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척시 "원전건설 철회해야"…행정소송 불가피
▲ 지난 9일 실시된 강원 삼척원전 유치찬반 주민투표의 개표결과를 공식 발표한 뒤 정성헌 주민투표관리위원장이 집계결과표를 김양호 삼척시장에게 전달하고 있다.(사진=뉴시스) |
삼척원전 유치 찬반 주민투표관리위원회는 9일 오후 11시40분 주민투표 개표결과 84.9%가 원전 유치에 반대했다고 밝혔다.
이날 투표에 참가한 유권자 2만 8867표 가운데 원전유치 찬성이 4164표(14.4%), 반대는 2만 451표(84.9%), 무효 170표, 기권 1만 4335표로 최종 집계됐다.
투표율이 67.94%로 평소 지방선거 투표율보다 높은 수준을 기록해 삼척시민들의 높은 관심도을 대변했다.
'원전건설 반대'를 공약으로 내걸어 당선이 된 김양호 삼척시장은 "위대한 선택을 해주신 삼척시민에게 진심으로 감사와 존경을 표한다"면서 "이제 모두가 손을 잡고 희망과 행복의 삼척건설을 위해 매진해 나가자"고 제시했다.
정성헌 투표관리위원장은 "객관적인 인사로 구성된 투표관리위원회가 공정하고 투명하게 투표를 진행했다"면서 "정부가 삼척시민들의 뜻을 반영해 원전건설을 재검토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원전건설 반대운동을 주도해 온 김승호 삼척원전백지화범시민연대 상임대표도 "삼척시민의 훌륭한 결정에 경의를 표한다"며 "이제는 갈등을 딛고 화합의 길로 나갈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정부는 이번 결과를 인정하기 힘들다는 입장이며, 예정대로 원전건설을 강행할 계획이어서 갈등이 예고되고 있다.
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는 "삼척 전원개발사업(대진원자력발전소) 예정구역이 삼척시 신청에 따라 적법한 절차를 거쳐서 2012년 9월 하자 없이 지정고시 됐다"면서 "이번 찬반투표는 전원개발사업 예정구역 지정고시에 대한 법적 효력이 없다"고 밝혔다.
다만 "원전의 안전성에 대한 우려에서 투표가 실시된 만큼, 원전건설 및 운영 전반에 있어 '안전 최우선'의 원전정책을 일관되게 추진하겠다"고 제시했다.
결국 정부와 삼척시 양측의 입장이 좁혀지지 않을 경우 행정소송이 불가피할 전망이어서 삼척원전을 둘러싼 갈등이 장기화될 전망이다.
[뉴스핌 Newspim] 최영수 기자 (dream@newspim.com)