라보던 그는 이내 “나중에도 우리 딸이랑 이런 데 와서 차 마시고 사람 많은데 같이 다니고 이러는 게 꿈”이라며 따뜻하게 미소 지었다.

“전 여전히 친구 같은 아빠가 되려고 해요. 제 딸이 커서도 어른에 대한 경계심이 없었으면 좋겠고, 저 역시 딸이 두려워하지 않는 아빠였으면 좋겠어요. 물론 사춘기라 가끔 이상하게 튈 때도 있죠(웃음). 그래도 자주 대화하고 서로 이해하려 해요. 아내에게도 항상 그러죠. 목소리 높이지 말고 아이랑 대화하라고요. 논리적으로 이야기해야 하는 거죠. 우리가 단순히 어린 아이로 대할 게 아니라 대화를 시도하고 또 힐링을 해주면서 존중해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좀 더 관심을 가지고 서로 어울리는 시간도 많이 가지고요.”

딸에게는 이토록 조심스럽고 한결같은 아빠지만, 배우로서 이성민은 누구보다 도전적이고 욕심 많은 사람이다. 올 하반기에만 영화 ‘군도:민란의 시대’ ‘빅매치’(가제)를 들고 관객과 만날 준비를 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앞으로 새로운 것을 배워가며 다양한 연기를 펼쳐보고 싶다는 그다.

“가끔 몇 살까지 연기할 수 있을까 생각하는데 체력이 닿는 데까지 오래 할 수 있는 게 가장 행복할 듯해요. 이번에 ‘군도’를 찍으면서 처음 액션 스쿨을 갔거든요. 연기하면서 뭘 배워본 적이 별로 없는데 정말 재밌더라고요. 물리적인 땀이 가지는 묘한 카타르시스도 있고요. 그래서 남자들의 로망인 액션 장르를 나이가 더 들기 전에 꼭 해보고 싶어요. 두렵긴 하지만 배우로서 또 다른 성취감이 있지 않을까요?(웃음)”



배우 이성민의 방황하는 칼날

이성민은 재수생 시절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을 읽고 극단에 들어갔다. 그리고 군대를 다녀온 뒤 스물네 살이 되던 해, 대구의 한 극단에 입단하면서 본격적으로 연기를 시작했다. 이후 40편 넘는 드라마와 영화를 오가면서 안정적인 연기력을 인정받았고 이제는 대한민국에서 손꼽히는 연기파 배우로 자리 잡았다.

“지금껏 배우 생활을 하면서 ‘칼날’은 없었지만 ‘방황하는’ 시기는 분명 있었죠. 사실 제 인생에서 처음으로 관심 있었던 게 연기였어요. 물론 지금도 이걸 하고 있다는 게 신기하죠. 그런데 이십 대 때 연기를 하다가 한번 그만둬야겠다고 생각한 적이 있어요. 그때가 가장 큰 위기였죠.

사람끼리 충돌하는 게 연극인데 그때는 사람이 무섭고 사람을 상대하는 게 너무 힘들어서 후회한 거예요. 그림 그리는 것처럼 혼자 하는 일을 하고 싶었죠. 그래서 보따리 싸서 시골에 돌아갔는데 그렇게 반대하던 부모님이 이제 와 안 하면 어쩌냐 그러시더라고요(웃음). 

그럼에도 6개월을 쉬었죠. 그런데 정말 제가 할 줄 아는 게 없더라고요. 십대 말에 연기에 꽂혀 그것만 했으니까요. 군대 가서도 연기 생각만 했고 휴가 나와서도 극단에 갔죠. 그렇다고 제가 기술이 있는 것도 아니잖아요. 그때가 아마 제 인생의 가장 큰 방황의 시기인 듯해요. 물론 다시 돌아와서는 정말 미련하게 했어요(웃음). 앞으로도 이렇게 해나갈 거고요.”



[뉴스핌 Newspim] 글 장주연 기자 (jjy333jjy@newspim.com)·사진 강소연 기자 (kang12@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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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의 깊어가는 '당권 고민' [서울=뉴스핌] 이재창 정치전문기자 = 당권 도전을 놓고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당초 한 전 대표의 출마에 무게가 실렸으나 최근 '친한(친한동훈)'계 측근들 다수가 출마를 만류하고 있어서다. 출마 땐 승산이 있지만 당내 다수파인 구 '친윤(친윤석열)'계의 벽에 가로막혀 당 쇄신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대선 참패에도 구 주류는 건재하다. 원하는 후보를 쉽게 원내 사령탑으로 만들었고, 당 개혁안을 다수의 힘으로 저지하고 있다. 원내대표 선거에서 친한계와 쇄신파가 밀었던 김성원 의원이 친윤계의 지원을 받은 송언석 의원에게 완패했다. 30대 60으로 사실상 게임이 되지 않았다. 구 주류가 지배하는 당의 세력 분포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이 제시한 개혁안은 이들의 반대로 표류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국회사진기자단 = 국민의힘 대선경선에서 탈락한 한동훈 후보가 3일 오후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5차 전당대회에서 수락연설을 하고 있다. 2024.05.03 photo@newspim.com 이런 상황에서 한 전 대표가 어렵사리 당 대표 자리에 오른다 해도 이들이 비토할 가능성이 높다. 영남 중심의 다수파인 이들이 반대하면 사실상 할 수 있는 게 없다. 전당대회에서 63%라는 압도적 지지로 당선됐다가 이들에 의해 쫓겨난 전철을 밟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한 전 대표의 출마를 강력히 주장했던 측근들조차 신중론으로 입장을 선회한 배경이다. 물론 한 전 대표가 어떤 결정을 할지는 알 수 없다. 측근들 다수가 반대해도 본인이 출마를 결심할수도 있기 때문이다. 출마 가능성은 여전히 반반이라고 보는 게 맞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19일 채널A 라디오쇼 '정치시그널'에서 "한동훈 전 대표는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안 나온다고 하다가 나올 것"이라며 "한동훈 전 대표가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출마할 것이고, 결국 당 대표로 선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의원은 지난 대선 경선에서 한 전 대표가 패배한 것에 대해 "누군가는 '한동훈 비토가 세기 때문에 최종 결선 투표에서 진 게 아니냐' 이렇게 얘기하지만 그때 실제로 한덕수 총리에 대한 지지세라는 게 있었다"면서 "그런 분들이 아무래도 단일화나 이런 것에 임할 것으로 예상되는 김문수 후보한테 갔던 것"이라고 봤다. 이 의원은 나경원 의원과 안철수 의원의 출마 가능성까지 거론하며 "한 전 대표가 김문수 후보와 일대일로 만약에 붙는다고 봐도 이길 것"이라고 말했다. 친한계 기류는 출마 만류 쪽이다. 원내대표 선거 완패가 결정적 계기였다. 당 개혁안 표류도 한몫했다. 이런 상황에서 한 전 대표가 설령 대표가 돼도 현실적으로 당 쇄신은 요원하다고 본 것이다. 친한계인 정성국 의원은 18일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우리 당이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의 개혁안을 받아들이는 태도를 보인다든지, 또는 원내대표 선거에서 송언석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치열한 접전이 있었다든지 이런 식으로 당의 변화가 느껴지는 상황에서 한동훈이 등판하면 '우리가 새로운 미래를 열 수 있다'는 기대감을 줄 수 있다"며 "지금 당내 분위기가 아직까지 많이 과거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느낌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한 전 대표가 만약 출마를 한다면 가능성은 충분히 제일 높다고 본다"면서도 "지금 굉장히 복잡해졌다. 의견들이 5대 5라고 봤는데, 요즘은 주변에서 '출마하지 말라'는 이야기를 많이 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정 의원은 "그러다 보니 한 전 대표가 나와서 이런 당을 이끌어가는 것이 얼마나 힘들까"라며 "저항하는 부분이 있을 수 있다"고 했다.  역시 친한계 핵심인 신지호 전 사무부총장도 이날 기독교방송(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저는 개인적으로 이번 전당대회에 출전하는 것은 좀 신중해야 된다는 의견"이라며 "기회가 있을 때마다 매번 출전할 수는 없다. 현실은 그렇다"고 했다. 그는 "친한동훈 그룹 내에서는 신중파가 더 많은 것 같다"고 했다. 그는 "한동훈이라는 존재는 보수 재건의 최강병기인 동시에 최종병기, 마지막 보루"라며 "한동훈이 무너지면 보수 혁신, 보수 재건은 거의 물 건너간다. 그러니까 소중한 만큼 아껴 써야 한다"고 했다. 친한계 인사 중 강력한 출마론자였던 김종혁 전 최고위원도 신중론으로 돌아섰다. 김 전 최고위원은 20일 뉴스핌과의 통화에서 "당의 최대 위기상황에서 한 전 대표가 출마하는 게 맞다는 생각이었지만 최근 원내대표 선거와 당 개혁안 표류 등을 보면서 자괴감이 들었다"고 했다.  그는 "한 전 대표가 대표가 돼도 구 친윤계의 반대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이 될 것"이라며 "출마를 권유하는 게 맞는지 고민스럽다"고 했다. 한 전 대표의 고민이 깊어간다. 한 전 대표는 출마 쪽에 무게를 싣고 조직 확산 작업 등을 해왔으나 측근 그룹의 만류와 쇄신과는 거리가 먼 당 상황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출마냐, 포기냐의 기로에 선 한 전 대표가 어떤 결정을 할지 주목된다.    leejc@newspim.com 2025-06-20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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