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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톡] 루시아 "더 선명한 루시아의 색깔 노래했어요"

기사입력 : 2014년06월05일 09:11

최종수정 : 2014년06월05일 09:11

 

[뉴스핌=양진영 기자] 조금 더 단단하고 선명한 음악과 노랫말로 무장한 루시아(심규선, 27)가 신보를 발매했다. 정규 앨범은 3년 만이지만, 매년 꾸준히 앨범을 내고 활동해왔기에 그의 얼굴이 아주 오랜만은 아니다. 이번에도 언제나 실망시키지 않는 음악을 들고 온 그의 컴백이 반갑다.
 
3년 만에 나온 루시아의 정규 2집 'Light and Shade'. 이번 앨범은 지난 EP '꽃그늘'이나, 많이 알려진 곡 '꽃처럼 한 철만 사랑해 줄 건가요' 같은 소녀같은 느낌에서 약간은 벗어나 있다. 직접 가사와 곡을 쓰고, 표현하는 작가로서 루시아가 설명하는 정규 2집은 어떤 앨범일까?
 
"정규는 3년 만이지만 꾸준히 1년에 한 장씩 음반을 냈어요. 10곡, 7곡이 담긴 EP를 내서 그런지 오랜 시간 수고했다기보다 쉼 없이 작업해서 '낼 때가 돼서 한 장 나왔구나, 네 번째 음반이다' 싶죠. 그간 제 화법 자체가 은유나 비유, 극적인 표현들, 고전적인 표현이 많았는데 뭐든 'Light and Shade'가 있잖아요. 아름답지만 모호한 부분이 있었어요. 멜로디와 화성, 가사도 좀 더 선명하고 직접적인 느낌을 의도했어요. 예전에 안개 같은 것에 싸여있었다면 더 또렷하게 드러내려 했죠. 또 기존의 색깔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어서 어느 정도 가져가면서 발전하고 싶은 뜻을 담았어요."
 
'Be mine'과 '데미안' 두 곡을 타이틀로 한 정규 2집 'Light and Shade'는 챕터 1과 2로 나뉘어 후반부는 올해 하반기에 만나볼 수 있을 예정이다. 정규 앨범을 파트를 구분해 내게된 계기, 굳이 더블 타이틀곡을 선정하게 된 이유도 궁금했다.
 
"10곡 정도의 곡을 녹음을 했지만, 다 담지 않고 더 녹음을 해서 쌍둥이 음반을 만들고 싶었어요. 한꺼번에 담기에 좀 넘치는 느낌이 들었거든요. 두 장으로 나눠 더 깔끔하게 완성도를 맞추자는 생각을 했죠. 연작 같은 형식으로 봐주셔도 좋고요. 더블 타이틀은, '데미안'은 제가 꼭 하고 싶었던 곡이고, 'Be mine'은 회사에서 추천을 해 주신 곡이에요. (웃음) 대중적인 요소도 있으면서, 기존에 사랑받았던 느낌을 담은 곡이 'Be mine'이라면, 이번 음반의 메시지를 관통하는, 아티스트와 제작자적 욕심이 들어간 곡이 '데미안'이죠."
 

정규 2집은 루시아가 직접 설명했듯이 지난 앨범들보다 좀 더 뚜렷한 의미와 심지가 돋보이는 음반이다. 특히 타이틀로 내세운 '데미안'을 두고 그는 "사랑이 전혀 없는 곳에서 미움이 솟아날 수는 없고, 빛이 없는 곳에는 어둠이 없다. 뭐든지 양 극단이 아닌 한 가지에서, 정말 절망적인 상황에서 또 희망을 얘기할 수 있다"며 "헤르만헤세가 이런 것을 철학적으로 잘 풀어낸 작가고 그게 잘 녹아든 작품이 데미안"이라고 제목으로 고른 이유를 밝혔다. 그는 더 또렷해진 음악적 색깔을 갖게 된 이유로 여행의 영향을 짚었다.

"지난해 10월 말에 스페인 여행을 갔는데, 산티아고 순례길이라고 800km 정도의 길을 프랑스 국경부터 바다 끝까지 도보로 횡단했어요. 생고생을 하면서 일상적인 생각보다 좀 더 깊은 고찰을 할 기회가 됐어요. 그 이후 곡들에 맥이나 심지를 넣을 수도 있게 됐고요. 만들어놓고도 이게 뭔지 모르다가 그걸 정의하고 결론을 내릴 수 있었고 노래에 더 힘이 생겼죠. 그 여행이 이번 음반을 만들 수 있는 추진력이었어요."
 
'Light and shade'는 조금 더 뚜렷한 루시아의 정체성을 담은 음반이기에, 앞서 그가 예고했던 조금은 다른 장르의 노래들도 실렸다. 기존 곡들보다 비트감이 있는 미디엄 템포의 곡 'WHO'는 물론, 좀 더 환기적인 사운드와 재즈 장르를 넣은 '누아르'도 많은 팬들에게 의외의 호응을 받고 있다. 
 
"다행이에요. 발라드 여신이라는 굴레를 더 편하게 생각하게 됐어요. 발라드 제외한 곡을 모아 EP를 내고 싶기도 해요. 예전에 제 작고 예쁜 노래를 좋아해주신 분들도 많았지만 굉장히 다양한 면이 있다는 걸 알려드리고 싶어요. 한 가지 면을 보여드리며 데뷔를 했고, 또 다른 더 여린 꽃그늘도 했었고 지금은 좀 더 강력한 의지를 담은 곡을 발표하게 됐죠. 개인적으로 음반은 뮤지션이 그 시즌에 입는 옷이라고 생각해요. 옷이 바뀐다고 해도 뮤지션의 본질, 사람 자체가 바뀌지는 않죠. 물론 다 좋아해주시는 분들도 많아서 감사하지만요."
 
스스로 여성 솔로 가수라기보다는 작가로서 정체성을 밝혔던 지난 인터뷰에 이어, 루시아는 정규2집을 직접 만들면서 여러 아이디어를 냈다. 챕터를 나눈 쌍둥이 앨범과 더블 타이틀은 물론이고, 챕터2가 나올 즈음에 직접 쓴 책을 함께 만나볼 수 있게 할 예정이라고. 의욕이 넘치는데다, 한없이 자신에게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며 달리는 루시아에게서 어렵지 않게 '워커홀릭'의 면모를 찾을 수 있었다. 스스로 벌인 일로 즐거운 비명을 지르느라 바쁘지만, 루시아는 올해에도 6월 사운드 홀릭 페스티벌부터, 라디오와 각종 음악 페스티벌 무대 위주로 활동을 이어갈 예정이다.
 

"사실 스페인 순례길은 파울로 코엘료의 데뷔작인 '순례자'라는 책을 읽고 꼭 가보고 싶었어요. 모든 걸 중단하고 2달간 갔었는데, 창작자로서 쉽지 않은 경험을 했으니 책을 써보는 일에도 도전을 해보기로 했죠. 챕터2와 함께 나왔으면 하지만 과연 가능할까요.(웃음) 올해가 제 인생에 있어서도 대단한 한 고비가 될 것이라고 봐요. 많은 분들의 도움을 받기도 하겠지만 다 해낸다면 스스로를 사랑하고 더 존중하면서 살 수 있지 않을까요?"
 
끝으로 루시아는 "춤 동작을 8시간 넘게 하느라 속옷에 살이 다 까질 정도였다"고 '데미안' 뮤직비디오에 얽힌 비하인드를 밝히며 의욕이 넘치는 작가로서의 면모를 한 번 더 드러냈다. 새로운 음악을 표현하는 데에는 거리낌이 없지만 모든 곡의 해석은 청자에게 맡겨두겠다는 말 역시 그를 '여성 작가'로 돋보이게 하는 바람과 소신이었다.

"'데미안'에는 검은 천을 이용하기도 하고 가루, 검은 모래, 꽃잎 같은 오브제들이 다양하게 사용됐어요. 이걸 나중엔 공연장에서도 이용을 해본다면 좀 더 멋진 연출을 할 수 있을까 생각해요. 앨범의 관전 포인트요? 제가 어떤 의도로 메시지를 담았는지 정확히 몰라도, 필요한 만큼, 느껴지는 만큼, 각자의 의미로 소비해주시면 만족합니다. 한분 한분의 개인적인 해석을 존중하고 필요에 맞게 노래가 사용되길 바라죠."

듀엣을 한다면? "루시아의 음악을 사랑해 주시는 분이면 OK"
 
앞서 꼭 1년 전 인터뷰에서 루시아는 익숙한 상대 또 자신의 중저음의 목소리와 잘 어울리는 상대를 만나 듀엣곡을 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그간 그의 마음을 사로잡은 남자 싱어가 있었을까? 이번 정규 챕터1에는 피처링이나 듀엣곡이 없어 조만간 색다른 호흡을 만나볼 수 있는지도 궁금해진다. 
 
"듀엣 생각은 항상 있어요. 제가 또 음반을 번개처럼 찍어내고 혼자 어렵게 해가는 스타일이라 작업이 사실 쉽지만은 않았죠. 최근엔 라디오에서 만난 홍대광 씨가 제 팬이라고 칭찬을 많이 해주시고, 제 노래를 라이브로 들려주셨어요. 그래서 즉석에서 듀엣을 해보자는 말도 나왔죠. 제 음악을 좋아해주시는 분들이 계시면 언제든 환영이에요."
  
싱어송 라이터로서 독보적인 색깔을 지닌 여성 뮤지션 루시아. 최근 악동뮤지션이나 에디킴 등 오디션 프로그램 출신 가수들 중에 직접 곡을 쓰고 부르는 스타트업 후배들이 많이 등장했다. 루시아가 꼽은 가장 돋보이는 주자는 과연 누구일까?
  
"사실 싱어송라이터에 관한 평가를 약간 두려워해요. 시류에 편승하지 않고 자기 음악을 하는 분들도 많으니까 누구는 좋더라, 나쁘더라 하기 어려워요. 기본적으로 존중을 갖고 있죠. 악동 뮤지션 같은 경우 어린 나이임에도 독특한 색으로 자기표현을 하는 걸 보면 조금 더 능숙한 나이가 됐을 때 훨씬 좋은 음악을 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를 하기도 하죠. 저도 당연히 그러고 싶고요. 나이가 들수록 확실히 성숙해지는 부분이 있거든요."

 


[뉴스핌 Newspim]  양진영 기자 (jyyang@newspim.com) [사진=파스텔뮤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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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의 깊어가는 '당권 고민' [서울=뉴스핌] 이재창 정치전문기자 = 당권 도전을 놓고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당초 한 전 대표의 출마에 무게가 실렸으나 최근 '친한(친한동훈)'계 측근들 다수가 출마를 만류하고 있어서다. 출마 땐 승산이 있지만 당내 다수파인 구 '친윤(친윤석열)'계의 벽에 가로막혀 당 쇄신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대선 참패에도 구 주류는 건재하다. 원하는 후보를 쉽게 원내 사령탑으로 만들었고, 당 개혁안을 다수의 힘으로 저지하고 있다. 원내대표 선거에서 친한계와 쇄신파가 밀었던 김성원 의원이 친윤계의 지원을 받은 송언석 의원에게 완패했다. 30대 60으로 사실상 게임이 되지 않았다. 구 주류가 지배하는 당의 세력 분포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이 제시한 개혁안은 이들의 반대로 표류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국회사진기자단 = 국민의힘 대선경선에서 탈락한 한동훈 후보가 3일 오후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5차 전당대회에서 수락연설을 하고 있다. 2024.05.03 photo@newspim.com 이런 상황에서 한 전 대표가 어렵사리 당 대표 자리에 오른다 해도 이들이 비토할 가능성이 높다. 영남 중심의 다수파인 이들이 반대하면 사실상 할 수 있는 게 없다. 전당대회에서 63%라는 압도적 지지로 당선됐다가 이들에 의해 쫓겨난 전철을 밟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한 전 대표의 출마를 강력히 주장했던 측근들조차 신중론으로 입장을 선회한 배경이다. 물론 한 전 대표가 어떤 결정을 할지는 알 수 없다. 측근들 다수가 반대해도 본인이 출마를 결심할수도 있기 때문이다. 출마 가능성은 여전히 반반이라고 보는 게 맞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19일 채널A 라디오쇼 '정치시그널'에서 "한동훈 전 대표는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안 나온다고 하다가 나올 것"이라며 "한동훈 전 대표가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출마할 것이고, 결국 당 대표로 선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의원은 지난 대선 경선에서 한 전 대표가 패배한 것에 대해 "누군가는 '한동훈 비토가 세기 때문에 최종 결선 투표에서 진 게 아니냐' 이렇게 얘기하지만 그때 실제로 한덕수 총리에 대한 지지세라는 게 있었다"면서 "그런 분들이 아무래도 단일화나 이런 것에 임할 것으로 예상되는 김문수 후보한테 갔던 것"이라고 봤다. 이 의원은 나경원 의원과 안철수 의원의 출마 가능성까지 거론하며 "한 전 대표가 김문수 후보와 일대일로 만약에 붙는다고 봐도 이길 것"이라고 말했다. 친한계 기류는 출마 만류 쪽이다. 원내대표 선거 완패가 결정적 계기였다. 당 개혁안 표류도 한몫했다. 이런 상황에서 한 전 대표가 설령 대표가 돼도 현실적으로 당 쇄신은 요원하다고 본 것이다. 친한계인 정성국 의원은 18일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우리 당이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의 개혁안을 받아들이는 태도를 보인다든지, 또는 원내대표 선거에서 송언석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치열한 접전이 있었다든지 이런 식으로 당의 변화가 느껴지는 상황에서 한동훈이 등판하면 '우리가 새로운 미래를 열 수 있다'는 기대감을 줄 수 있다"며 "지금 당내 분위기가 아직까지 많이 과거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느낌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한 전 대표가 만약 출마를 한다면 가능성은 충분히 제일 높다고 본다"면서도 "지금 굉장히 복잡해졌다. 의견들이 5대 5라고 봤는데, 요즘은 주변에서 '출마하지 말라'는 이야기를 많이 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정 의원은 "그러다 보니 한 전 대표가 나와서 이런 당을 이끌어가는 것이 얼마나 힘들까"라며 "저항하는 부분이 있을 수 있다"고 했다.  역시 친한계 핵심인 신지호 전 사무부총장도 이날 기독교방송(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저는 개인적으로 이번 전당대회에 출전하는 것은 좀 신중해야 된다는 의견"이라며 "기회가 있을 때마다 매번 출전할 수는 없다. 현실은 그렇다"고 했다. 그는 "친한동훈 그룹 내에서는 신중파가 더 많은 것 같다"고 했다. 그는 "한동훈이라는 존재는 보수 재건의 최강병기인 동시에 최종병기, 마지막 보루"라며 "한동훈이 무너지면 보수 혁신, 보수 재건은 거의 물 건너간다. 그러니까 소중한 만큼 아껴 써야 한다"고 했다. 친한계 인사 중 강력한 출마론자였던 김종혁 전 최고위원도 신중론으로 돌아섰다. 김 전 최고위원은 20일 뉴스핌과의 통화에서 "당의 최대 위기상황에서 한 전 대표가 출마하는 게 맞다는 생각이었지만 최근 원내대표 선거와 당 개혁안 표류 등을 보면서 자괴감이 들었다"고 했다.  그는 "한 전 대표가 대표가 돼도 구 친윤계의 반대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이 될 것"이라며 "출마를 권유하는 게 맞는지 고민스럽다"고 했다. 한 전 대표의 고민이 깊어간다. 한 전 대표는 출마 쪽에 무게를 싣고 조직 확산 작업 등을 해왔으나 측근 그룹의 만류와 쇄신과는 거리가 먼 당 상황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출마냐, 포기냐의 기로에 선 한 전 대표가 어떤 결정을 할지 주목된다.    leejc@newspim.com 2025-06-20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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